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답이다 -인간의 소명召命-2017.2.19. 연중 제7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1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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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19. 연중 제7주일                                                              레위19,1-2.17-18 1코린3,16-23 마태5,38-48



사랑이 답이다

-인간의 소명召命-



‘사랑이 답이다.’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물론 사람을 전제로 합니다. 어제는 ‘믿음이 답이다.’라는 강론 제목이었고, 언젠가는 ‘기도가 답이다.’라는 강론을 한 적도 있습니다.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심오한 본질을 깨닫게 됩니다.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하느님이 답이다.’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이 답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의 복된 운명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 바로 이것이 인간의 소명입니다. 하여 동방영성에서는 ‘신화神化’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된 것은 사람이 하느님이 되기 위함입니다. 동방교부들의 말씀입니다. 


인간의 소명은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레위기를 통한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말씀하신후,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고 결론을 맺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거룩함과 이웃 사랑이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거룩함의 진위眞僞는 이웃사랑으로 드러납니다. 비상한 거룩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은 물론 이웃을 사랑할수록 거룩한 사람이 됩니다. 거룩한 사랑으로 불리움 받는 사람들입니다. 거룩한 사람에 거룩한 성전의 사람입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우리를 하느님의 성전이라 정의합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 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거룩한 성전에 걸맞는 삶은 무엇일까요? 우리 삶의 여정은 거룩함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살아갈수록 하느님을 닮아 더욱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답을 줍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과 거룩함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거룩함의 길은 사랑의 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명령이 단호합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그대로 하느님의 전권을 지닌 분의 명령입니다.


첫째, 악인에게 맞서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누가 내 오른 뺨을 치면 다른 뺨마저 돌려 대는 것입니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 주는 것입니다.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면 이천 걸음을 가주는 것입니다.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않는 것입니다. 악을 무력화無力化하는 길입니다. 보복의 악순환을 끊는 길입니다.


말 그대로 실천하라는 것이 아니라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을 깊이 마음에 새기라는 것입니다. 나약하거나 비겁한 무저항이 아닌 적극적 사랑의 용기, 사랑의 저항입니다. 이런 이들이 정말 외유내강外柔內剛의 강인强忍한 사람들입니다. 악은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해선 안됩니다.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을 닮아간다 하지 않습니까? 거룩한 성전인 자신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둘째, 원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원수를, 불편한 사람을 좋아하라는, 마음으로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지니라는 것입니다. 거리를 두고 바라 보라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맡기라는 것입니다. 원수라 하지만 그만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나도 모르는 나한테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 눈에 원수지 하느님의 눈에는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또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역시 답은 기도뿐입니다. 원수도, 박해자도 뭔가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습니다. 뭔가 까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무지의 악에 눈이 가려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 정면으로 맞서지 말고 하느님 다운 무한한 인내의 사랑으로 견뎌내라는 것입니다. 악인에 맞서다, 원수를 미워하다 내가 먼저 파괴되고 무너질 수 있습니다.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에 항구하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우리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 의로운 이게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십니다. 만민에게 공평무사한 사랑을 베푸시는 사랑의 하느님을 닮으라는 것입니다. 끼리끼리 유유상종類類相從의 사랑이 아닌 모두에게 열린 사랑을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하느님의 자녀 역시 은총이자 과제입니다.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음은 은총의 선물이지만 하느님 자녀로서의 완성은 평생과제입니다. 하느님을 닮아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은 평생 사랑의 과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항구한 주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통해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의 영이 거하시는 하느님의 성전이 됩니다. 하느님의 영은 바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복음 말미에서 다시 우리 인간의 소명을 상기시킵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 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하늘의 아버지를 닮아 둥글둥글 온전한 사람, 원만한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사랑할수록 완전한 사람, 온전한 사람, 원만한 사람, 거룩한 사람이 됩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의 기적입니다. 사랑의 성장입니다. 사랑은 삶의 의미이자 전부입니다. 사랑, 삶, 사람 동의어입니다. 사랑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사람입니다. 사랑할 때 충만한 삶, 사랑이 부재할 때 허무한 삶입니다. 참으로 거룩한 사랑입니다. 


거룩한 사랑으로 하느님을 닮은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의 소명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 성전인 우리를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시며 당신 사랑과 이웃 사랑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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