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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1.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1테살4,1-8 마태25,1-13



거룩하고 슬기로운 삶



오늘은 9월 순교자 성월 첫날입니다. 복음의 ‘열처녀의 비유’와 제1독서의 ‘하느님의 뜻에 맞는 거룩한 생활’이 9월 한달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거룩하고 슬기로운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바로 복음의 슬기로운 다섯 처녀가 우리 삶의 모범입니다. 


‘하늘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가지고 있었다.’


열처녀의 하늘나라 비유가 아주 명쾌합니다.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의 기쁨과 희망을 살 수 있는 비결을 가르쳐 줍니다. 유비무환입니다. 깨어 준비하며 기쁨과 희망으로 주님을 기다리며 살 때 바로 거기가 하늘나라입니다. 


문제는 기름입니다. 기름의 유무가 어리석은 사람과 슬기로운 사람으로 나눕니다. 기름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이며, 과연 내 삶의 등잔에는 기름이 있습니까? 기름은 하느님의 뜻에 따른 선행의 삶이요 과연 이런 선행으로 채워진 삶인가 묻습니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자.”


성녀 젤투르다의 임종어도 이 말씀이었습니다. 준비하고 있던 성녀는 죽음과 더불어 오매불망寤寐不忘 꿈에 그리던 주님을 만났습니다. 예고없이 오시는 신랑이신 주님이십니다. 기름이 없었던 어리석은 처녀들의 당혹감은 얼마나 컸겠는지요. 선행의 기름은 남한테 빌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평생 삶의 결과인 선행의 기름들을 어떻게 빌릴 수 있겠습니까? 


반면 준비성이 있는 슬기로운 처녀들은 분명 날마다 깨어 제 삶의 등잔에 선행의 기름을 점검하며 살폈을 것입니다.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는 각자 평소 마련해야 하는 선행의 기름이었던 것입니다. 주님이 오시는 날을 아무도 모르듯 죽음의 날도 그렇습니다. 


저는 죽음의 준비를 귀가歸家준비라 합니다. 슬기로운 사람들이라면 복음의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부지런히 깨어 주님의 집에 돌아 갈 죽음의 귀가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두려움과 불안이 아닌 기쁨과 희망 가득한 귀가준비를 하고 있는지 내 삶의 등잔의 기름을 늘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선행의 기름으로 환히 타오르는 기쁨과 희망의 등잔불을 지니고 있던 슬기로운 처녀들은 신랑인 주님과 함께 혼인잔치에 입장하고 문은 닫힙니다. 준비했다 맞이하는 죽음도 꼭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준비했다가 주님을 만날 기쁨과 희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른지요?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우리의 처지가 이런 어리석은 처녀들 같다면 얼마나 절망스럽겠는지요. 평상시 주님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음을 봅니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어리석은 처녀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충격의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새삼 ‘내 뜻대로’가 아닌 ‘하느님 뜻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의 뜻대로 선행을 실천할 때 주님과의 앎의 관계도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바로 제1독서 말씀처럼 거룩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우리는 끊임없이 교회의 전례와 성서를 통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느님 마음에 들 수 있는지 우리에게 배웠고, 또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더욱더 그렇게 살아가십시오.---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더러움 속에서 살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거룩하게 살라고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깨달아 시작하면 언제나 늦지 않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느님의 뜻에 따른 말씀의 실천이 우리를 거룩하게 합니다. 말씀의 실천으로 하루하루 내 삶의 등잔에 기름을 축적하는 우직해 보이는 삶이 실상 거룩하고 슬기로운 구원의 삶입니다. 


여기에는 비약이나 도약도 없고 요행이나 첩경의 지름길도 없습니다. 그냥 우보천리牛步千里 심정으로 하루하루 힘껏 주님을 사랑하며 주님 뜻대로 사는 길뿐입니다. 새삼 제 좌우명 자작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마지막 연을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뜻을 실천하며 당신 마음에 드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시간은 모르기 때문이다.”(마태25,1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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