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12.21. 대림 제4주간 월요일                                                                    아가2,8-14 루카1,39-45


                                                               주님은 우리의 영원한 도반道伴이시다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루카1,39-40).


오늘 복음의 마리아처럼, 언제든 찾아가 만날 수 있는 도반을 둔 사람은 행복합니다. 갈 곳은 많은 듯 하나 갈 곳은 없고, 만날 사람 많은 듯 하나 만날 사람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평생 순례 여정을 압축한 800km, 2000리 산티야고 순례후 피정자들과 많이 나눈 평생순례여정의 네 요소가 1.하느님 목표目標, 2.삶의 이정표里程標, 3.도반道伴, 4.기도祈禱입니다. 


오늘은 이 네 요소중 ‘도반’에 대해 나눕니다. 혼자서는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성공적 인생 순례 여정은 힘듭니다. 우울증, 정신질환, 자살 등 모두가 홀로의 외로움에 기인된 바 많습니다. 도반과의 우정은 평생 인생 순례 여정 중 얼마나 절대적인지요.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영적 도반의 모범입니다. 예기치 못한 잉태로 한없이 마음 착잡해진 마리아가 찾은 사람은 영적 도반 엘리사벳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마리아를 잘 이해하고 신뢰하고 공감했던 엘리사벳의 면모가 다음 환대의 말에서 잘 드러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됩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참 좋은 도반은 나의 분신과 같습니다. 위 엘리사벳의 시의적절한 말은 마리아에게는 그대로 구원체험이었을 것입니다. 이미 태중에서부터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이 영적 도반으로 점지되었음을 깨닫습니다. 18년전, 1997년에 써 놨던 ‘하늘과 산’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한 불암산을 볼 때 마다 떠오르는 시입니다. 


-하늘 있어 산이 좋고

 산 있어 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 신비를 더하고

 산은 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1997년 2월


하늘과 산이 상징하는바 도반입니다. 보이는 스승 도반, 동료 도반, 부부 도반에도 해당되고, 보이지 않는 영원한 도반인 주님께도 해당됩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우리와 영원한 도반이 되시겠다 확약하신 주님이십니다. 


철저히 관계적 존재인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의 우정과 보이는 사람 도반과의 우정은 함께 갑니다. 마리아와엘리사벳의 이렇게 참 좋은 도반관계에 전제되고 있는 것이 주님과의 도반관계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는 물론 보이는 도반 형제들과의 우정을 깊이 하기 위해 함께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전례기도입니다.


오늘 아가서의 두 연인관계를 옛 교부들은 하느님과 백성, 그리스도와 교회, 즉 주님과 우리의 도반관계로 해석했습니다. 우리와 주님이 주고 받는 감미로운 사랑의 대화입니다.


“내 연인의 소리! 보셔요, 그이가 오잖아요.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 오잖아요.”


바로 성탄에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을, 또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를 찾아 오시는 우리의 영원한 도반인 주님을 고백하는 우리 영혼입니다. 위 말씀이 우리 영혼의 고백이라면 다음 말씀은 주님의 고백입니다. 마치 미사 중 우리 영혼을 일깨우는 주님의 음성 같습니다.


“나의 애인이여. 일어나오. 나의 아름다운 이여, 이리 와 주오. 그대의 모습을 보게 해 주오. 그대의 목소리를 듣게 해주오. 그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그대의 모습은 어여쁘다오.”


아가서의 마지막 부분인 이 말씀은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자 연인인 주님께서 우리 영혼에 들려주는 감미로운 말씀같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우리 영혼을 사랑하십니다. 문득 주님 홀로 우리를 짝 사랑하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주님을 많이 잊고 지내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과 우리의 영혼은 영원한 도반관계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의 평생 도반인 우리 모두와의 우정을 깊게 해 주십니다. 


“주님은 우리 도움, 우리 방패, 우리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그분 안에서 우리 마음 기뻐하고, 거룩하신 그 이름 우리가 신뢰하네.”(시편33,20-21).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23 파스카 신비의 삶과 죽음 “아버지의 뜻대로” -끊임없는, 한결같은 기도가 답이다-2023.4.2.주님 수난 성지 주일 프란치스코 2023.04.02 384
3222 참 지도자의 모델 -착한 목자 에수님-2015.8.19.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8.19 383
3221 우리는 언제 ‘너울(veil)’을 벗을까? -주님을 만날 때-2017.8.2.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2 프란치스코 2017.08.02 382
3220 "평화가 너희와 함께!“-손을 잡아 주십시오-2015.4.19.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5.04.19 382
3219 “에파타!-열려라!” -지금 주님을 만남이 답이다-2018.2.9. 연중 제5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2.09 381
3218 “깨어 있어라!”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2017.8.31.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2 프란치스코 2017.08.31 381
3217 복福된 관상적觀想的 삶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2016.2.9. 성녀 스콜라 스티카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2.09 380
3216 “사람이 온다!”-멋진 사람-2016.2.29. 사순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2.29 378
3215 탄생의 기쁨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2018.9.8.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프란치스코 2018.09.08 377
3214 사랑은 분별의 잣대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2016.7.15. 금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1217-127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7.15 377
3213 어떻게 주님을 맞이할 것인가? -누가 아름다운 사람인가?-2015.12.20. 대림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15.12.20 376
3212 내적성장: 2015.1.30. 연중 제3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81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1.30 376
3211 순종의 기적-물이 변하여 포도주로-2017.1.7. 주님 공현 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01.07 375
3210 주님의 십자가-자기발견(self-discovery), 자기인식(self-knowledge)-2016.3.15. 사순 제5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3.15 375
3209 지옥地獄에서 천국天國을 살기-해피엔딩(happy endlng)-2015.10.3. 연중 제26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10.03 373
3208 삶은 축제다 -파스카 축제 공동체-2015.7.21.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07.21 373
3207 참 좋은 삶의 꼴: 2015.1.18. 연중 제2주일(뉴튼수도원 6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8 372
3206 빈자貧者의 영성 -도반道伴과 기쁨-2016.5.31. 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프란치스코 2016.05.31 371
3205 종의 자세(Attitude of a Servant)-2015.11.10. 화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11.10 371
3204 복(福)된 운명-신비가의 삶-2015.1.12. 연중 제1주간 월요일(뉴튼수도원 6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2 371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