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중심의 삶-2016.10.31.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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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1.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필리2,1-4 루카14,12-14


                                                                    그리스도 중심의 삶


요즘 국기문란,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시국이 매우 엄중하고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마침 오늘은 10월 묵주기도의 성월, 끝날이고, 내일 부터는 11월 위령성월의 첫날로 말 그대로 깨어 기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문득 인도의 성자 간디가 말한 일곱가지 사회악이 생각납니다.


-1.원칙없는 정치, 2.노동없는 부, 3.양심없는 향락, 4.인격없는 지식, 5.도덕성없는 상업, 6.인간성없는 과학, 7.희생없는 종교-


그대로 오늘의 현실에도 적용되는,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예전 어느 신부님의 ‘첫 단추를 잘못끼면 아무리 끼워도 헛수고다.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 한 번 거짓말하게 되면 계속 거짓말하게 된다.’는 참된 회개를 촉구하는 평범한 말씀도 생각납니다. 


그분은 또 거짓 회개를 우의雨衣를 입고 샤워하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우의를 벗고 진짜 때를 벗기는 회개의 샤워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우는 것이, 늘 새롭게 정직하게 시작하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 품성인지 깨닫습니다. 간디는 ‘I was wrong(내가 잘못했다)’의 명수였다라는 글귀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자기의 잘못을 즉시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회개의 삶입니다.


이 모두는 ‘그리스도 중심의 삶’으로 수렴됩니다. ‘나 중심의 삶’이 아닌 '그리스도 중심의 삶'입니다. 부단히 그리스도 중심에 내 삶을 비춰보는 끊임없는 회개의 삶입니다. 오늘 말씀도 그리스도의 중심의 삶의 관점에서 보면 그 의미가 환히 들어납니다. 제1독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이래야 공동체가 평화롭습니다. ‘나 중심의 공동체 삶’이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바로 공동체의 중심에 온유와 겸손, 사랑과 정의, 기쁨과 평화, 섬김과 나눔의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회개란 ‘나 중심의 삶’에서 ‘그리스도 중심의 삶’으로의 끊임없는 전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시간 역시 끊임없이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확인해 주는 은총의 회개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삶이란 끊임없는 회개의 삶이자 끊임없이 자기를 비우는 삶입니다. 그리스도를 중심에 모시기에 가능한 삶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비울 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텅 빈 충만한 삶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은 하느님의 타산打算없는 일방적 사랑의 본보기같습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의 끼리끼리 주고 받는 울타리 사랑안에서 과감히 벗어나 없는 이들에게 무상無償의 사랑을 쏟으라는 것입니다. 말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이런 사랑의 정신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그대로 하느님 사랑을 본받는 일입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그리스도 중심의 삶의 절정을 보여주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보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닌 보답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적극 배려하고 도우라는 말씀입니다. 그대로 하느님을 돕는 일이요 무사無私하고 순수한 사랑입니다. 사실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무상으로 받고 살아가는지요.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잔치를 통해 우리 영적 장애인들을, 영적 다리저는 이들을, 영적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 당신 무상의 사랑으로 배불리시고 치유해 주시며, 우리 모두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시편130,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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