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3.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사도5,12-16 요한묵시1,9-11ㄴ.12-13.17-19 요한20,19-31


                                                            삶은 축제祝祭이지 고해苦海가 아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요셉수도원 십자로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늘 거기 그 자리’의 예수님 부활상이 가슴 활짝 열고, 양팔 높이 쳐들고 찾아 오는 모든 이들을 반가이 환대하며 평화의 축복을 주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오늘은 부활 제2주일이자 하느님의 자비주일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통해 자비하신 하느님이 환히 계시되고 있습니다. 수도원 경내의 만개滿開한 온갖 꽃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경축하고 있는 4월 부활 축제 시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고해苦海’가 아니라 ‘축제祝祭’임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눈만 열리면/언제 어디나/주님 얼굴

 하느님 찬미하는/모든 피조물

 살아있음의 행복/영원한 현재-


얼마전 나눈 '살아있음의 행복'이란 시詩의 현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부활의 봄입니다. 눈만 열리면 언제 어디나 부활하신 주님의 얼굴이요 살아있음의 행복을 실감하는 영원한 현재입니다. 


오늘 미사 중 화답송 후렴의 가사와 곡은 얼마나 흥겨웠는지요. 지난 주 ‘예수님 부활 대축일 낮미사’ 시 화답송 후렴에 이어 부활 8부내내 바쳤던 알렐루야 환호송과 더불어 4월 부활 축제시기 내내 짧은 노래기도로 바치고 싶은 기도문 둘입니다.


“이날이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얼마나 흥겨운 곡이요 가사인지요. 부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가사요 곡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일년 365일이 부활 대축일입니다. 4월뿐 아니라 일년 내내 끊임없이 짧은 기도로 바치시기 바랍니다. 오늘 부활하신 주님은 복음의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살 수 있는 비결이 이 말씀들 안에 있습니다.


첫째, “평화가 너희와 함께!”란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에 무려 세 번이나 나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실 때 마다 우선 주시는 평화의 선물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평화입니다. '그래서'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평화입니다. 하여 고통스럽고 불안한 현실에도 내적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세상 아무도 줄 수 없는, 아무도 앗아갈 수 없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는 벽이 없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임재하실 때 두려움의 벽은 활짝 열린 평화의 문이 됩니다. 유다인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던 제자들 한 가운데 서시어 평화를 선물하는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주님을 뵙고 기뻐하는 제자들을 보면서 평화와 기쁨이 부활하신 주님의 한 셋트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절해고도絶海孤島 파트모스 섬에 유배되어 있는 요한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나타나 두려움을 몰아내시며 평화와 기쁨 가득한 말씀을 주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살아있는 자다. 나는 죽었었지만 ,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 나는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


얼마나 고무적인 말씀인지요.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앞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두려움의 벽, 두려움의 어둠이요 평화의 빛 충만한 내면입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사제를 통해 당신의 평화를 나누는 미사전례 중 ‘평화예식’ 때, 다음 인사 대목은 얼마나 고맙고 아름다운지요.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와 함께!”

“평화의 인사를 나누십시오.”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시는 참 좋은 선물이 평화와 기쁨입니다. 


둘째,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남아있을 것이다.”란 말씀입니다.


평화와 기쁨에 이은 성령의 선물입니다. 흡사 흙에 숨을 불어넣으시며 사람을 창조해내셨던 창세기의 하느님을 연상케 하는 대목입니다. 성령의 선물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닮은 새인간으로 부단히 창조되는 우리들입니다. 


성령은 하느님의 현존이요 능력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요 생명입니다. 우리의 모두라 해도 과언이 아닌 성령입니다. 성령 충만한 삶, 성령에 따른 삶이 진정 살아있는 삶입니다. 


바로 오늘 제2독서의 사도행전에서 보다시피 사도들의 손을 통하여 백성 가운데에서 많은 표징과 이적이 일어났으니 바로 부활하신 주님의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병자들과 더러운 영에 시달리던 이들이 모두 치유되니 참 신바람 나는 구원의 현실이 감격스럽습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성령에 목마른, 하여 굶주린 영혼들은, 용서하지 못하는 완고한 영혼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성령이 우리 완고한 마음을 녹여 용서할 수 있게 합니다. 용서는 순전히 성령의 힘이요 신적은총입니다. 하느님 다운 용서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게 하는 성령의 선물입니다. 


셋째,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란 말씀입니다.

토마스는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토마스의 불신을 전혀 탓할 바 못됩니다. 그러나 보지 않고 믿는 것이 진정한 믿음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는 믿음을 우리에게 선물하십니다. 성령의 은총으로 우리 또한 믿음의 눈이 활짝 열려 토마스처럼 주님을 고백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얼마나 아름답고 믿음 가득 담긴 고백인지요. 토마스는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이런 고백을 했지만 이제 우리는 주님을 뵙지 않고도 이런 고백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끊임없는 주님께 대한 고백이 주님을 믿을 수 있는 믿음의 눈을 줍니다. 성경의 언어는 대부분 고백언어입니다. 


끊임없이 주님을 고백할 때 더불어 깊어지는 주님께 대한 믿음, 사랑, 희망의 향주삼덕向主三德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닮은 진선미眞善美의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삶의 실현입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고백인 시편성무일도, 미사전례의 수행에 항구하시기 바랍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이 거룩한 부활 제2주일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당신의 참 좋은 선물인 평화와 기쁨, 그리고 성령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시며 ‘평화의 사도’로 파견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20,21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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