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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7.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로마16,3-9.16.22-27 루카16,9ㄴ-15


                                                                  하느님이냐, 돈이냐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의 현실과 직결됩니다. 복음은 '1.재물을 올바르게 사용하라, 2.하느님이냐 재물이냐, 3.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의 참모습'등 세부분의 소제목으로 나뉘어집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하느님이냐 재물이냐’입니다. 재물대신 ‘돈’을 넣어 ‘하느님이냐 돈이냐’로 대치하면 더 실감있게 와 닿습니다.


하느님이냐 돈이냐? 인류가 존속하는한 끝없는 물음이 될 것이며 요즘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물음은 더욱 치열할 뿐이 없습니다. 하느님 중심이 아니라 돈 중심의 사회로,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상품화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돈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또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하느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과 같은 실재라면 돈은 눈에 보이는 현실입니다. 의식주의 삶의 기본 요소를 보장해주는 것도 돈입니다. 생존이 위협받을 때 하느님 신앙도 위협받게 됨은 자연스런 현실입니다.


돈은 필수불가결함이 오늘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돈없이는 꼼짝할수 없고 살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랑이 좋아도 가난이 앞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옆문으로 달아난다는 말도 있듯이 공동체의 평화에도 돈이 있어야 함은 자명한 현실입니다. 


돈과 물은 흡사합니다. 물이 생명이듯 돈도 생명입니다. 물이 골고루 흘러야 만물이 살 수 있듯이 돈도 골고루 흘러야하고, 좋은 정치가 하는 일도 이런 일일 것입니다. 돈이 잘 흘러 골고루 살게 해주는 경제의 정치라는 것입니다.


경향신문의 ‘강江과 바다海는 만나야 한다’라는 제하의 시리즈에 눈길이 멎었습니다. 물을 막지도 가두지도 말고 바다로 흐르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말을 바꾸어 ‘사람은 하느님과 만나야 한다’로 바꿔도 그대로 통합니다. 마침 얼마전 써놓은 짧은 자작시도 생각이 납니다. 


-강이자 바다/움직일 때는 생명의 강/머물 때는 사랑의 바다-


참 자유롭고 생명넘치는 관상적 삶을 상징합니다. 바로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있는 것이 돈입니다. 돈이 하느님 자리에 우상이 될 때 생명의 강, 사랑의 바다 같은 삶도 실종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환경중에서도, 변명의 여지없이 우선 순위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이냐 돈이냐는 양자택일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오늘 복음도 이점을 분명히 합니다.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수는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재물의 종이 되지 말고 하느님의 종이 됨과 동시에 재물의 주인이 되라는 말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재물(돈)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지만 ‘불의한 재물’이라는 말마디에서 보다시피 무언지 모를 마성魔性을 지닌 맘몬(재물)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하느님 앞에 깨어있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재물의 노예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섬길 때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분별의 지혜를 발휘하여  돈을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라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자선을 통해 가난한 이웃과 나누는 것이요, 성실하게 재물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재물이든, 건강이든 지혜로운 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하여 투명한 재물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재산을 성실하게 관리하는 사람만이 진리의 말씀도 잘 선포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교회가 신뢰와 존경을 받는 것도 아마 투명한 재무관리에 있을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을 삶의 첫 자리이자 중심에 두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언젠가의 어느 분과 주고 받은 재미있는 일화도 생각납니다.


“신부님은 무엇을 좋아하십니까?”


필시 먹을 것을 염두에 둔 말이라 생각하여 다음의 답변으로 에둘러 사양했습니다.


“하느님을 좋아합니다.”


하느님은 사다 줄 수 없기에 그냥 서로 웃었던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순간 ‘돈을 좋아한다’ 라는 말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유머가 될 수 있겠고 스캔들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이 또한 현실입니다. 하여 많은 이들이 물건 대신에 돈이 든 봉투를 촌지寸志(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라하여 선물합니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합니다. 비단 바리사이들뿐 아니라 오늘날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좋아합니다. 하느님 맛이냐 돈 맛이냐, 하느님 맛에 깊이 맛들여 놔야 초연한 자유에 올바른 분별에 따라 돈의 선용도 가능합니다. 새삼 ‘돈맛의 사람들’을 어떻게 ‘하느님 맛의 사람들’로 바꿀수 있겠는가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들 교육 역시 돈맛에 앞서 하느님 맛부터 들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로마서의 바오로 사도의 인적 네트워크가 놀랍습니다. 완전히 하느님 중심의 삶의 놀라운 결실입니다. 로마서 마지막 16장으로 오늘로서 제1독서 로마서는 끝납니다. 로마서 16장 끝인사와 권고 말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얼마나 다양하고 무수한지요. 유다인, 그리스도인, 로마인, 귀족 출신, 노예출신 모두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서 형제들로서 일치를 이룬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돈이 먼저’가 아닌 ‘하느님이, 사람이 먼저’였기에 이런 풍요로운 교회공동체의 형성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하느님을 우선순위에 두고 충실히 섬길 때 저절로 사람도 따르고 이어 돈도 따름을 봅니다. 


요즘 수도원들의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세 가지, 수행생활의 이완, 성소자의 감소, 재원의 부족 역시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본연의 하느님 찾는 수행에 충실할 때 성소자도 돈도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선물로 사람도 돈도 보내주시기 때문입니다.


하여 바오로는 모든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로마서를 끝맺습니다. 우리 모두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바오로와 함께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도록 합시다.


“홀로 지혜로우신 하느님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로마16,2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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