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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5.연중 제27주간 월요일                                                              갈라1,6-12 루카10,25-37

 

 

 

영원한 생명의 구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있습니다. 하나로 연결된 관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혼자라는 생각은 착각이요 환상입니다. 외관상 아무리 혼자 살아가는 은수자같아도 잘 들여다보면 기도를 통해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고독중에 살아도 언제나 기도를 통해 연대連帶를 지향합니다. 관계의 힘, 연결의 힘, 연대의 힘은 바로 하느님의 힘을 상징합니다.

 

불암산 아래 고립되어 있는 것 같아도 세상에 활짝 열려 있는 세상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요셉 수도원입니다. 수도원이든 믿는 이든 결코 섬이 아닙니다. 올해의 어제 제 영명축일은 제 생애중 가장 은혜로운 날이기도 했습니다. 완전히 부활한 느낌이었습니다. 두 수녀님들의 친필 편지도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결코 혼자가 아님을 새롭게 깨닫습니다. 이 또한 좋은 이웃들을 통한 하느님의 위로와 격려임을 믿습니다.

 

“사랑하는 신부님! 영명축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루중 가장 캄캄한 새벽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밝히며 새 날을 준비하는 신부님의 부지런함은 저의 모델이자 이상입니다. 30년 가까이 뵈어도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변함없이 하느님께 충실한 그 모습에 감사드리며, 신부님이 밝혀주시는 그 빛속에서 저 또한 앞으로의 수도여정이 밝게 빛나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신부님, 영명축일 축하드립니다. 며칠전 교통사고로 위기의 상황에서 신부님의 안전을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날 이집트를 탈출, 홍해를 무사히 건너 구출해 주신 빠스카의 놀라운 체험을 잊지 못하시고 기억하실 것입니다. ‘주님은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늘 건강하시고 은총의 여정 계속하시길 빕니다.”

 

진정성 가득 담긴 위로와 격려가 되는 아름다운 편지입니다. 더욱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 또한 평범한 일상에서의 하느님 체험입니다. 참 행복의 구원의 길은, 영원한 생명의 길을 멀리 밖에 있지 않습니다. 늘 함께 계신 주님을 사랑하며 가까이 있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바오로 사도가 고백한 복음입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에게 분명히 밝혀 둡니다. 내가 전한 복음은 사람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그 복음은 내가 어떤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고 배운 것도 아닙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것입니다.”

 

바오로의 고백에 그대로 공감합니다. 저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내용을 강론합니다. 유별난 복음이 아니라 가장 큰 계명의 복음인 사랑의 이중계명입니다. 율법교사의 질문의 의도가 불순합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구도자의 궁극의 질문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직접 답하는 대신에 에둘러 질문함으로 율법교사로부터 답을 받아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진리의 답을 스스로 새롭게 확인시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하셨습니다.” 라는 율법학자에게 주님은 지체없이 답을 주십니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가장 큰 계명은 주님의 복음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영원한 생명의 구원의 길도 이것 하나뿐입니다. 갈림없는 온 마음, 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구별될 수는 있어도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진위가 검증되는 것도 이웃사랑에서입니다. 

 

‘관상의 샘’에서 흘러내리는 ‘사랑의 강’처럼, 사실 하느님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 무사하고 깨끗한 아가페 사랑은 이웃사랑으로 표출되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의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누가 내 이웃인가 묻지 않고 곤궁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웃이 되어 주는 사랑입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나오는 어떤 사제나 레위인은 경건한 신자로 하느님을 사랑했을지 몰라도 구체적 상황에서 그 부족함이 적나라게 드러납니다. 거룩한 전례 시간에 맞춰 몸을 정결히 보존하여 참여해야 하겠기에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별의 잣대는 사랑입니다. 무조건 곤궁중에 있는 초주검이 된 이웃을 살리는 조처를 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뜻밖에도 초주검이 된 이웃을 살린 자는 무명의 이교도, 이방인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종교 유무를 떠나 이런 익명의 의인들을 통해 놀랍게도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참으로 초주검이 된 이웃을 온갖 정성을 다해 성심성의껏 돌보고 살리는 사마리아인의 감동적 사랑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우리를 참으로 부끄럽게 하는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회개의 표징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과연 우리는 어느쪽에 해당되겠는지요. 참으로 곤궁중에 있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 참된 이웃임을 깨닫습니다. ‘누가 내 이웃인가?’ 물을 것이 아니라 ‘나는 누구의 이웃이 되어 줄 것인가?’ 묻는 발상의 전환이 바로 분별의 사랑입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영원한 생명의 구원은 사변의 대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곤궁중에 있는 이들을 살리는 자비행의 실천으로 입증됩니다. 그대로 사마리아 사람처럼 하느님 사랑의 현존이 되어 사는 사람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사랑으로 충만케 하시어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살게 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3,3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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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10.05 07:27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3,3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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