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2. 목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 기념일

                                                                                                                 지혜7,22ㄴ-8,1 루카17,20-25


                                                                       주님과의 우정友情

                                                                         -지혜로운 삶-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 없이 온전한 인간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지음 받았다 하여 저절로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평생과제를 수행함으로 하느님의 사람이 되어 갑니다.


그러니 주님과의 우정보다 더 소중한 보물은 없습니다. 오늘 기념하는 순교자 성 요사팟 주교는 물론 성인들의 공통적인 특징도 주님과의 깊은 우정에 있습니다. 다 사라져도 주님과의 우정만은 영원합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주님과의 우정도 깊어져가는 지요. 


사실 우리의 모든 수행도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주님과의 우정이 깊어갈 때 주님을 닮아 온유와 겸손, 찬미와 감사. 평화와 기쁨, 지혜와 자비의 참 좋은 영적 삶의 열매들입니다.


오늘 1독서는 지혜의 찬가입니다. 지혜가 얼마나 좋은지 끝없이 지혜의 속성들이 나열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탐나는 요소들입니다. 바로 하느님께 속한, 하느님의 선물인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주님과의 우정이 깊어질수록 하사되는 지혜의 선물입니다. 


지혜를 말씀으로, 성령으로, 그리스도로 바꿔도 그대로 통합니다. 지혜안에 있는 정신은 결국은 말씀안에 있는 정신이요, 성령 안에 있는 정신이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도 말씀이 바로 지혜임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주님, 당신 말씀은 영원하시고, 하늘에 든든히 세워졌나이다.”

“당신 말씀 밝히시면 그 빛으로, 미련한 이들을 깨우치시나이다.”


하느님은 말씀의 지혜를 통해 일하십니다. 1독서 지혜서 내용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런 지혜와 일치할수록 온전한 사람입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현존인 지혜입니다.


‘지혜는 하느님 권능의 숨결이고 전능하신 분의 영광의 순전한 발산이어서 어떠한 오점도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지혜는 영원한 빛의 광채이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활동의 티없는 거울이며, 하느님의 선하심의 모상이다.’


‘지혜는 혼자이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자신 안에 머무르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며, 대대로 거룩한 영혼들 안으로 들어가, 그들을 하느님의 벗과 예언자로 만든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함께 사는 사람만 사랑하신다. 지혜는 세상 끝에서 끝까지 힘차게 퍼져 가며, 만물을 훌륭히 통솔한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께 이런 지혜를 선사받는 우리들입니다. 주님께 지혜를 청한 솔로몬이 얼마나 지혜로운 사람인지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청할 바 최고의 보물이 바로 이런 하느님의 지혜이며, 이런 하느님의 지혜의 육화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하여 우리는 말씀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지혜라 고백합니다. 이런 하느님의 지혜이신 예수님과 우정이 깊어질 때 저절로 선사받는 지혜입니다. 세상적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분별의 지혜가 빛을 발합니다. 바리사이들의 ‘하느님의 나라는 언제 오느냐’는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지혜로운 답변은 우리 모두에 대한 답변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정말 눈이 열린 지혜로운 사람들이라면 바로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우리에게 ‘보라, 저기에 계시다.’, 또는 ‘보라, 여기에 계시다.’하더라도 나서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말아야 합니다. 어리석은 사람만이 부화뇌동, 경거망동 따라 나설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과의 우정이 깊은 지혜로운 사람들은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합니다. 


바로 제 삶의 자리가 주님을 만나는 꽃자리요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기 때문입니다. ‘이미(already)’와 ‘아직(not yet)’사이의 하느님 나라를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미 하느님의 나라는 시작되었지만 아직 궁극의 하느님 나라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바로 사람의 아들이 재림하여 하느님의 나라를 완성할 그날은 아무도 모릅니다. 절대로 우리의 영역이 아닌 하느님의 영역입니다. 다만 우리가 할 일은 하루하루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사는 지혜로운 삶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당신과의 우정을 깊이해 주시며, 참 좋은 성령의 지혜를 선물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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