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5. 주님 성탄 대축일(밤미사)

독서기도(성경독서) 이사11,1-10. 교부독서:레오 대교황의 성탄강론

이사9,1-6 티토2,11-14 루카2,1-14

 

 

주님 성탄의 기쁨

-영광과 평화-

 

 

기뻐합시다.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습니다. 마침내 이사야 예언자를 통한 주님 말씀이 실현되었습니다. 어둠 속을 헤매는 우리가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우리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주님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수확할 때 기뻐하듯 우리들이 주님 당신 앞에서 기뻐합니다.

 

우리가 학수고대하던 구원자 예수님 오늘 밤 탄생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복음의 목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 천사의 전갈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주겠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다윗 고을이 상징하는 바, 바로 여기 불암산 기슭 요셉 수도원입니다. 바로 오늘 밤 여기 요셉수도원에서 구원자 예수님 탄생하셨습니다. 오늘 밤 주님 성탄 밤미사를 봉헌하는 곳곳에서 탄생하시는 구원자 예수님이십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예고 대로 평화의 아기 예수님 탄생하셨습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이고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 용맹한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군왕이라 불리리라.”

 

방금 독서기도시 이사야가 노래한 하느님 평화의 꿈(이사11,1-10)이 완전 실현되었습니다. 우리 구원자 예수님, 어둠의 세상에 빛으로, 죽음의 세상에 생명으로, 절망의 세상에 희망으로 탄생하셨습니다. 두려움과 불안의 시대에 평화로 탄생하셨습니다. 예수님 탄생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맛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예수님 계시지 않으면 도대체 무슨 맛, 무슨 재미로 이 삭막한 인생 광야 살아갈 수 있겠는지요? 

 

예수님 탄생하셨지만 모두가 그 소식을 들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그 많은 사람들 중 예수님의 탄생을 체험한 것은 목자들 뿐이었습니다. 목자들은 어떻게 주님 탄생을 체험했습니까?

 

첫째, 가난입니다.

가난한 목자들이 예수님 탄생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저 구중궁궐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여관의 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구유에서 태어나셨고 또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구유와 십자가, 하느님의 가난과 겸손의 극치를 상징합니다. 

하늘 높은 곳에서 만나는 예수님이 아니라 땅 가장 낮은 곳에서 만나는 예수님이십니다. 아주 오래전 4월달 써놓고 위로를 받은 민들레꽃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민들레꽃들/외롭지 않다/가난하지 않다

 아무리/작고 낮아도

 샛노란 마음/활짝 열어/온통/하늘을 담고 있다”

 

흡사 하늘 가득 담은 민들레꽃들이 연상되는 가난한 목자들입니다. 온전히 하느님께 신뢰를 둔 가난한 목자들이,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떼를 돌보던 가난한 목자들이 예수님 탄생 소식을 들었고 만났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중 맨먼저 예수님 탄생 소식을 들었던 이들이 바로 가난한 목자들이였습니다. 주님은 친히 가난한 이들에게 행복을 선언하셨습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둘째, 깨어있음입니다.

밤새 깨어있던 목자들이 주님 탄생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난하다 하여 다 주님의 탄생을 체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목자들은 밤새 양떼를 지키며 고독과 침묵중에 깨어 주님을 기다렸습니다. 대림시기 우리가 주님을 깨어 기다렸듯이 주님을 깨어 기다렸던 목자들입니다. 

 

기다림의 기쁨입니다. 주님을 깨어 기다릴 때 꽃처럼 피어나는 기쁨입니다. 목자들은 밤새 양떼만 지킬뿐 아니라 파수꾼이 깨어 새벽을 기다리듯 깨어 주님을 기다렸습니다. 모두가 다 잠들어 있던 밤, 밤새 깨어 기다렸던 목자들만이 주님 탄생을 체험했습니다.

 

셋째, 제자리입니다.

목자들은 제자리에서 양떼를 지키며 제몫의 일에 충실했습니다. 제자리에 항구하고 충실했던 목자들이 주님 탄생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자리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찾아 오시는 주님이십니다. 탄생 하신 주님을 만날 자리는 그 어디도 아닌 내 몸담고 있는 오늘 지금 여기 제자리입니다. 제자리를 떠나 탄생하신 주님을 만날 곳은 그 어디도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목자들이야 말로 믿는 이들의 모범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첫째, 가난합니까? 

자발적 가난을 택하십시오. 사랑의 나눔을 통한 자발적 가난입니다. 가난과 함께 가는 겸손입니다.

 

둘째, 깨어있습니까?

깨어있으십시오. 깨어있을 때 깨끗한 마음이요 깨달음의 지혜입니다.

 

셋째, 삶의 제자리에 충실합니까?

구원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오늘 지금 여기 제자리에 있습니다. 제자리에서 제몫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기뻐합시다.

오늘 밤 아기 예수님 탄생하셨습니다. 가난하고 깨어 기다리며 삶의 제자리에 충실하던 여러분 가난한 마음의 구유 안에 생명과 빛, 희망과 평화로 아기 예수님 탄생하셨습니다. 주님 탄생의 기쁨이 우리를 가득 채우니 우리는 참 행복하고 부유합니다. 우리 모두 천사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바야흐로 주님 성탄으로 우리 모두 주님의 영광과 평화로 빛나는 구원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탄생하신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시길 빕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49 사랑과 지혜 -무지에 대한 답은 주님이시다- 프란치스코 2023.11.17 152
3248 정주(定住)의 지혜 -지혜 예찬(禮讚), 지혜를 사랑합시다-2023.11.16.목요일 성녀 대(大) 젤투르다 동정(1256-130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16 157
3247 온전한 치유와 구원의 삶 -겸손과 지혜, 찬양과 감사의 믿음-2023.11.15.연중 제3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11.15 149
3246 귀가(歸家)의 여정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삶-2023.11.14.연중 제3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14 149
3245 무지에 대한 답은 지혜다 -지혜의 사랑, 지혜의 훈련, 지혜의 습관-2023.12.13.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13 154
3244 지혜로운 삶 -깨어 준비하며 기다리는 삶-2023.11.12.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프란치스코 2023.11.12 154
3243 최후의 심판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된다!”-2023.11.11.토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316-397) 축일 프란치스코 2023.11.11 141
3242 충실하고 슬기로운 주님의 종으로 살기 -하느님의 자녀답게-2023.11.10.금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10 172
3241 성전 정화 -삶의 중심, 삶의 의미인 성전-2023.11.9.목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프란치스코 2023.11.09 158
3240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버림, 따름, 사랑-2023.11.8.연중 제3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11.08 153
3239 지상에서 천국天國의 삶 -주님의 초대는 선물이자 과제이다-2023.11.7.연중 제31주간 프란치스코 2023.11.07 149
3238 연민과 겸손의 바다같은 신비가 -오, 자비와 지혜, 신비의 하느님이여!-2023.11.6.연중 제3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06 151
3237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독서와 회개, 사랑과 진실, 섬김과 겸손-2023.11.5.연중 제31주일 프란치스코 2023.11.05 154
3236 참 좋은 겸손의 덕 -“끝자리의 겸손을 사랑합시다!”-2023.10.4.토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1538-158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04 165
3235 더불어 사랑의 여정 “사랑의 깊이는 하느님의 깊이” -내 사랑의 깊이는?-2023.11.3.연중 제30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11.03 141
3234 어떻게 살 것인가?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리는 삶-2023.11.2.목요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프란치스코 2023.11.02 158
3233 성인이 됩시다 -11월은 희망과 위로의 성월-2023.11.1.수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11.01 158
3232 하느님의 소원 -우리 하나하나 “하느님의 나라”가 되어 삽시다-2023.10.31.연중 제30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10.31 148
3231 예닮의 여정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유로운 삶-2023.10.30.연중 제30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0.30 149
3230 더불어 사랑의 여정 “사랑의 전사, 사랑의 학인, 사랑의 형제”2023.10.29.연중 제30주일 탈출22,20-26 프란치스코 2023.10.29 140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