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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3.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신명30,15-20 루카9,22-25

 

 

 

구원은 은총이자 선택이다

-십자가의 길-

 

 

 

‘구원은 은총이자 선택이다’, 바로 은총의 선물인 십자가의 길을 선택함이 구원이라는 것이며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구원은 선택이다’ 라고 정했는데 잠깨는 순간 ‘은총’이란 말이 떠올랐고 선택 앞에 은총을 넣으니 비로소 마음이 흡족했습니다.

 

‘구원’대신 ‘삶’을 넣어 “삶은 은총이자 선택이다”라 해도 그대로 통합니다. 공기처럼 모두에 전제되는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눈만 열리면 모두가 은총임을 깨닫는다는 것이며 그래서 “모두가 은총이다”라는 고백이 나옵니다. 이런 깨달음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오늘은 사순시기 2일째이고 어제 사순시기 첫날 재의 수요일을 잊지 못합니다. 수도원 십자로 중앙에 위치한 예수 부활상 앞, 발치에 등을 구부리고 기도하던 남자 형상의 바위 모습을 발견한지 만1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순전히 은총의 발견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날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도하는 장면을 볼 때 마다 감동했고 참 많이도 사진에 담아 나눴습니다. 하루하루의 구원은 은총이자 선택입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김인식의 자서전에 나오는 다음 말을 잊지 못합니다.

 

“진 경기를 감독이 이기게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감독 때문에 다 이긴 경기가 뒤집히는 경우는 숱하게 봤다.”

 

그러니 살아있는 그날까지 깨어 하루하루 충실히 은총이자 선택의 삶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성생활은 막연하거나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이요 이 습관이 삶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좋은 습관은 성격이 되고 운명이 되니 결코 우연은 없다는 진리입니다.

 

제1독서에서 모세 역시 구원의 삶은 선택임을 강조합니다. 구원이 순전히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다음 말씀입니다. 하느님께는 언제나 ‘영원한 오늘’만 있을 뿐입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듣고,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

 

강조되는 말마디가 ‘오늘’입니다. 연이어 ‘오늘’ 선택을 강조하는 모세입니다. 모세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 놓았다. 너희와 너희 자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려야 한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다’ 참 의미심장한 말씀입니다. 주님과 일치의 정도에 따라 충만한 생명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죽음이 아닌 생명의 주님을, 불행이 아닌 행복의 주님을, 저주가 아닌 축복의 주님을 선택하여 한결같이 사랑하며 그분의 말씀을 듣고 지키며 기도하며 회개의 삶을 살 때 충만한 생명이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주님께 불순종의 경우 역시 순전히 우리의 선택이자 책임입니다.

 

“그러나 너희의 마음이 돌아서서 말을 듣지 않고, 유혹에 끌려 다른 신들에게 경배하고 그들을 섬기면, 내가 ‘오늘’ 너희에게 분명히 일러 두는데, 너희는 반드시 멸망하고, 요르단을 건너 차지하러 들어가는 땅에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 참 엄중합니다. 우리의 선택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이래서 좋은 선택을 위해 주님께 대한 한결같은 사랑과 기도, 말씀공부와 실천, 회개의 삶이 절대적입니다. 무엇을 선택합니까? 구원의 길, 생명의 길인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바로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명쾌하게 그 선택할 바를 밝혀 주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바로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 누구나의 삶에서 항구한 구원 법칙임을 깨닫습니다. 일상에서는 물론 특히 사순시기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할 수행입니다. 그래서 사순시기 매주 금요일마다 공동으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칩니다. 사람이 되는, 성인이 되는 생명의 길, 구원의 길은 이 십자가의 길 하나뿐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선택해야 할 십자가의 길입니다. 바로 이에 앞서 수난과 부활에 대한 주님의 첫 번째 예고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결코 값싼 은총은, 구원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결코 값싼 십자가의 길은 없다는 것입니다. ‘반드시’라는 말마디에 유의해야 합니다. 반드시 고난과 배척, 죽음의 십자가의 길 다음에 비로소 부활의 영광입니다. 뿌리 없이는 꽃도 없듯이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없이는 부활의 영광도 없습니다. 문득 오래전 써놨던 ‘뿌리 없이는 꽃도 없다’라는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뿌리 없이는 꽃도 없다

뿌리로 살아야지 

세월속에 묻혀 뿌리로 사는 거야

 

꽃 사랑으로 

피어날 때까지 끝없이 기다리며 

뿌리로 사는 거야

 

뿌리 살이 

고달플 때

꽃 사랑 추억으로 갈증 축이며

 

하늘 사랑 

꽃으로 피어날 그날 그리며 뿌리로 사는 거야

뿌리 없이는 꽃도 없다”-1999.7.2

 

뿌리 없이는 꽃도 없습니다.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없이는 부활의 영광도 없습니다.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후에 비로소 부활의 영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불퇴전不退轉의 용기로 부활의 영광을 앞당겨 자발적 기쁨으로 십자가의 길을 가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은총의 선물인 십자가의 길에 항구할 수 있도록 한결같은 주님 사랑과 끊임없는 말씀공부와 기도와 회개는 필수입니다. 이에 날마다 주님의 미사은총이 우리에게는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끝으로 참 자주도 인용했던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라는 제 사랑하는 좌우명 고백 기도 마지막 한 연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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