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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5. 주님 공현 전 금요일                                                                                 1요한3,11-21 요한1,43-51



 사랑이 답이다

-형제애兄弟愛의 실천-



내일 혼인하는 제 조카딸이 보내 준 혼인 초대장의 글귀가 재미있어 소개함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장담하건데 세상이 다 겨울이어도 우리 사랑은 늘 봄처럼 따뜻하고 간혹 여름처럼 뜨거울 겁니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겠습니다. 서로 마주보며 다져온 사랑을 이제 함께 한 곳을 바라보며 걸어 갈 수 있는 큰 사랑으로 키우고자 합니다. 저희 두 사람이 사랑의 이름으로 지켜나갈 수 있게 앞날을 축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은 소통입니다. 사랑은 생명입니다. 사랑은 진리입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사랑은 분별의 잣대입니다. 사랑의 갈망입니다. 사랑의 부르심입니다. 사랑의 만남입니다. 사랑이 모두입니다. 모두의 뿌리에는 사랑이 있습니다. 사랑이 감동케 합니다. 사랑이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합니다. 사랑할 때 아름답습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제1독서 요한1서의 소주제는 ‘형제애의 실천’이고, 복음은 ‘필립보와 나타나엘을 부르시다’인데 요약하면 소주제는 ‘사랑의 부르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관한 몇가지 예를 나누고 싶습니다.


제자들에게 받은 감사패,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르러 새삼 그분의 크나큰 사랑을 그리워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문구중 ‘지천명’이란 말마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공자의 위정편에 나오는 문구로 지천명은 ‘나이 50에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다五十而知天命’란 뜻입니다. 칠순에 이른 제 나이와 견주어 찾아보니, ‘나이 70이 되어서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란 말마디 였습니다.


우리 식으로 말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았다’ 즉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모든 일이 사랑의 실천이었다는 뜻이니 얼마나 자유로운 경지의 완성 단계의 삶이겠는지요! 그대로 하늘 나라의 영원한 삶입니다.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사랑에 벗어나지 않을 때 대자유인의 삶이겠습니다. 이런 노년의 삶이라면 참 아름답겠다는 생각을 하며 어제 하루를 지냈습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결혼생활 26년차 마침내 남편이 교리공부를 시작하여 다음 부활대축일에 앞서 영세를 받을 것이란 신심깊은 자매가 들려준 일화입니다. 남편이 자매에게 성탄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무엇을 원하느냐 물었을 때 지체없이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이번에 교리 공부를 하여 영세를 받는 것이 제게 주는 최고의 성탄선물이며 제 소원입니다.”


이 또한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사랑이 지혜입니다. 사랑에서 나온 이런 지혜로운 답변에 감동했습니다. 하여 남편은 승낙했고 곧 교리를 시작할 것이며 본명은 무조건 ‘바오로’로 정했다는 이야기도 들려 주었습니다. 이런 일화를 들으면 저절로 신이 납니다. 새삼 사랑이 답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와서 보시오’ 말하며 나타나엘을 주님께 인도하는 필립보의 형제적 사랑도 감동입니다. 사실 주님께 인도하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 주님과 사랑의 만남을 통해 운명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만약’이란 가정이 부질없는 일이지만 만약 우리가 주님 사랑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낼까요? 새삼 주님과 우리의 운명적 사랑의 만남에 감사하게 됩니다.


주님과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일이 나올 수 있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던 나타나엘과의 만남은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말그대로 ‘영혼과 영혼’, ‘순수와 순수’, ‘참사람과 참사람’, 한마디로 ‘사랑과 사랑’의 만남입니다. 주님 사랑과 만날 때 참나의 발견이요 이것이 바로 구원입니다. 아마 나타나엘에게 이런 주님과 감동적인 사랑의 만남의 추억은 두고두고 평생 영적 보약이 됐을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은 끝이 없어 당신의 내밀한 신비까지 알려줍니다. 주님을 사랑하며 신뢰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은혜로운 약속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바로 예수님께서 ‘사랑의 하늘길’임을, 하늘에 이르는 ‘사랑의 계단’임을 암시하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내려 오시고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 올라가니 예수님이야말로 사랑의 하늘길, 구원의 하늘길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과 사랑으로 하나될 때 하느님은 우리를 통해 이웃들에게 내려 오시고 이웃들은 우리를 통해 하늘에 올라 주님을 만날 것이라는 생각은 얼마나 고무적이고 유쾌한지요. 


이런 주님과 사랑의 만남은 평생 매일 끊임없이 새롭게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래야 ‘참나’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과 사랑의 만남은 저절로 이웃사랑으로 표출되기 마련입니다. 사랑의 사도, 주님의 애제자 요한의 강론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우리는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는 것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죽음 안에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그 사랑으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 이로써 우리가 진리에 속해 있음을 알게 되고, 또 그분 앞에서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습니다.”


정말 진정성 가득한 사도 요한의 사랑의 강론입니다. 사랑밖엔 답이 없습니다. 형제애의 실천이 하느님 사랑의 진정성을 보장합니다. 평생공부가 사랑공부요 사랑공부에 우리는 영원히 초보자初步者 학생들이란 자각이 우리를 겸손케 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 주님 영광의 찬란한 빛으로 저희 마음을 밝히시어 저희가 구세주를 올바로 알아보고 충실히 섬기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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