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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17.사순 제2주일                                                        창세15,5-12.17-18 필리3,17-4,1 루카9,28ㄴ-36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의 여정

-기도, 탈출, 변모-

 

 

 

 

방금 부른 화답송 시편이 참 은혜로웠습니다. 위로와 힘이 됩니다.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내 구원이시로다. 내 구원이시로다.

 주께서 나의 빛 내 구원이거늘 내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께서 내 생명의 바위이시거늘 내 무엇을 무서워하라.”

 

두려움은 우리 인간의 근원적 정서입니다. 이런저런 두려움에 포위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성서에도 "두려워하지 마라."는 성구가 무려 365회 나옵니다. 수도원길 십자로 한가운데 예수님 부활상 아래 바위판에 새겨진 성구 역시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입니다. 

 

참 고마운 것이,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 뒤에는 어김없이 “내가 너와 함께 있다.”입니다. 마태복음 마지막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주님과 함께 하는 우리 삶의 여정입니다. 모두 다 사라져도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실 평생 도반이신 주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나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이,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지난 사순 제1주일, 우리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하느님 말씀으로 성공적으로 물리치시는 장면에서 큰 위로와 힘을 얻었습니다. 죽는 날 까지 계속될 악마의 유혹들입니다. 악마의 유혹이 없게 해 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로 유혹을 물리칠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사막교부 안토니오의 말씀입니다.

 

-“무엇이 사람에게 위대한 일인가? 언제나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것과 마지막 숨쉬는 순간까지 유혹을 기대하는 것이다.”-

 

유혹없이는 영적 성장도 없습니다. 유혹을 통과하며 영적성장과 성숙입니다. 지난 달 2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 요지도 선명히 기억합니다. 사순시기에도 적절한 가르침입니다. “1.욕망을 다스리라, 2.지체없이 회개하라, 3,매일 하루를 마칠 끝 무렵 5분 성찰하라.”는 요지의 강론으로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는 데도 적절한 가르침입니다.

 

오늘 사순 제2주일은 예수님의 변모체험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파스카 여정 중에 있는 예수님과 세 제자들의 힘을 북돋아 주시려는 자비하신 아버지의 배려임이 분명합니다. 파스카의 여정은 바로 주님과 함께 하는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의 여정에 뚜렷이 부각되는 세 요소입니다.

 

첫째, 기도입니다.

우리 삶의 여정은 기도의 여정입니다. 주님으로부터 시작하여 주님과 함께 주님의 집에 귀가하는 우리 삶의 여정은 그대로 기도의 여정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의 경우만해도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나는 하루의 여정입니다. 

 

말 그대로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둘이자 하나입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하고 삶없는 기도는 맹목입니다. 나중에 남는 얼굴도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둘 중 하나입니다. 사순시기 기도의 때이자 회개의 때입니다. 기도해야 회개도 있습니다. 기도할 때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자연스럽게 내외적 변화가 뒤 따릅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만남중의 만남이 기도를 통한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한 두 번이 만남이 아니라 평생 매일 주님과 만나야 살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우리 평생 삶의 여정은 기도의 여정, 만남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1독서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충성스러운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시는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이 얼마나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였는지 다음 서두 말씀을 봐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친히 아브라함을 밖으로 데리고 말씀하십니다. 이 또한 아브라함의 기도 체험을 반영합니다. 하느님과의 대화가 기도입니다. 

 

“하늘을 쳐다 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아브라함이 밤기도중에 있었던 하느님 체험임이 분명합니다. 일하라 주어진 밤시간이 아니라 침묵의 어둠중에 자라고, 쉬라고, 기도하라고 주어진 밤시간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시는 장면에서 하느님은 주도권을 잡으시고 경청과 순종으로 응답하는 아브라함의 진지한 기도 자세가 잘 드러납니다.

 

성서의 사람들, 한결같이 기도의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물론이요 창세기의 아브라함, 제2독서 필리피서의 주인공 바오로 역시 기도의 사람입니다. 우리 역시 평생 기도의 여정중에 배워 공부해야 하는 기도임을 깨닫습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을 날로 깊이하는 데 끊임없는 기도의 수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둘째, 탈출(Exodus)입니다.

우리의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의 여정은 말그대로 끊임없는 탈출의 여정, 떠남의 여정, 비움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물도 고이면 썩습니다. 강은 흘러야 살 듯이 우리도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강이 되어 살아야 합니다. 바로 탈출의 여정, 떠남의 여정에 항구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하늘 본향을 향한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늘 본향을 향한 여정중에 있는 나그네요 순례자들입니다. 하늘 본향을 향한 우리는 지상에서 살지만 이미 하늘 본향을 앞당겨 사는 하늘의 시민들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은 바로 우리의 고백입니다.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세주로 오실 주 예수를 고대합니다.”

 

구세주 예수님을 고대할뿐 아니라 이미 예수님과 함께 하늘 본향 여정 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런 하늘 본향의 방향과 목표를 잊고 오늘 지금 여기가 전부인양 안주할 때 타락이 뒤 따릅니다. 바오로의 눈물의 탄식은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내가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끝은 멸망입니다. 그들은 자기네 배를 하느님으로, 자기네 수치를 영광으로 삼으며 이 세상 것만 생각합니다.”

 

하늘 본향의 방향을, 하느님을, 영원한 도반이신 예수님을 잊고 표류하는 세상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지요.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아브라함 역시 계속 이어지는 탈출의 여정입니다. 오늘 베드로는 잠시 주님의 변모체험의 황홀경에 빠져 탈출의 여정임을 잊었음이 분명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안주의 본능’입니다. 영광에 싸여 나타난 모세와 엘리야가 말하는 것을, 즉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알았더라면 결코 베드로는 안주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마지막이 아닌 영광스런 부활에의 탈출이었던 것입니다. 초막 셋을 지어 안주의 행복을 찾는 베드로를 향한 주님의 명령입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베드로뿐 아니라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안주하지 말고 날마다, 평생, 탈출의 여정, 순종의 여정에 충실하고 항구하라는 말씀입니다. 어제의 화답송 시편 말씀도 생각납니다.

 

“행복하여라, 온전한 길을 걷는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 행복하여라. 그분의 법을 따르는 이들,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찾는 이들!”

 

그러니 주님과 함께 부단한 탈출의 여정, 떠남의 여정에 항구해야 하겠습니다. 웅덩이에 고인 썩은 물같은 안주의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집을 향해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강같은 탈출의 여정, 떠남의 여정, 순례의 여정에 항구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하늘의 시민이자 이 지상에서는 주님과 함께 하는 영원한 순례자, 나그네일뿐입니다.

 

셋째, 변모입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여정은 변모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끊임없는 기도중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내외적 변모입니다. 위로와 치유, 정화와 성화가 뒤따릅니다. 이어 깊은 내적 기쁨과 평화도 선사됩니다.

 

예수님의 사랑하는 최측근의 세 제자들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는 눈부시게 빛나는 예수님 변모체험과 더불어 깊은 내외적 변모를 체험했을 것입니다. 오늘 감사송이 예수님의 변모의 비밀을 환히 밝혀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제자들에게 미리 알려주시고, 그 거룩한 산에서 당신의 영광을 보여 주시어,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에 기록된 대로, 수난을 통해서만 영광스럽게 부활한다는 것을 밝혀 주셨나이다.”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없이는 영광의 부활도 없습니다. 주님의 영광스런 부활을 앞당겨 체험케 하심으로 제자들을 변모시켜 주시고 위로와 격려, 힘을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이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체험은 세 제자들의 활력의 원천이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 제자들처럼 거룩한 산, 불암산 요셉수도원 성전 미사를 통해 예수님의 영광스런 변모를 체험함으로 우리 또한 변모되어 주님을 닮아갑니다. 날마다 주님을 만남으로 변모되어 주님을 닮아감이, 참나의 존엄한 품위의 회복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자 소원입니다. 바오로의 말씀이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거룩한 성체를 모심으로 주님과 하나됨으로 실현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께 복종시키실 수도 있는 그 권능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운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날로 주님을 닮아감으로 지혜롭과 자비로운 사람,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이 되어가는 우리들입니다. 

 

사순 제2주일, 주님은 우리에게 당신과 함께 하는 삶의 여정은 1.기도의 여정, 2.탈출의 여정, 3.변모의 여정임을 분명히 알려 주셨습니다. 늘 함께 하시는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기도의 여정, 탈출의 여정, 변모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얼마전 나눈 시로 강론을 마칩니다.

 

-“결코 절망하지 말라고/살만한 세상이라고

 오늘 하루만 살라고

 아침마다/찬란히/희망으로, 사랑으로 떠오르는 태양

 찾아오시는 주님

 반갑다/고맙다/기쁘다

 감사와 찬미/감동으로/시작되는 하루다.”-

 

날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의 여정, 이런 마음으로 늘 새롭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바오로 사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당신 사랑을 전해 주시며 격려하십니다.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필리4,1). 아멘.

 

 

 

 

 

 

 

  • ?
    고안젤로 2019.03.17 07:32
    주님, 저희가 생활속에서 항상 기도를 통하여 주님과 함께 하게 하소서.
    주님, 사랑합니다.
    자비와 구원을 베푸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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