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7.31. 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56) 기념일

예레14,17ㄴ-22 마태13,36-43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

-해처럼 빛나는 의인들의 삶-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 오늘 강론 주제입니다. 오늘 말씀을 바탕으로 하여 이 주제를 중심으로 기도, 희망, 인내, 심판에 걸친 묵상을 나눕니다. 


1.관계없이 살 수 없습니다. ‘관계는 존재다.’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환경이 좋아서 천국이 아니라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고립단절孤立斷絶의 혼자라면 거기가 지옥입니다. 관계중의 관계가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모 정치인의 죽음을 보며, ‘아, 평생 하느님 찬미 한 번 못하고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니 세례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주님과의 관계가 맺어질 수 있음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것이 겸손이자 지혜입니다. 삶은 하느님과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요, 비로소 무지로부터의 해방입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주님과의 관계도 깊어지는 삶인지요. 그 누구도, 무엇도 주님과의 관계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2.주님과의 소통이 기도입니다. 주님과 사랑과 생명의 소통이 기도입니다. 만병의 근원은 불통에 있습니다. 하여 주님을 알고 나를 알기 위해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기도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여 기도를 본업으로 하는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여기 수도자를 하느님의 사람, 기도의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살기위해 기도합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숨쉬듯이, 밥먹듯이, 간절히, 바로 기도의 법칙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기도합니다. 오늘 제1독서의 예레미야의 기도가 참 간절합니다. 말그대로 탄원기도, 회개기도, 중개기도입니다. 어려운 삶중에도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을, 기도할 대상인 하느님이 없다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런지요.


“주님, 저희의 사악함과 조상들의 죄악을 인정합니다. 참으로 저희가 당신께 죄를 지었습니다.---이민족들의 헛것들 가운데 어떤 것이 비를 내려줄 수 있습니까? 하늘이 스스로 소나기를 내릴 수 있습니까? 그러분은 바로 당신이 아니십니까?”


하느님을 모르고 헛것들에 빠져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참 바쁘고 힘들게 살았는데 스토리와 내용이 없는 공허한 삶도 많을 것입니다. 기도해야 비로소 하느님 중심의 삶의 스토리도, 삶의 내용도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냐시오 데 로욜라 기념미사중 기도문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 세상에서 복음을 위하여 열심히 싸우고, 마침내 하늘나라에서 그와 함께 승리의 월계관을 얻게 하소서.”

“모든 거룩함의 샘인 이 성사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고 진리로 이끄소서.”

“저희가 영원토록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소서.”


이 미사가 아니면 어디서 이런 아름다운 기도를 배울 수 있을까요. 하느님께 기도없이는 참된 회개도 겸손도 있을 수 없습니다. 무지로부터의 해방도 불가능합니다. 존엄한 품위의 사람일 수 있음은 바로 기도 때문입니다. 기도없이 광야인생 살아가기에는 너무 고달프고 힘듭니다. 


살아갈수록 남는 것은 기도뿐이요 주님과의 관계뿐임을 깨닫습니다. 죽는 그 순간까지 계속되어야할 기도입니다. 평생을 살아도 하느님께 찬미감사기도를 제대로 못한 삶이라면 얼마나 억울하고 허전할까요.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에게 기도는 생명과 같습니다.


3.희망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희망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입니다. 절망이 대죄입니다. 희망중의 희망이 하느님입니다. 궁극의 희망은 하느님뿐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어야 좌절이나 절망, 원망, 실망을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사전에 없는 단어가 바로 절망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바로 절망입니다. 


“그러기에 저희는 하느님께 희망을 둡니다.”


예레미야의 고백이 바로 우리의 고백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둘 때 희망의 빛이 절망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사실 눈만 열리면 하느님의 희망의 표지들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해마다 때되면 피어나는 꽃들, 날마다 떠오르는 태양 모두가 하느님 희망과 사랑의 표지들입니다. 보이는 희망의 사람들에게서 자연만물에서 우리는 희망의 원천이신 주님을 봅니다.


4.오늘 복음은 가라지의 비유 해설입니다. 앞의 가라지 비유가 인내에 초점이 있다면 오늘 가라지 비유 해설의 초점은 심판에 있습니다. 심판의 그날까지 끝까지 인내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지혜요 겸손입니다. 무조건, 억지로의 인내는 불가능합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었기에 무한한 인내가 가능합니다. 


기쁨의 자발적 믿음의 인내, 희망의 인내, 사랑의 인내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인내하며 사랑하며 기도하며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한 이들이라면 죽음도, 심판도 결코 두렵지 않습니다. 바로 죽음의 심판날은 그대로 주님을 만나는 구원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죽음의 때, 심판의 때입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갈수록 죽음 준비, 귀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아니 이르면 이를수록 좋습니다. 오늘 가라지의 비유해설에서 세상 종말 심판 장면이 충격적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세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른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바로 복음을 읽는 우리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충격요법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평생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기도하며 인내하며 사랑하며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한 하늘나라의 자녀들인 우리는 전혀 걱정할 것 없습니다. 오히려 하루하루 주님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는 설렘의 기쁨에 살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음이 은총이요 축복이요 기회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결론같은 복음 말씀입니다.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있는 사람은 들어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하늘 나라의 자녀들인 우리 모두가 이미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나는 의인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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