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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31. 토요일(뉴튼수도원 82일째) 

                                                               성 요한 보스코 사제(1815-1888) 기념일

                                                                                                                         히브11,1-2.8-19 마르4,35-41


                                                                          믿음의 사람들

                                                                           -믿음 예찬-


믿음의 사람들이 감동을 줍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진정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이 감동하시는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제 주변에도 믿음의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어제 인용했던 올 2월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개인전(2.4-2.10)을 여는 민경숙 루치아 교장님도 진정 믿음의 사람입니다. 지체없이 축하의 카톡을 보냈습니다.

"아,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자매님 믿음의 승리,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시간 내어 개인전 꼭 다녀오고 싶네요.“

카톡을 통해 대표 그림을 전송 받은 제 형수의 소감입니다.

"와, 민경숙 선생님이 그렇게 그림을 잘 그렸나요. 따뜻하면서도 힘이 넘치네요. 꼭 가봐야겠어요. 그림을 보니 그동안 자알 살았네요."


몇 번 인용했던 예화도 소개합니다. 예전 왜관수도원에 갔을 때 저녁기도전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모여드는 노수사님들의 모습이 참 초라하고 허무해 보였습니다. 순간 깨달음처럼 스친 강렬한 생각입니다. 아, 그 순간 노수사님들의 존재자체가 믿음으로 보인 것입니다. 다 증발하면 흰 소금만 남는 바닷물처럼 다 증발되고 순수한 믿음만 남은 모습으로 보인 것입니다. 흡사 믿음이 걸어다니는 착각도 들었습니다. 요즘도 평생 믿음으로 살아온 노수사님들이나 노신부님들을 보면 무조건 존경스런 마음입니다.


요즘의 깨달음 하나도 나누고 싶습니다. 일출과 일몰의 장면입니다. 참 재미있는 것이 산티아고 순례 시 스페인의 땅끝, 피스텔라에서 찍은 황홀찬란한 일몰 사진을 많은 분들이 일출 사진으로 착각했습니다. 마친가지 여기 뉴튼수도원에서 찍어 보낸 아름다운 일몰 사진 역시 여러분이 일출 사진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아, 미국에서 일몰이 한국에선 일출이 될 수 있겠구나, 믿음 좋은 이들의 일몰같은 죽음의 끝은 그대로 하늘나라에서 일출같은 새로운 탄생의 시작일 수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마음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믿음은 인체로 말하면 뼈와 같습니다. 뼈가 바르고 튼튼해야 몸도 바르고 튼튼하듯 믿음이 바르고 튼튼해야 삶도 바르고 튼튼합니다. 골다공증의 뼈처럼 골다공증의 믿음은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요즘처럼 성가가 맛있게 느껴지기는 처음입니다. 온마음과 온힘으로 우렁차게 성가를 부릅니다. 성가뿐만 아니라 미사나 성무일도시 마음을 담은 목소리로 말씀을 읽고 노래하니 말씀의 맛 또한 좋습니다.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만 아니라 성가도, 미사도, 성무일도도 참 좋은 렉시오디비나임을 깨닫습니다.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 나를 따르는 사람들은 어둠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입니다.

 나는 진리의 샘입니다. 나를 따르는 사람들은 평생 목마르지 않고

 진리의 샘을 만날 것입니다.

 나는 구원의 길입니다. 나를 따르는 사람들은 헛된 수고 않고

 구원의 길을 찾을 것입니다.-


어제 미사중 입당성가(421장)도 신선한 깨달임이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믿음의 삶에 비약은, 첩경의 지름길은 없습니다. 모든 믿음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하느님 은총의 믿음이지만 우리의 항구하면서도 평범한 믿음을 위한 노력이 필수입니다. 보슬비에 옷이 젖듯이 이런 사소해 보이는 성가도 믿음으로 충실히 하다보면 마음도 믿음으로 촉촉이 젖어듭니다. 


어제는 뉴튼수도원 수도형제들의 특별한 배려로 극장에 가서 형제들과 함께 뮤지컬 '모세의 이야기(The Story of Moses)'를 관람했습니다. 거리만으로 왕복 6시간(유마티아수사 운전)의 장거리에 3시간의 관람시간, 거의 하루가 소요된 시간이었지만 관람료도 시간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믿음을 충전시킨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극장의 정면 앞 사자와 양의 조각상 앞에서 찍은 사진에 대한 형수의 카톡 응답에서 받은 깨달음도 새롭습니다.

"사자하고 양 때문에 사자가 맹수같이 보이지 않아요. 아무튼 셋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믿음이 좋았던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사자(?)와 양(?) 사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극장의 정문 왼쪽 위쪽에 큰 글자로 쓰여진 문귀도 인상 깊었습니다.

"Where the Bible come to life(성경, 생명이 나오는 곳)!"

수년간 기도하며 준비한 작품이라 합니다. 모든 배우들이 믿음을 다해 온몸과 온맘으로 열연했기에 감동도 컸습니다. 팜프렛을 읽던 중 모르는 영어 말마디가 마음에 걸려 즉시 갖고 간 아이패드로 찾았습니다.


"Brick by Brick“

찾자마자 환호했습니다. '벽돌을 쌓듯이, 차곡차곡'이란 뜻이었습니다. 이렇게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평상심(平常心)이 도(道)라 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믿음으로 벽돌을 쌓듯이 차고차곡 실행하는 삶의 습관이 견고한 믿음을 만듭니다. 영성생활은 습관입니다. 좋은 습관이 좋은 믿음을 형성합니다.


모세의 이야기는 실로 서사적(epic)입니다. 스케일의 크기가 참 웅대합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믿음의 이야기는 또 얼마나 서사적이요 고무적인지요. 말그대로 위대한 믿음의 찬가(a magnificent hymn of faith)입니다. 오늘은 아브라함이 주인공이지만 이어 모든 이스라엘 믿음의 선배들이 열거됩니다. 


하늘의 별들처럼 교회 하늘에 영원히 반짝이는 별들같은 믿음의 선배들입니다. 고립된 우리 믿음이 아니라 이런 믿음의 선배들의 믿음을 유산 받고 있는, 교회의 믿음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용사'란 말보다는 '선배'란 말이 친근감이 갑니다. 이런 선배들의 믿음이 부단히 신선한 자극과 충격이 되어 우리 믿음을 성장, 성숙케 합니다.


"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갔습니다.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반겼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요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들이 본향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실상 그들은 다 나은 곳, 바로 하늘 본향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히브11,13-14.16).


고난과 시련 중에 있는 신도들의 믿음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히브리서 저자의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오늘날 믿음의 시련을 겪고있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위로와 격려 말씀입니다. 하여 '고향에서 고향을 그리워 하며(homesick at home)', 하느님 계신 본향을 갈망하며 믿음 속에 죽어간 믿음의 사람들은 곧 우리의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의 시련중에 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상징하는바 깊습니다. 흡사 거센 돌풍의 세상 바다에 떠있는 우리 교회요 가정이요 수도공동체 같습니다. 답은 믿음 뿐입니다. 믿음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주님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애당초 타고난 믿음은 없습니다.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입니다.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깨어 일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명령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조용해 집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흡사 세상 바다에 시련 중인 우리를 향한 말씀같습니다. 주님께 청할 것은 단 하나, 부족한 믿음을 도와달라는 것뿐입니다. 이런 구원체험을 통해 제자들의 믿음도 한층 깊어졌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큰 두려움에 잡혀 말합니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평생화두입니다. 하여 주 예수 그리스도님만이 우리 믿음의 원천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도와주시고, 마음의 풍랑을 잠잠케 하십니다. 


"주님, 새벽부터 넘치도록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 한생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시편90,1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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