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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29. 수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나자로 기념일          

                                                                                                                         1요한4,7-15 요한11,19-27


                                                                   사랑의 공동체, 사랑의 환대


오늘 제1독서 요한 1서에 ‘사랑’이란 말이 참 많이 나옵니다. 매일미사의 독서와 복음을 통틀어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호기심에 헤아려 보니 무려 18회 나왔습니다. 과연 사랑의 사도 요한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하는 이는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비상한 하느님 체험이 아니라 사랑할 때 그대로 평범한 일상의 하느님 체험이요 바로 이것이 건전하고 건강한 하느님 신비체험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들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대로 성체성사가 입증하는 진리입니다. 매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우리 모두 당신 사랑으로 살게 해주십니다. 사도 성 요한은 재차 우리 모두에게 서로 사랑을 강조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1요한4,11-12).


관상가, 신비가는 유별난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신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우리 모두의 보편적 성소입니다. 요즘 수도원 뜨락의 달맞이꽃이 한창입니다. 쓸모없는 야생화라 베어버릴 수 있지만 그대로 보존하니 밤마다, 아침마다 주변을 환히 밝히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하늘에는 별, 땅에는 꽃, 사람에는 사랑이란 말을 실감합니다. 어제 써놓은 ‘사랑은 저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글을 나눕니다.


-달맞이꽃 축제다/달맞이꽃 사랑이다

누가 봐준들 봐주지 않은 들/무슨 상관이랴

하늘 님만/보신다면야

사랑은 저렇게 하는 것이다/삶의 스승이다

날마다/밤마다/새롭게 하늘 사랑/꽃 피어내며

하늘로 하늘로/오르는 연노랑 청초한 달맞이꽃 사랑

주변이 환하다/매일이 새날이요 사랑이요 영원이로구나-


그대로 사랑의 공동체, 사랑의 환대를 상징하는 달맞이꽃 무리들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마르타, 마리아, 라자로 공동체를, 또 우리 요셉수도공동체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우리 수도원 피정 손님집의 명칭입니다. 봉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마르타 집, 소규모 인원의 단체피정집인 마리아 집, 주로 남자 피정객들이 머무는 라자로 집, 서로 이웃하고 있는 정다운 모습이 그대로 오늘 복음의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오늘 소개되는 기념일 명칭도 흥미롭습니다. 매일미사에는 ‘성녀 마르타 기념일’이라 소개되지만 우리 수도원의 ‘수도승 전례 지침’에는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나자로 기념일’이라 소개됩니다. 완전히 사랑의 성인들 가정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을 참으로 사랑으로 환대했던 환대의 성인들, 환대의 집임을 깨닫습니다. 옛 수도교부들은 삼남매의 가정공동체를 이상적인 수도공동체의 전형으로 보았습니다. 


관상가 마리아, 활동가 마르타, 병자인 라자로가 함께 하는 수도공동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 안에서 서로 조화되어  사랑으로 보완하여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이상적 사랑의 수도공동체라 본 것입니다. 오늘의 수도공동체의 현실을 봐도 공감이 가는 해석입니다. 공동체가 온통 기도의 관상가만, 일벌레 같은 활동가만, 또 아픈 병자만 있다면 공동체 일치와 평화, 존립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르타와 주님 간의 주고 받는 문답 내용도 깊고 좋으며 분위기도 참 정답고 신뢰의 사랑 가득해 보입니다. 얼마나 주님을 사랑으로 환대한 삼남매인지, 또 주님이 얼마나 삼남매를 사랑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주님의 물음이 은혜롭고 마르타의 고백이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11,25ㄴ-26).


마르타 덕분에 이런 귀한 진리를 배웁니다. 마르타뿐 아니라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너는 이것을 믿느냐?’는 주님의 물음입니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요한11,27ㄴ).


마르타와 함께 이렇게 미사 중에 주님을 고백하는 우리들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수도가정은 주님을 환대하고 주님 역시 생명의 빵인 말씀과 성체를 나눠 주심으로 우리 모두를 환대하시고 위로하시며 치유하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시편34,9ㄱ). 주님 사랑의 맛, 주님 사랑의 깨달음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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