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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5.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예레17,5-10 루카16,19-31


                                                                               회개의 여정

                                                                            -사람이 되는 길-


우리 삶의 여정은 회개의 여정이자 자유의 여정이요 사람이 되는 여정입니다. 사람이, 자유인이 되는 길은 회개의 여정뿐입니다. 참 사람으로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갈수록 힘들어지는 세상살이입니다. 노인이나 어른이나 젊은이나 똑같습니다.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 하는데 자유와 평등은 요원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간 존재 자체가 자유롭지 못한 제한적 존재이며 평등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유전과 환경을 이야기하는데 잘 들여다보면 내탓없이 타고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재능도, 성격도, 외모도 타고 나고  가족력을 들먹이는 병도 타고납니다. 하여 천품, 천성, 천형, 천부, 천재라는 하늘 천자가 들어가는 낱말도 허다합니다. 여하튼 불평등하게 부자유하게 태어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부자와 라자로 역시 그렇다고 봐야합니다. 부와 빈곤이 대물림하는 현대판 계급 사회에서는 부(富) 또한 타고 난다고 봐야 합니다. 개천에서 용나는, 신분 상승은 참 기대하기 힘든 세상입니다.


어제 면담성사중의 조언도 생각납니다.

"하느님이 원망들어도 쌉니다. 어찌 그렇게 잘 믿었는데 그런 불행을 주실 수 있습니까? 하느님을 원망하십시오. 그러나 더욱 기도하십시오. 하느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습니다. 문제도 답도 하느님 안에 있습니다. 그냥 살기만해도 구원이니 하루하루 충실히 사시고 하느님 앞에 가면 왜 이렇게 살게 했느냐 따지십시오.“

사실 내 탓없이 타고나는 것들 대부분을 살펴보면 하느님께 닿아있음을 봅니다.  


아, 이런 숙명적 절망의 틀에서 어떻게 벗어나 참 나를 실현하며 살 수 있을까요? 참 절실한 화두입니다. 절대적 자유와, 절대적 평등은 하느님 앞에서만 가능합니다. 있는자건 없는자건, 강한자건 약한자건, 건강한자건 병든자건, 의인이건 죄인이건, 유능한 자건 무능한 자건, 잘난자건 못난자건 하느님 앞에서만 모두 평등하며 자유롭습니다. 부단한 회개의 여정을 통해서 성취되는 하느님 앞에서의 삶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만물보다 더 교활하여 치유될 가망이 없으니, 누가 그 마음을 알리오? 내가 바로 마음을 살피고 속을 떠보는 주님이다. 나는 사람마다 제 길에 따라, 제 행실의 결과에 따라 갚는다.“


바로 이런 주님 앞에 나를 세우고 성찰하는게 바로 회개입니다. 오늘 복음의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가 의미심장합니다. 우리 모두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유입니다. 이 둘의 불평등의 골은 얼마나 깊은지요. 어느 시대나 부자와 라자로가 상존하는 불평등한 세상입니다. 문제는 라자로가 아닌 부자입니다. 부자의 무관심이, 닫힌 삶이 문제입니다.


부자의 문제는 무엇입니까? 셋입니다. 위의 하느님과의 단절, 앞으로 미래와의 단절, 옆으로 이웃과의 단절입니다. 오직 현재의 재물이 전부인 육적, 현실적 삶만 있을뿐입니다. 이사야의 말씀은 그대로 부자에게 적용됩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위로 하느님께, 미래에 죽음에로, 옆의 이웃에로 열려있어야 사람인데, 사방 모두에 닫혀 있는 흡사 자기 감옥에 갇혀있는 수인(囚人)의 모습입니다. 한마디로 삶의 의미도, 삶의 목표도, 삶의 중심도, 삶의 방향도 전무(全無)한 상태입니다. 바로 이것이 죄(罪)이자 병(病)입니다. 죄와 병의 구별이 애매합니다. 죄가 깊어지면 병이 된다고 봐야합니다. 


부자의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회개의 삶입니다. 위로 하늘에 계신 하느님과 소통의 기도인 대화를 나눠야하고, 언젠가의 죽음을 내다봐야 하며, 주변의 가난한 이웃, 라자로를 보살피고 배려해야 합니다. 바로 회개를 통한 죄로부터, 병으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죄의 회개와 더불어 치유되는 병입니다. 불통에서 소통으로, 단절에서 연결로의 전환이 회개이며, 이런 회개를 통해 깊어졌던 서로의 골이 메워질 때 치유입니다. 


오늘 1독서의 두 부류의 인간은 그대로 부자의 내면과 라자로의 내면을 상징합니다. 하느님 눈엔 누가 진정 부자요 자유인인지 묻게 됩니다. 제가 볼 때 부자는 내적 불치의 병자요, 라자로는 내적건강의 자유인입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부단한 회개의 여정에 충실함으로 하느님께 깊이 뿌리 내린 이들이 진정 자유인이요 부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라자로의 내면이 이러했음이 분명합니다. 현세의 불평등과 부자유로부터 자아초월(自我超越)의 절대 평등과 절대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길은 바로 회개의 길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내적자유와 평화, 부요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시편40,5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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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아빠 2015.03.05 05:43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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