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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15. 사순 제4주일                                                                                                     역대기하36,14-16.19-23 에페2,4-10 요한3,14-21


                                                                                                        사순시기의 기쁨

                                                                                               -참 좋은 하느님 사랑의 선물들-


사순시기 이렇게 기쁘게 지내기는 처음입니다.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도 되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생시인가 꿈인가 할 정도로 안식년을 끝내고 귀원한 후로의 나날이 행복합니다. 한 때는 '설렘'에, 또 한 때는 '아픔'에 새벽 잠을 깼지만, 지금은 '기쁨'에 새벽 잠을 깹니다. 하여 요즘 사순시기 면담고백성사중 가장 많이 보속 처방전 말씀은 다음 바오로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데살5,16-18).


아마 이보다 더 좋은 처방의 말씀도 드물 것입니다. 며칠전 수도형제들 앞에서 미사 강론 중 언급한 말이 떠오릅니다.


"안식년 중 내 강론 스타일이 변했습니다. 큰 특징이 하나 생겼습니다. 미담인 경우 대담하게 실명을 언급한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주저했지만 지금은 거침없이 아름다운 일화와 더불어 그 주인공들의 실명을 언급합니다. 이제 제 강론은 '가톨릭신문'처럼 되었습니다. 사순시기는 우울하고 어둡게 지내는 시기가 아니라, 주님 부활을 앞당겨 기쁘고 밝게 지내는 시기입니다. 


분도성인 역시 성령의 기쁨으로, 영적 갈망의 기쁨으로 부활 축일을 기다리라 합니다. 규칙서에 기쁨이란 단어가 두 번 나오는데 모두 '제49장, 사순절을 지킴에 대하여'라는 장에서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씀이 꼭 저를 두고 하는 말씀같습니다.


"자비가 풍성하신 하느님께서는 나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안식년을 통해 나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습니다. 이렇게 은총으로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나를 그분과 함께 일으키시고 그분과 함께 하늘에 앉히셨습니다."(에페2,4-6).


큰 위로와 구원의 말씀입니다. '우리'대신 '나'를,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대신 '안식년을 통해'를 넣어 그대로 내 고백으로 바꿔봤습니다. 비록 지상에 머물지만 행복하기가 주님이신 그분과 함께 하늘에 앉아 사는 느낌입니다. 요즘 며칠도 기쁨에 넘쳤던 하루하루였습니다.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롭게 사십시오.“

시들어 가는 꽃들이지만 꽃병에서 한 송이를 뽑아 말씀 처방전과 함께 면담고백성사를 본 형제자매들에게 사랑의 보속 선물로 드리니 '기쁨의 고백성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현 세라피나 자매는 음성이 좋아 성가 한곡 부를 것을 보속으로 하나 덧붙였습니다.


"아, 자매님은 성악을 전공하셨어도 좋을 뻔 했습니다.“

진정이었습니다. 보속으로 눈물지으며 정성을 다해 부르는 '마니피캇' 노래가 심금을 울렸습니다. 하느님은 거룩한 성가를 통해 자매는 물론 나를 치유하셨음을 분명히 깨닫습니다. 3월 첫주 금요일(3.6일), 월피정중인 서울 베네딕도회 수녀님들에게 3시간에 걸쳐 고백성사를 줄 때 대부분 보속도 일치되었고 내심 흡족했습니다.

"보속은 오늘 피정하는 하루 오로지 하느님만 생각하고 사랑하며 거룩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보속을 선물했습니다. 제 동생 영희 엘리사벳이 보낸 카톡 편지도 나를 기쁘게 했습니다.


"요즘 강론은 전 같지가 않아요. 단맛이 나는 것 같아요. 물흐르듯 이어지는 체험의 숨소리가, 사랑이 배어있어 읽으면서 느껴져요. 새로 마련된 집무실이 있어 마음 든든하네요. 최 빠코미오 새 원장님께서 사랑으로 해주셔서 감사해요. 매사 감사의 마음으로 사시니 기쁨이 넘쳐나는 것 같아요. 강론을 보는 이들도 신부님이 안식년 전후가 다르다고 해요.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해요. 김진봉 말가리다 수녀님은 근래 보기 드문 성인신부라고 극찬을 하셨어요.“


마음의 눈만 열리면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마침 새벽에 일어나 집무실로 나오려니 가지런히 놓여있는 두 켤레의 신발이 보기 좋아 즉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내 사랑하는 도반이자 원장인 빠코미오 수사의 신발과 내 신발입니다. 왼쪽은 내 슬리퍼이고 오른쪽 태극기 스티커가 붙어있는 귀엽고 앙증스런 털신은 빠코미오 원장의 것입니다. 이런 사랑스런 장면 역시 사랑의 선물입니다.


어제의 행운목 선물도 소개합니다. 15년 이상 가족 미사를 드려준 가족 12명이 생전 처음 저를 찾았습니다. 가족을 대표하여 최경원 엘리사벳 자매가 미사를 신청했고 어제는 전 가족을 대동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저를 찾았고, 행운목도 선물했으며 참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중에 대화도 나눴고 저는 다섯 가족에게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 재 책도 선물했습니다. 떠날 때는 형제자매들에게 강복도 듬뿍 드렸습니다.


도대체 하느님 사랑의 선물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 하신 일 놀라워라, 주님을 찬미하라'(시편150,2ㄱ) 저절로 아침 기도의 시편이 흘러나옵니다. 함께 사는 수도형제들 하나하나 모두가 소중한 하느님 사랑의 선물들입니다. 하느님이 그 마음을 움직여 유배중인 이스라엘 사람들을 해방시켜 자유인들이 되게 해준 1독서의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 역시 하느님의 좋은 사랑의 선물입니다.


"주 하늘의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나라를 나에게 주셨다. 그리고 유다의 예루살렘에 당신을 위한 집을 지을 임무를 나에게 맡기셨다. 그분 백성에 속한 이들은 누구나 주 그들의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빈다. 그들을 올라가게 하여라.‘


예나 이제나 세상 모든 나라 지도자들이, 모든 시간과 사건이 하느님의 손안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아무도 하느님의 손길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하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의 선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참 좋은 하느님 사랑의 선물은 '구원의 선물'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처럼 우리는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런 구원은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인간의 행위에서 나온 것이 아니니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습니다. 


아, 구원의 선물, 하느님의 선물을 깨달아 알 때 저절로 샘솟는 겸손과 기쁨, 감사의 삶입니다. 구원의 선물을 실감할 수 있는 참 좋은 선물 중 하나가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미사를 통해 그대로 실현되는 다음 요한복음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신실하신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거행되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영원한 생명의 구원을 속속들이 체험하게 하십니다.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인 아드님과 그 아드님 대사제 예수님 친히 집전하시는 미사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선물이자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바오로의 다음 고백 말씀이 고무적입니다. 믿는 이들의 긍지요 끊임없이 분발케하는 자극제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의 자랑이 되고 하느님은 우리의 자랑이 됩니다. 새삼 우리 인생은 하느님의 선물이자 우리의 과제임을 깨닫습니다. 미완성의 하느님의 작품인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우리의 선행의 노력이 함께 하는 가운데 완성되어가는 하느님의 작품인 우리들입니다.


오늘 사순 제4주일은 '래타레', '기뻐하라' 주일입니다. 제의도 기쁨을 상징하는 장미색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기쁨이듯이 우리 역시 하느님의 기쁨입니다. 은총의 사순시기, 주님 부활을 기다리는 기쁨은 우리 기쁨의 원천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하느님의 작품인 우리를 점차 당신을 닮은 모습으로 완성시켜 가십니다.


"슬퍼하던 이들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위로의 젖을 먹고 기뻐 뛰리라."(이사66,10-11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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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아빠 2015.03.15 05:45
    아멘! 신부님 말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오늘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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