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30.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1코린2,10ㄴ-16 루카4,31-37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성적인 것이 세상을 구원합니다. 여성에다 모성母城까지 겸비했을 때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영국의 총리도, 독일의 총리도 여성이고 미국의 유망한 대통령 예상자도, 대한민국의 현재 대통령도 여성이고, 무엇보다 한국 야당의 대표도 여성입니다. 새벽 강론 준비에 앞서 인터넷 뉴스판에 꽃같이 환한 두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에 마음 가득 평화를 느꼈습니다. 다음 대목 중 아이컨택이란 단어를 보는 순간 강론에 인용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컨택(eye contact; 눈맞춤)'할 줄 아는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여성_정치인_엄마_사람_야당_대표'이다.-


바로 이번 대표로 선출한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찾아 환담할 때의 활짝 웃는 두 얼굴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 이렇게 서로 아이컨택하며 평화로운 얼굴로 살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남에 아이컨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예수님은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아이컨택’의 대가였습니다. ‘여성-정치인-엄마-사람-야당-대표’ 모두를 구비한 아름답고 정의로운 두 여성 정치가입니다.


요즘 절실한 주제가 평화입니다. 평화보다 더 상위 가치도 없습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5,9)’ 말씀대로 평화를 이루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참으로 필요로 하는 시대입니다. 나쁜 평화가 좋은 전쟁보다 낫다는 말에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제가 좀 몸이 불편함을 말하니 건강해 보이던 이웃들 대부분이 마음을 열고 자기의 아픔을 고백합니다. 알고보니, 아프지 않은 환자 아닌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말그대로 대한민국 사람들, 치열한 ‘삶의 전쟁’의 전화戰禍로 나름대로 모두 환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여기다 폭탄 사용의 전쟁까지 일어나면 그 불행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며 복구하기는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전쟁은 무조건 피해야 하고 공존공생共存共生의 ‘평화의 길’을 추구해야 한다는 확신입니다. 현재의 끝없는 삶의 전쟁속에서 생존에 허덕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인데 여기에다 전쟁이라면, 이건 정말 제정신이 아닐 것입니다.


삶은 전쟁입니다. 오늘 복음이 포함된 루카복음 4장에서 ‘평화의 용장勇將’ 예수님의 활약상이 참 눈부시게 펼쳐집니다.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며 치열한 영적훈련을 통해 성령을 가득히 받으신 예수님은 길릴래아 전도를 시작하시고, 나자렛에서 희년을 선포하신후 오늘 복음에서처럼 회당에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십니다. 


본격적인 영적전쟁에 돌입한 ‘평화의 전사’ 주님이십니다. 이어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시고 많은 병자를 고치신후 전도여행을 떠나시는 루카복음 4장의 예수님이십니다. ‘주님은 가시는 길마다 의로우시네.’ 화답송 후렴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평화의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영육의 치유입니다. 안식일에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실 때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랍니다. 그분의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권위 실추의 시대, 참 권위가 몹시도 그리운 시절입니다. 권위주의는 나쁘지만 주님으로부터 기인한 내적 힘의 권위는 삶에 절대적입니다. 예수님 말씀의 권위는 회당의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과의 만남에서 결정적으로 계시됩니다.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사람의 본질은 예나 이제나 똑같습니다. 불행한 현실도 그대로입니다. 문명의 야만시대라 할만큼 현대판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바로 이런 주님을 만나야 온전한 치유에 내적평화입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권위있는 말씀에 더러운 영은 그 사람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혼비백산 도주했고, 주님의 말씀의 위력을 목격한 이들은 이구동성 고백합니다.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참으로 신바람 나는 통쾌한 장면입니다. 권위와 힘을 지닌 말씀을 통해 주님을 만날 때 치유요 평화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예나 이제나 똑같은 주님께서 권위와 힘을 지닌 말씀을 통해 우리를 만나십니다. 


말씀이시자 성령이신 그리스도는 바로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오늘 1독서의 주제는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그러니 성령을 받아야 합니다. 성령을 향해 활짝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아십니다. 하느님의 영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아무도 하느님의 생각을 깨닫지 못합니다.


바로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또 이 거룩한 성체성사로 주님을 모시는 우리가 세상의 영이 아닌 하느님에게서 오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성령가득한 주님 말씀의 은총이 우리를 영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치유하고 평화를 선사합니다. 이런 영적인 사람은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지만, 그 자신은 아무에게도 판단받지 않습니다. 


누가 주님의 마음을 알아, 그분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주님은 위대하십니다. 아무도 주님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주님을 가르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1코린2,16ㄴ).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더러운 영을 말끔히 몰아내시고 우리 모두 천상 기쁨과 평화로 가득 채워 주시고 당신 마음을 지니고 살게 하십니다. 미사를 통한 우리의 모두의 고백입니다.


“우리 가운데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루카7,1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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