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8.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사회교리기간)               

이사11,1-10 로마15,4-9 마태3,1-12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하늘 나라의 삶

-진정한 혁명, 보듬어 안기-

 

 

 

오늘 대림 제2주일은 38번째 맞이하는 인권주일이자, 9번째 맞이하는 사회교리 주간(12.8-14)입니다.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 존엄과 인권 존중의 삶이야 말로 복음의 요구이자 당면한 우리 신자들의 의무입니다. 주교회의 정의 평화 위원회 인권주일 담화문도 이색적이었습니다. ‘진정한 혁명, 보듬어 안기’라는 제하에 무위당 장일순(요한) 선생의 시 ‘혁명’이 인용되고 있었습니다. 

 

-“혁명이란 따뜻하게 보듬어 안는 것이예요

혁명은 새로운 삶과 변화가 전제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새로운 삶이란 폭력으로 상대를 없애는 것이 아니고

닭이 병아리를 까내듯이

자신의 마음을 다 바쳐 하는 노력 속에서 비롯되는 것이잖아요?

 

새로운 삶은 보듬어 안는 ‘정성’이 없이는 안 되지요

혁명이라는 것은 때리는 것이 아니라

어루만지는 것이예요

아직 생명을 모르는 사람들하고도 만나라 이거예요

보듬어 안고 가자는 거지요

그들도 언젠가는 알게 될 겁니다

상대는 소중히 여겼을 때 변하는 거거든요”-

 

무슨 사족이 필요하겠는지요. 이런 혁명은 피의 폭력 혁명이 아니라 사랑의 혁명, 영적 혁명을 뜻합니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혁명은 바로 이런 사랑으로 보듬어 안는 사랑의 혁명입니다. 바로 오늘 두 말마디가 진정한 혁명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하여 오늘 강론 제목은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하늘 나라의 삶-진정한 혁명, 보듬어 안기’로 정했습니다. 하늘 나라는 천상적인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분께서 땅을 다스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바로 거기서부터 실현되는 하늘 나라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것이 영원한 현재 진행형중에 있는 진정한 혁명, 하늘 나라의 실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세측면에 걸쳐 구체적 처방을 나눕니다.

 

첫째, 회개와 겸손입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광야의 고독속에서 터져 나온 세례자 요한의 사자후獅子吼와 같은 외침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물론 예수님 설교의 요약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성을 지니는 말씀입니다. 바로 이것이 참된 영적혁명의 핵심입니다. 하느님께로, 또 창조된 본연의 참 나로 돌아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회개와 더불어 동터오는 하늘 나라의 선물이자 실현입니다. 회개의 고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바로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는 회개의 실천입니다. 

 

하느님 앞에는 일체의 기득권도 무용지물입니다. 회개를 통해 겸손히 태어나는 길뿐입니다. 참으로 절박한 회개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 매일, 평생, 끊임없이 회개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회개의 열매가 겸손이요 세례자 요한이 그 모범입니다. 낙타털옷에 가죽띠, 메뚜기와 들꿀의 음식을 통해 그의 삶이 얼마나 단순하고 가난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이 또한 회개의 표징입니다. 그의 겸손한 고백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사랑의 성령과 불로 우리의 세례를 새롭게 합니다. 이처럼 회개의 진정성은 겸손을 통해 입증되며 주님 사랑의 성령과 불이 우리를 끊임없이 정화하고 성화하여 겸손하고 온유하게 하니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둘째, 정의와 평화입니다.

정의와 평화는 둘이자 하나입니다. 정의와 평화는 함께 갑니다. 참으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은 더욱 절박하게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는 화답송 시편입니다. 

 

“하느님, 저 달이 다 할 그때까지, 정의와 큰 평화가, 그의 시대에 꽃피게 하소서. 그가 바다에서 바다까지, 강에서 땅끝까지 다스리게 하소서.”

 

바로 이 거룩한 은총의 대림시기 바야흐로 실현되기 시작한 정의와 평화요, 이의 모범이 우리 주 예수님이십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은 성령의 은총을 가득히 받은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었고, 또 오늘의 우리를 통해 실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주님을 경외함으로 흐뭇해 하리라. 그는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판결하지 않고. 자기 귀에 들리는 대로 심판하지 않으리라. 힘없는 이들을 정의로 재판하고, 가련한 이들을 정당하게 심판하리라.---정의가 그의 허리를 두르는 띠가 되고 신의가 그의 몸을 두르는 띠가 되리라.”

 

정의와 신뢰의 주님이시며 여기에 평화가 추가됩니다. 이어지는 평화의 비전은 얼마나 아름답고 고무적인지요.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적먹이가 독사 굴에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말그대로 온 피조물이 평화공존을 이루는 정의와 평화가 완전 실현된 유토피아 낙원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바다를 덮은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한 정의와 평화가 실현된 세상입니다. 바로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이런 세상을 꿈꾸는 우리들입니다. 그날은 바로 오늘입니다.

 

“그날에 이사이의 뿌리가 민족들의 깃발로 세워져, 겨레들이 그에게 찾아들고 그의 거처는 영광스럽게 되리라.”

 

바로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입니다. 막연히 주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깨어 기쁘게, 정의롭고 평화롭게 살면서 주님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셋째, 인내와 위로입니다.

제2독서 바오로의 말씀대로 우리는 성경에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 희망을 간직하게 됩니다. 인내와 위로의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님을 뜻에 따라 서로 뜻을 같이하게 하시어, 한마음 한목소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하게 합니다.

 

인내와 위로가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를 가능하게 합니다. 참으로 함께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안에서 아버지를 찬양할 때 인내와 위로의 선물입니다. 인내와 위로의 하느님을 닮은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는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그러니 참된 혁명의 사랑의 공동체는 인내와 위로의 공동체입니다. 하여 평생 매일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양과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전례 기도를 바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기꺼이 받아들이신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서로 기꺼이 받아들여 보듬어 안게 되니 바로 이것이 진짜 혁명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우리 삶의 궁극의 목표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살 때 비로소 회개와 겸손, 정의와 평화, 인내와 위로의 은총이 뒤따르니 비로소 하늘 나라의 실현입니다. 참으로 대림시기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회개와 겸손, 정의와 평화, 인내와 위로의 사람이 되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참된 혁명의 하늘 나라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12.08 08:24
    사랑하는 주님, 주님께서 주신 오늘이라는
    선물을 이웃과 같이 하는 사랑으로 나누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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