?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6.17.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2코린9,6ㄴ-11 마태6,1-6.16-18


                                                                                                       진실과 겸손


오늘은 '진실과 겸손'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진실하고 겸손한 삶이 아름답습니다. 진실과 겸손이 우리를 감동케 합니다. 에바그리우스의 여덟가지 악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가시아노는 이를 일컬어 여덟가지 악덕이라 말하는데 순서는 탐식, 음욕, 탐욕, 슬픔, 분노, 나태(아케디아), 허영, 교만입니다.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지요. 아, 바로 여덟가지 악덕을 지닌 사람, 바로 이것이 인간입니다. 


그대로 우리의 실존적 체험입니다. 기본적인 몸의 본능적 욕구 순서대로 해도 식(食;밥)이 우선이고 다음은 성(性;섹스)이요 다음은 돈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회문제도 깊이 들여다보면 밥, 성, 돈에서 시작되지 않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단식, 기도, 자선의 수행도 바로 이에 대한 치유의 처방입니다. 탐식에서 자유롭기 위한 단식이요, 성의 욕구에서 자유롭기 위한 기도요, 돈의 탐욕에서 자유롭기 위한 자선입니다. 하여 기본적인 몸의 본능적 에너지를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순수한 사랑의 에너지로 전환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단식과 기도, 자선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수행의 진수를 배웁니다. 모든 수행은 진실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진실은 바로 허영에 대한 치유이며, 겸손은 교만에 대한 치유입니다. 에바그리우스 여덟가지 악한 생각 중 가장 힘든 것이 우리 존재에 뿌리내리고 있는 허영과 교만입니다. 이 둘의 반대인 진실과 겸손이 진정 하느님을 닮은 참 사람의 면모입니다. 사랑도 믿음도 진실하고 겸손해야 참 사랑, 참 믿음입니다. 새삼 우리가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의 찬미 감사기도가 진실하고 겸손한 삶을 위한 최고의 수행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인간 현실은 허영과 교만입니다. 예수님은 이 사실을 예리하게 직시하시며 제자들은 물론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너희는 기도할 때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된다.“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주목되는 공통적인 말마디가 위선자입니다. 부풀리는 허영의 자기기만을 뜻합니다. 마치 가면을 쓴 것과 같습니다. 아, 정말 힘든 것이 허영과 교만의 가면을 벗고 진실하고 겸손해 지는 것입니다. 사람은 정도의 차이일뿐 모두가 위선자이고 허영과 교만의 사람입니다. 가난, 정결, 순종의 복음삼덕을 잘 지켜도 여전히 영적허영과 교만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읽은 세계적 석학인 진화생물학자 로버트 트리버스의 '자기기만'에 대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자기기만은 내가 나를 속이는 것입니다. 동물들이 상대 앞에서  털을 곤두세우듯 자기기만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조직의 상층부에 있을수록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됩니다. 자기기만에 빠지는 경향이 높아요. 현명한 지도자라면 자기성찰을 하며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으려 하겠죠. 저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반드시 잠시 멈춥니다. 모든 일을 멈추고 인터넷도 끄고 그 일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죠. 그러고는 명상을 합니다. 기도를 할 수도 있겠죠.“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는 시편 말씀도 떠오릅니다. 가만히 멈출 줄 모르고 계속 움직이는 활동주의의 중독이 영혼의 심각한 질병이 된 시대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정말 자기기만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위선의 가면이 없었던 진실하고 겸손했던 분임을 깨닫게 됩니다.


진실하고 겸손한 참 사람이 되는 단 하나의 길은 하느님 중심의 삶뿐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갈수록 저절로 두려움과 불안은 사라져 자기방어와 보호를 위한 위선의 가면을 벗게 되고 진실하고 겸손해 집니다. 자선이든 기도든 단식이든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한 눈에 드러나는 수행은 저절로 피하게 되고, 하느님 안에 숨겨진 삶을 즐기고 행복해 합니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거듭 세 번 반복되는 말마디입니다. 하느님만 알아 주시면 만족하고 행복한, 진실과 겸손의 사람들이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내적부요의 사람들입니다. 위선의 자기기만의, 허영과 교만의 가면을 벗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도달했던 우리 수행의 궁극의 목표지점입니다. 


바오로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은총을 넘치게 주실 수 있습니다. 진실과 겸손으로 텅 비워진 마음 자리에 가득 채워지는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바로 하느님 가까이에서 하느님 중심의 진실과 겸손의 삶을 사는 이들이 언제나 모든 면에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가져 온갖 선행을 기쁘게 넘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위선의 가면을 벗겨 주시어 우리 모두 진실하고 겸손한 삶을 살게 해주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시편112.1ㄴ).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85 주님과의 만남, 구원의 기쁨 -사랑, 감동, 회개-2019.11.19.연중 제33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19 115
1784 개안開眼의 여정 -갈망, 만남, 개안, 따름-2019.11.18.연중 제3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18 184
1783 가난중에도 품위있고 아름다운 성인답게 삽시다 -믿음, 희망, 사랑-2019.11.17.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1 프란치스코 2019.11.17 174
1782 영적 탄력 좋은 삶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와 믿음-2019.11.16. 토요일 성녀 제르투르다 동정(1256-130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1.16 139
1781 무지의 죄 -끊임없는 회개가 답이다-2019.11.15.연중 제3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15 214
1780 지혜를 사랑합시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2019.11.14.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14 166
1779 영육靈肉의 온전한 치유와 구원 -찬양과 감사의 믿음-2019.11.13.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9.11.13 147
1778 주님의 충복忠僕 -묵묵히, 충실히, 항구히-2019.11.12.화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1.12 195
1777 최후의 심판 -심판의 잣대는 사랑의 실천-2019.11.11.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학자(316-397)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1.11 157
1776 부활의 희망 -죽음은 마지막이 아닌 새생명의 시작이다-2019.11.10.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1.10 159
1775 성전 정화 -우리가 ‘하느님의 성전’이다-2019.11.9.토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1.09 185
1774 참 좋은 ‘주님의 집사執事’가 됩시다 -끊임없는 회개의 삶-2019.11.8.연중 제31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08 129
1773 하느님의 기쁨 -회개의 삶-2019.11.7.연중 제31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07 167
1772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일 -사랑은 율법의 완성- 019.11.6.연중 제31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06 165
1771 오늘 지금 여기서의 하느님 나라 잔치 -초대 받은 우리들-2019.11.5.연중 제3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05 144
1770 깨달음의 여정 -사랑, 앎, 자유-2019.11.4.월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1538-158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1.04 148
1769 주님과 만남을 통한 ‘참 나’의 발견 -열망, 환대, 회개-2019.11.3.연중 제31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1.03 134
1768 삶과 죽음 -귀가歸家의 여정-2019.11.2.토요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1 프란치스코 2019.11.02 151
1767 하느님의 소원所願 -우리 모두가 성인聖人이 되는 것-2019.11.1.금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1.01 180
1766 한결같은 ‘하느님의 전사戰士’로서의 삶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2019.10.31.연중 제30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0.31 241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