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3.9. 사순 제3주간                                                                                                                               월요일 열왕기하5,1-15ㄷ 루카4,24ㄴ-30


                                                                                                          거꾸로 살아라

                                                                                                          -발상의 전환-


'거꾸로 살아라'

한 눈에 들어 온 주간경향(2015.3.10) 표지 주제 글입니다. 이어 표지 주제 글에 대한 부연 설명입니다.

'불황시대 서민생존법, 정부정책은 '빚내서 집 사라'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지금, 자산 가치가 올라갈 일은 없다고 말한다. 개인에게는 절약과 저축이 불황을 건너는 현명한 선택이다. 중산층, 서민이 장기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과는 거꾸로 가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거꾸로 살아라’

살아남기 위한 생존법으로 영성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고정관념, 선입견,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전체를 보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아, 바로 이것이 자기비움의 겸손입니다. 


언젠가 강론에 인용했던 산티아고 순례때의 깨달음의 일화도 잊지 못합니다. 샤워후 문이 열리지 않아 큰 소리로 도움을 청했던 일화입니다. 옆으로 밀어야 할 문을 앞으로 밀어대니 문이 열릴 리가 없습니다. 잠시 후 밖에서 문을 옆으로 스르르 열어주며 세분 정도의 외국순례객이 빙그레 웃고 있었습니다. 들어갈 때는 옆으로 열고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순간 잊고 밀어대며 당황하여 소리쳤던 것입니다. 


또 미국 뉴튼수도원에서의 일화도 잊지 못합니다. 어느 분이 사준 작은 영양제의 병을 아무리 열어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우리와는 반대로 오른쪽으로 돌려야 하는데 왼쪽방향으로 계속 돌렸으니 열릴리 만무합니다. 이와 같은 예는 허다합니다. 활짝 열린 문으로 나가야 하는데 문이 아닌 벽을 계속 밀어대는 경우와 흡사합니다. 


이토록 바뀌기 힘든게 고정관념이요 편견입니다. 발상의 전환이, 깨어있는 자기비움의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기존관념을 넘어서는 분입니다. 하느님께는 편애가 없고 모두가 하느님 섭리의 도구입니다. 하느님 섭리의 손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편견없이 전체를 있는 그대로 보는 활짝 열린 눈이 중요합니다.


엘리야 때에 이스라엘엔 과부가 많이 있었지만 엘리야는 아무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이방의 시돈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되었습니다. 엘리사 때 역시 이스라엘에는 나병환자가 많았지만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 졌습니다. 아, 바로 이것이 이스라엘 사람들이 전혀 예상못한 이들의 의표를 찌르는, 편견의 벽을 깨는 하느님의 일하시는 방식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바로 편견을 깨지 못한 고향사람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죄라기 보다는 영혼의 불치병과도 같은 편견입니다. 한번 고착된 편견은 정말 고치기 힘든 병같습니다. 역시 답은 깨어있는 자기비움의 겸손, 발상의 전환뿐입니다. 진정 이것이 영적수행의 요체입니다. 외골수가 아닌 이런저런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오늘 나병환자 나아만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이스라엘 땅에서 사로잡아온 어린소녀가 나아만의 나병 치유를 위한 계기가 되리라곤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너무 하찮아 그냥 넘길 이야기지만 나아만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요르단 강에서 일곱 번 몸을 씻으라는 엘리사의 명령은 또 얼마나 평범합니까? 모두 나아만의 의표를 찌르는, 나아만의 겸손에 대한 하느님의 시험입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이 일하시는 방법입니다. 하느님의 눈에는 시시한 것도, 작은 것도 없습니다. 나아만은 현명한 측근들의 권유에 생각을 바꿔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가 일러준대로 요르단 강에 일곱 번 몸을 담그자 완전 치유입니다. 나병의 치유와 더불어 교만이란 영혼의 나병까지 치유되어 완전히 겸손한 사람이 된 나아만입니다. 다음 겸손한 하느님 고백이 그의 완전치유를 입증합니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은혜로 천형(天刑)인 나병이 치유되어 천복(天福)을 누리게 된 겸손한 나아만입니다. 진정 주님을 닮아갈 때 부단한 발상의 전환이요 자기비움의 겸손이요 치유되는 편견의 병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영육의 아픔과 더불어 교만과 편견의 영적나병도 치유해 주시어 우리 모두 겸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나 주님께 바라며 그분 말씀에 희망을 두네.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시편130,5.7). 아멘.





  • ?
    부자아빠 2015.03.10 05:47
    아멘! 게을러서 하루지나 어제의 말씀을 봅니다.
    말씀은 지나서 읽어도 좋습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1 평생과제 -둥근 사랑, 둥근 마음, 둥근 삶-2019.6.18.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8 158
1630 참 아름다운 영혼들 -적극적 사랑의 비폭력적非暴力的 저항抵抗의 사람들-2019.6.17.연중 제11주일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7 147
1629 아름답고 행복한 삶 -아름다운 삼위일체 하느님 닮기-2019.6.16.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6.16 237
1628 사유하라! -예수님이 답이다-2019.6.15.연중 제10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5 137
1627 질그릇에 담긴 보물 -순수의 힘, 사랑의 힘, 예수님의 생명-2019.6.14. 연중 10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4 148
1626 사랑과 ‘마음의 순수’ -사랑이 답이다-2019.6.13.목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1195-123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13 181
1625 사랑-예수님 -율법의 완성이자 분별의 잣대-2019.6.12.연중 제10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2 133
1624 떠남의 여정 -버림, 비움, 따름-2019.6.11.화요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11 183
1623 교회의 어머니 복된 동정 마리아 -“너 어디 있느냐?”-2019.6.10.월요일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10 212
1622 주님의 참 좋은 은총의 선물 -평화, 성령, 파견, 일치-2019.6.9.성령 강림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6.09 236
1621 참으로 삽시다 -제자리, 제모습, 제색깔, 제향기, 제대로-2019.6.8. 부활 제7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08 149
1620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기도, 사랑, 추종-2019.6.7. 부활 제7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07 149
1619 공동체의 일치 -기도, 중심, 사랑-2019.6.6. 부활 제7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06 129
1618 성화聖化의 여정 -진리의 말씀으로 거룩해지는 삶-2019.6.5. 수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672/5-75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05 171
1617 어떻게 살아야 하나? -자나깨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2019.6.4. 부활 제7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04 168
1616 참 좋은 영원 유일한 버팀목, -예수님-2019.6.3. 월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1886-1887)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03 148
1615 승천昇天의 삶 -희망, 승리, 기쁨-2019.6.2.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6.02 163
1614 기도와 삶 -기도가 답이다-2019.6.1.토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10-166)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01 159
1613 사랑의 찬미와 감사의 삶 -환대와 우정-2019.5.31. 금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5.31 215
1612 주님의 집 -영원한 정주처, 안식처, 피신처-2019.5.30.요셉 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5.30 269
Board Pagination Prev 1 ...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