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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18. 사순 제2주간 월요일                                                                             다니9,4ㄴ-10 루카6,36-38

 

 

 

 

누가 참으로 주님을 따르는 사람인가?

-자비로운 사람-

 

 

 

 

어제 저녁 성체강복후 퇴장시 성가 445장이 새삼스런 감동이었습니다. 들을 때 마다 떠오르는 꼭 30년전 1989년 7월 11일 베네딕도 성인 대축일, 왜관 수도원 성전에서 사제서품식 미사시 입당성가 445장입니다. 이 성가를 들으며 입장할 때의 감동과 눈물을 지금도 선명히 기억합니다.

 

-“내 한평생을 예수님 안에/내 온전하게 그 말씀 안에

 내 결코 뒤를 바라봄 없이/그분만을 따릅니다.”-

 

내 결코 뒤를 바라봄 없이, 십자가만을 바라보면서 그분만을, 예수님만을 따랐는지 반성할 뿐 아니라 죽는 그날까지 그분을 충실히, 항구히 따르겠다는 자각과 각오를 새로이 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나를 따라라' 하셨지, '나를 믿으라', '나를 사랑하라' 하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셨지, 결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참으로 사랑하고 신뢰했던 수제자 베드로에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씩 확인하신 다음 이어지는 신신당부는 ‘내 양들을 돌보라, 사랑하라.’는 당부였고 최종 명령은 ‘너는 나를 따라라.’ 였습니다. 바로 형제자매들을 사랑하는 것이 주님을 따르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따르라, 서로 사랑하라.' 교회공동체에, 수도수도공동체에 부름 받은 우리들입니다. 새삼 교회공동체는, 수도공동체는 사랑의 학교임을 깨닫습니다. 모두가 주님을 따르면서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고 섬기라 불러주신 사랑의 학교라는 것입니다. 

 

아니 종파를 초월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회 전체 역시 사랑의 학교라 칭하고 싶습니다. 알든 모르는, 의식하든 못하든 모두가 하느님 사랑의 학교에 몸담고 있는 학생들이라는 것입니다. 평생 졸업이 없는, 죽어야 졸업인 사랑의 학교에 평생 재학생인 우리들입니다.

 

꽃의 색깔, 향기, 모양, 크기가 다 다르듯 사람마다 사랑의 색깔도, 향기도, 모양도, 크기도 각양각색임을 깨닫습니다. 참 신비롭고 깊은 것이 똑같은 사랑이지만 색깔, 향기, 모양, 크기는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래서 '사랑의 신비'입니다. 하나의 햇빛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일곱가지 색깔로 드러나는 무지개 현상과도 흡사합니다.

 

고백상담실이자 집무실의 낡고 고장난 커텐을 고풍스럽고 멋있는 새 커텐으로 교체해준 수도형제의 형제애가 고마웠습니다. 소임의 사랑 실천에 충실한 모습도 참 아름답습니다. 수도원 게시판에 붙은 ‘집안 관리 및 수선 요청서’에 보면 수선 요청시 수리되어 결과를 나타내는 ‘OK’라는 처리 내용을 볼 때 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 수년간 처리가 끝나 뗐다 붙인 신청서를 모은다면 수백장은 될 것입니다.

 

집안 관리 소임 형제는 물론이고 각자 소임지에서 자기 소임의 책임을 다함으로 주님을 따르는 수도형제들입니다. 주님 사랑의 표현이, 형제 사랑의 표현이, 주님 따름의 표현이 바로 맡은 바 소임의 책임을 다하는 사랑입니다. 바로 이것이 공동체의 아름다움입니다. 바로 이 사랑의 학교 공동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사랑과 섬김의 모범이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을 사랑함으로 자발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 말씀하신 예수님이 바로 그 자비의 모범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자비 실천을 구체화합니다. 결코 추상명사의 애매한 사랑이 아니라 형제공동체에서 구체적 실천의 동사인 사랑입니다.

 

“1.남을 심판하지 마라, 2.남을 단죄하지 마라, 3.용서하여라, 4.주어라.”

 

바로 이런 이들이 자비하신 아버지를 닮은 자비로운 사람들입니다. 자기의 한계와 약점을 모르는 무지와 교만의 사람들이 남을 심판하거나 단죄하지, 진정 자기의 한계와 약점을 아는 겸손과 지혜의 사람은 남을 심판하지도 단죄하지도 않습니다. 한없이 너그럽고 자비롭습니다.

 

이렇게 자비를 실천할 때 하느님은 물론 사람들로부터도 심판받지 않고 단죄받지 않고 용서받으며 넘치도록 후하게 받습니다. 참으로 이런 사랑 실천을 위한 기도와 회개가 필수적으로 전제됨을 깨닫습니다. 바로 그 모범이 제1독서의 다니엘 예언자입니다. 다니엘 예언자의 진정성 넘치는 기도와 회개가 감동적입니다.

 

“아, 주님! 위대하시고 경외로우신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에게 계약과 자애를 베푸시는 분! 저희는 죄를 짓고 불의를 저질렀으며 악을 행하고 당신께 거역하였습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의로우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오늘 이처럼 얼굴에 부끄러움이 가득합니다. 주님, 저희 얼굴에 부끄러움이 가득합니다. 저희가 당신께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주 저희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주님께 거역하였습니다.”

 

참 아름다운 기도요 회개입니다. 이렇게 참으로 기도하고 회개할 때 회복되는 사랑이요, 이런 사랑은 주님 사랑과 형제애의 사랑으로 표출되기 마련입니다. 사랑의 아름다움입니다. 어제 보속으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란 시를 읽은 수녀님 두 분의 이구동성의 고백, “아름답다!”는 반응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은총의 사순시기 기도와 회개, 그리고 항구하고도 충실한 주님 사랑과 형제애의 실천으로 참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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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3.18 11:27
    주님,저희의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다는것은
    저희가 주님에 계명을 저버리고 저의 생각대로
    살았음을 회개합니다
    오늘 말씀 처럼 저희에게
    자비와 구원을 베푸시어
    항구한 주님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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