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8.18.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여호24,1-13 마태19,3-12



일치의 여정, 사랑의 여정

-전례(기도)의 생활화-



이제 존경스러운 사람을 멀리서 찾지 않고 가까이서 찾게 됩니다. 가정부부생활이든 수도가정생활이든 본분에 충실하며 평범한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는 분들을 보면 저절로 존경심을 갖게 됩니다.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 두분은 평생 살았다는 자체로 구원입니다.”


간혹 면담성사때 힘겨운 환경중에도 끝까지 살아가는 부부들을 대할 때 드리는 격려 말씀입니다. 부부들뿐 아니라 수도자들 역시 ‘믿음으로’ 끝까지 살아냈다는 자체로 구원이라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삶은 관계입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하느님과의 관계, 인간과의 관계입니다. 부부생활이든 수도생활이든 관계를 떠나 살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도 관계가 나쁘면 지옥이요, 아무리 힘든 환경도 관계가 좋으면 천국입니다. 


주님과 함께 살아도 남남으로, 수도원에서 함께 살아도 남남의 수도자로, 가정에서 함께 살아도 남남의 부부로 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혼자 살다 보면 수도원을 떠나기도 하고 이혼을 하기도 합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깊어가는 주님과의 관계, 형제들과의 관계인지요?


혼인했다하여 저절로 부부간 일치가 아닙니다. 수도원에서 종신서원했다하여 저절로 주님과의 일치가 아닙니다. 일치의 시작에 불과할 뿐입니다. 평생 부부가, 평생 수도자가 되어가는 과정중에 있는 사람들 입니다. 일치의 여정, 사랑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하는 길뿐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창세기를 인용하여 부부간 한 몸의 일치를 천명하십니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갈라 놓아서는 안된다.”


율법의 금령으로 보기 보다는 한 몸의 일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라는 주님의 간곡한 권고 말씀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면담을 통해 부부일치를 깨는 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게 됩니다. 한 번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늘나라 때문에 스스로 고자가 된, 동정생활이나 수도생활을 하는 이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주님과의 일치를 깨는 일이 비일비재할 때 주님과 신뢰의 관계도 서서히 약화되어 동정생활이나 수도생활 또한 힘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평생 일치의 여정 중에 있는 부부들이요 수도자들입니다. 주님과 일치의 여정과 함께 가는 부부간, 수도형제들간의 일치의 여정입니다. 여기서 새삼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 전례기도입니다. 전례의 일상화, 전례의 생활화를 통해 자신의 신원을 정립하고 주님과의 관계를, 공동체의 일치를 깊이함이 참으로 긴요합니다. 


오늘 여호수아 제1독서에서 착안했습니다. 현명한 지도자 여호수아는 스켐집회의 공동전례를 통해 이스라엘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치와 정체성을 뜨렷이 합니다. 주님과의 일치를 새롭게 할 때 공동체 성원들간의 일치도 새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장엄성대했던 혼인미사전례를 상기한다면, 종신서원미사전례를 상기한다면, 이혼을 결행하지 못할 것입니다. 역시 수도원을 떠나기 힘들 것입니다. 하여 일치의 여정에 끊임없이 함께 바치는 미사전례가,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주님과의 믿음의 관계와 더불어 부부간, 수도형제들간 신뢰의 관계도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부부생활이나 수도생활의 원리는 똑같습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 믿음과 사랑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부부도반, 수도형제도반관계도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여 전례의 생활화가, 말씀과 기도의 생활화가 참으로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전례기도중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주님과의 관계, 형제들간의 관계를 날로 새롭게, 깊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의 일치와 더불어 함께하는 도반들과의 일치도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일치의 여정, 사랑의 여정에 매일의 미사전례기도보다 더 좋은 수행도 없습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03 평생 순례 여정 -목표, 이정표, 도반, 기도-2019.1.6.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1.06 178
1902 믿음이 답이다-믿음의 영약靈藥-2016.10.18. 화요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프란치스코 2016.10.18 178
1901 주님과의 만남 -"일어나라!"-2016.9.13. 화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학자(344/49-40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9.13 178
1900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십시오-사랑, 훈육, 회개, 비전-2016.8.21. 연중 제21주일 프란치스코 2016.08.21 178
1899 예수성심聖心의 사랑-2016.6.12. 연중 제11주일 프란치스코 2016.06.12 178
1898 아름다운 삶-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2016.6.7. 연중 제10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6.07 178
1897 하느님 중심의 삶-2016.1.27. 연중 제3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1.27 178
1896 연민(compassion)의 사람-2015.10.30.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10.30 178
1895 지혜로운 성인의 삶 -분별력, 황금률, 좁은문- 프란치스코 2022.06.21 177
1894 회개의 생활화生活化 -무지無知에 대한 답은 끊임없는 회개悔改뿐이다-2022.6.13.월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1195-123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6.13 177
1893 예닮의 여정 -참나의 삶; 사랑과 순종-2022.4.28.부활 제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4.28 177
1892 예수님의 임종어臨終語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목마르다”, “다 이루어졌다”-2022.4.15.주님 수난 성금요일 프란치스코 2022.04.15 177
1891 하느님의 기쁨 -“부끄러워 합시다. 그리고 회개합시다”-2022.3.27.사순 제4주일(장미주일, Laetare 주일) 프란치스코 2022.03.27 177
1890 하느님만 찾는, 하느님 중심의 행복한 삶 -지혜, 겸손, 진실, 섬김-2021.10.13.연중 제28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0.13 177
1889 좋은 분이 주는 것은 다 좋다 -하느님의 선물-2019.4.6.사순 제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06 177
1888 환대歡待의 사랑 -경청傾聽이 우선이다-2018.2.10. 토요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480-543)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2.10 177
1887 주님 빛 속에서의 삶 -친교를 나누는 삶-2017.12.28. 목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프란치스코 2017.12.28 177
1886 행복한 성공적 광야 순례 여정의 삶 -기도, 사랑, 생명의 빵-2018.8.12. 연중 제19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8.12 177
1885 기뻐하고 즐거워하라-삶의 기적-2016.11.21. 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11.21 177
1884 환대의 축복 -사랑하라, 경청하라, 훈련하라-2022.7.17.연중 제16주일 프란치스코 2022.07.17 176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