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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2.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1테살4,9-11 마태25,14-30



착하고 성실한 삶



어제 순교자 성월 9월 첫째날에 이어 오늘 둘째 날에 주님께서 주시는 메시지가 고맙습니다. 9월을 어떻게 살아야 보람있고 행복할지에 대한 답을 줍니다. 어제는 ‘거룩하고 슬기로운 삶’을 통해 하늘나라를 살 수 있는 가르침을 주셨고 오늘은 ‘착하고 성실한 삶’을 통해 보람있고 행복한 하늘나라를 살 수 있는 가르침을 주십니다. 어제처럼 오늘도 하늘나라는 탈렌트의 비유를 통해 명쾌한 서술로 시작됩니다.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탈렌트, 다른 사람에게는 두 탈렌트, 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주인과 종들의 관계처럼 주님과 우리의 관계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 역시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나름대로 능력에 따라 주님께로 부터 받은 탈렌트가 있습니다. 능력에 따른 배분이기에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 분별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존재론적으로 평등합니다. 하여 누구나 존중받고 사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과연 나에게 주어진 탈렌트의 은사는 무엇일까요? 


복음의 종들처럼 우리가 받은 탈렌트는 다 다릅니다. 결코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의 대상입니다. 받은 탈렌트이기에 반드시 책임이 뒤따릅니다. 하여 비교하여 우월감을 지닐 것도 열등감을 지닐 것도 없습니다. 좋고 나쁨으로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 고유의 탈렌트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보시는 것은 ‘삶의 양’이 아니라 ‘삶의 질’입니다. 업적의 상대적 양이 아니라 삶의 과정에의 충실도입니다. 주님의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입니다. 객관적 잣대가 아니라 각자 하나하나가 고유의 잣대가 됩니다. 주님이 주신 고유한 탈렌트를 얼마나 최선을 다해 최대한 활용했는가의 결과를 보십니다. 주님의 주신 내 고유한 탈렌트는 무엇입니까? 과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최선을 다해 활용하고 있습니까?


어제 월1회 고백성사를 보았습니다. 우리 요셉수도원 수도형제들은 매월 첫주 금요일에 신부님을 초빙하여 고백성사를 봅니다. 제 고백성사의 죄의 공개도 별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아 둘만 공개합니다. 그동안 시간관리, 건강관리를 못하고 때때로 무기력하게 무의욕 상태로 지내며 시간과 정력을 낭비했던 죄를 고백했습니다. 제대로 주님께서 주신 탈렌트를 잘 활용하지 못했음이 죄임을 고백했습니다. 고백성사가 아니라도 하루를 마치면서 탈렌트의 활용을 점검하는 성찰시간이 꼭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제 쾌락을 위해 소비, 낭비하라 주신 탈렌트가 아닙니다. 생산적으로 적극적으로 능력을 발휘하여 본인은 물론 이웃을 풍요롭게 하라 주어진 탈렌트입니다. ‘모든 일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분도회의 모토처럼 우리의 탈렌트도 궁극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우리의 구원입니다.


각자 착하고 성실한 삶을 살았을 때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개인에게는 구원의 행복이 됩니다. 하느님의 보시는 바 업적의 양이 아니라 삶의 충실도, 삶의 질입니다. 다섯 탈렌트 받은 자는 다섯 탈렌트를 남겼으니, 삶의 질은 5/5로 1이고, 두 탈렌트 받은 자는 두 탈렌트를 남겼으니, 삶의 질은 2/2로 1로 전자와 똑같습니다. 절대평가한다면 둘다 똑같이 100점입니다. 


“보십시오,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보십시오, 두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얼마나 당당하고 자부심 넘치는 자랑스런 삶인지요. 둘 다 정체성 또렷하고 자존감 높은 보람있고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두 종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주인의 칭찬입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누가 알아주든 말든 보아주든 말든, 누가 뭐래도 주님의 칭찬과 인정만으로 충분합니다.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 주님의 칭찬을 받으며 주님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미사시간이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바로 매일 미사시간은 주님 앞에서 주님께 받은 탈렌트를 하루하루 잘 활용했는지 점검하는 시간임을 깨닫습니다. 


문제는 한 탈렌트 받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참 열등감 많고 자존감 약한 소심하고 의심많은 사람입니다. 한 탈렌트에 한 탈렌트로 1/1의 1의 결과만 냈더라도 똑같은 칭찬을 받았을텐데 안전일변도만 생각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전혀 자신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어떤 가능한 선택도 하지 않았음을 뜻합니다. 1탈렌트를 활용하여 행여나 1탈렌트를 잃었다해도 주인은 이처럼 진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주인은 그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었을 것입니다. 


혹시 좌절감으로 의욕을 잃고 자포자기적 상태가 되어 받은 탈렌트를 사장死藏해 두었다면 통절한 반성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진정 죄는 주님께 받은 탈렌트를, 시간을, 정력을 활용하지 않고 사장해 두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은 바오로 사도를 통해 종말이 가까웠다하여 중심을 잃고 방황하는 일부 테살로니카 교회 신도들은 물론 오늘의 우리를 향해 형제애兄弟愛의 실천과 더불어 받은 탈렌트를 잘 활용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더욱더 그렇게 하고, 우리가 여러분에게 지시한 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요란떨지 말고 제 삶의 자리에서 조용히 받은 탈렌트를 잘 활용하며 착하고 성실히 살라는 충고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받은 탈렌트를 잘 활용한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 격려하시며 기쁨을 함께 나누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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