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29. 금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사도12,1-11 2티모4,6-8.17-18 마태16,13-19



“이렇게 살고 싶다!”

-“늘 옛스럽고, 늘 새롭게(Ever old, ever new)!”-



오늘 입당송 내용이 참 깊고 아름다우며 감동적입니다.


“이 사도들은 세상에 사는 동안 자신의 피로 교회를 세웠으며, 주님의 잔을 마시고 하느님의 벗이 되었네.”


오늘은 가톨릭 교회의 양대 기둥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입니다. 늘 감동스런 오늘의 두 사도 대축일입니다. 방금 두 사도의 특징을 잘 묘사한 입당성가도 부를 때 마다 새롭고 힘이 납니다.


-“교회의 반석 성베드로와/선교의 주보 성바오로는

  신앙을 위해 순교하시고/승리의 관을 받으셨도다


  착하신 목자 성베드로여/천국문 여는 으뜸사도로

  주님께 소명받으셨으니/우리의 도움되어주소서


  간택된 사도 성바오로는/주님의 사랑사로잡히어

  온세상 두루다니시면서/부활한 주님전하셨도다”-


얼마나 서로 잘 보완되는 주님의 참 좋은 도반 사도인지요. 두 사도를 묵상하는 중 떠오른 제 짧은 자작시 ‘산과 강’입니다.


-“밖으로는 산/천년만년 임기다리는 산

 안으로는 강/천년만년 임향해 흐르는 강”-


마치 산같은 관상의 성베드로와 강같은 활동의 성바오로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침 어제 강론 자료들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은 짧은 영문 글귀를 강론 제목으로 택했습니다.


“이렇게 살고 싶다-늘 옛스럽고, 늘 새롭게!(Ever old, ever new!)-”


영혼이 세월의 풍화작용을 겪지 않아야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아름다운 삶입니다. 바로 두 사도가 늘 옛스럽고 늘 새로운 사도입니다. 우리 말마디 보다는 영어 말마디가 신선합니다. 사도뿐 아닙니다. 하느님이,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교회가, 미사가, 성인들이, 성서가, 고전이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 늘 옛스럽고 늘 새롭습니다. 아무리 세월 흘러도 여전히 새롭습니다. 영원한 현재, 영원한 청춘입니다.


바로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 늘 옛스럽고 늘 새롭게 살고 싶은 것입니다. 참으로 매력적이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삶입니다.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모범이 바로 오늘 대축일을 지내는 성베드로와 성바오로입니다. 


영원히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는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두 사도입니다. 누구나 이렇게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삶을 살고 싶은 것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첫째, '교회의 사람', '찬미의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교회의 사람은 찬미의 사람입니다. 방금 신나게 부른 ‘내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라’, 화답송 후렴이 이를 입증합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참 좋은 배경이 교회입니다. 참으로 우리가 교회의 사람임을 실감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교회공동체에 뿌리 내려야 튼튼해 지는 신망애의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미사 평화예식 경문중 한 대목입니다.


-“저희 죄를 보지 마시고 교회의 믿음을 보시어 주님의 뜻대로 교회를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되게 하소서.”-


무엇보다 교회공동체의 기도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요.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문득 떠오른 이등변 삼각형의 교회공동체였습니다. 윗 꼭지점은 하느님을 대변하는 주님의 천사가 있고, 아랫쪽 오른편 꼭지점은 공동체 형제들의 기도가 있고, 아래쪽 왼편 꼭지점은 바오로 사도가 있습니다. 바로 제가 주목한 대목입니다. 


‘그리하여 베드로는 감옥에 갇히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였다.’


교회공동체 형제들의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가 하느님께 상달되자 이어 주님의 천사가 파견되어 베드로를 구해내는 참으로 통쾌한 장면입니다. 이처럼 교회의 사람으로 교회공동체에 충실할 때 주님의 도움을 받습니다. 말 그대로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베드로의 사지로부터의 구출 체험을 바오로가 대신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나는 사자의 입에서 구출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행에서 구출하시고, 하늘에 있는 당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바로 교회의 사람에게 선사되는 구원의 은총입니다. 이런 구원에 대한 궁극의 희망이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삶을 살게 합니다.


둘째, '주님의 전사', '주님의 선교사'로 사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야 말로 주님의 영적전사, 선교사의 모범입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그리고 말씀과 기도로 완전무장하여 늘 영적전쟁에 승리의 삶을 살았던 영원한 주님의 전사, 선교사 바오로 사도입니다. 


이렇게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로, 선교사로 살 때, 주님을 닮아 말그대로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영원한 청춘의 삶입니다. 오늘 제2독서가 주님의 전사, 선교사로써 바오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마치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 장엄한 유언처럼 들립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 온 것입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길을 다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내 고백으로 삼고 싶은 감동적인 고백입니다. 날마다 하루를 마치면서, 또 마지막 임종시 주님의 전사, 선교사로서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고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주님의 전사로서, 선교사로서 날마다 이렇게 하루하루 살 때 비로소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참 아름답고 매력적인 삶이겠습니다. 성 바오로가 혹시 저에게 좌우명이나 묘비명을 부탁한다면 지체없이 이 말씀을 써드리고 싶습니다. 


셋째, '정주의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의 수제자 베드로 사도가 정주의 모범입니다. 참으로 늘 언제나 그 자리의 산같은 정주의 사람 베드로 사도입니다. 정주의 사람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통해 그가 얼마나 스승 예수님의 신원에 정통해 있는지 깨닫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바로 삶의 중심인 주님 안에 깊이 정주했기에 이런 은총의 신앙고백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고백에 감동, 감격하신 예수님의 축복의 반응이 그대로 베드로에 대한 철석같은 신뢰를 반영합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이어지는 하늘나라의 열쇠에 땅과 하늘에서 매고 푸는 권한입니다. 위 예언대로 이루어져 베드로 사도의 반석위에 정주하여 영원히 지속되고 있는 가톨릭 교회입니다. 교황 1대 베드로 사도로 시작하여 현재의 교황 266대 프란치스코입니다. 


베드로 사도야말로 정주의 모범, 정주의 사도입니다. 참으로 삶의 중심인 주님 안에 머물러 정주의 사람으로 살 때 내적평화와 안정이요, 늘 옛스럽고 늘 새로운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삶이겠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Ever old, ever new!’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의 교회의 사람, 주님의 전사, 선교사, 정주의 사람으로 항구하고 충실히 살수 있게 해주십니다. ‘Ever old, ever new!’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 꼭 잊지 말고 기억하시고 그대로 사시기 바랍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시편34,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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