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9.30. 연중 제26주일                                                           민수11,25-29 야고5,1-6 마르9,38-43.45.47-48

 

 

말씀의 힘

-끊임없는 회개-

 

 

오늘은 9월30일, 순교자 성월 9월의 끝날입니다. 끝은 시작입니다. 내일부터는 10월 묵주기도 성월의 첫날입니다. 계속되는 기도의 계절입니다. 배우는 마음으로 말씀공부와 더불어 기도공부에 더욱 힘써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일상의 늪, 허무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말씀수행과 기도수행은 필수입니다.

 

말씀의 수인囚人, 언젠가부터 자칭 자신을 일컫은 말마디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제가 된 이상 평생 말씀의 수인으로 살 수 뿐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저히 말씀의 감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평생 말씀의 수인이란 말마디가 이젠 정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늘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살기 위해 매일 강론을 씁니다.

 

“주님의 계명은 올바르니 마음을 즐겁게 하도다.”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이 지금도 흥겨운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짧은 화답송 후렴을 끊임없이 노래하는 것도 참 좋은 기도가 됩니다. 말씀의 힘이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하며, 온유하고 겸손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시편 1절의 곡도 흥겹습니다. 

 

“주님의 법은 완전하여 생기를 도와주고/주님의 법은 건실하여 둔한 자를 가르치도다.”

 

주님의 계명, 주님의 법, 모두 주님의 말씀으로 바꿔읽어도 무방합니다. 주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생명이자 빛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통해 살아있는 주님을 만납니다. 이어지는 알렐루야 환호송도 말씀 찬양입니다.

 

“알렐루야/알렐루야/알렐루야

 주여, 당신의 말씀이 진리이오니/그 진리로 우리를 거룩하게 하소서.”

 

말씀의 힘은 하느님의 힘입니다. 말씀의 힘이 우리를 회개에로 이끕니다.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끊임없는 주님과 더불어 참 나의 발견입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말씀의 힘-끊임없는 회개-’입니다. 결국은 회개가 답입니다. 새롭게 주님을 향해 방향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바탕으로 세 측면에걸쳐 회개의 내용을 찾아 냈습니다.

 

첫째, 관대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편협한 사람에서 관대한 사람으로의 회개입니다. 편협한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상생과 공생의 길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넓고 깊은 마음으로 형제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이런 사랑으로 가까이 있는 형제들을 받아 들이며 사는 것입니다. 가는 사람 막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 열린 자세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바로 복음의 예수님이 그 모범입니다. 제자단에 속하지 않은 이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막아 보려했다는 말에 예수님은 단호히 제자들의 생각을 저지합니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참으로 관대한, 이웃에 활짝 열려 있는 예수님의 하늘같은, 바다같은 마음입니다. 받아들여 ‘바다’란 말도 생각납니다. 아무리 작은 사람이라도 당신의 사람이기에 귀하고 소중히 대해야 한다 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잃지 않을 것이다. 나를 믿는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낫다.”

 

작은 이웃도 얼마나 섬세하고 자상하게 대해야 하는지 깊은 깨우침을 주는 말씀입니다. 민수기의 모세 역시 천막에 나아가지 않고 진영에 남아있다가 영이 내린 엘닷과 메닷이 예언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여호수아의 제언을 일언지하에 저지시킵니다.

 

“너는 나를 생각하여 시기하는 것이냐?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였으면 좋겠다. 주님께서 그들에게 당신의 영을 내려 주셨으면 좋겠다.”

 

모세나 예수님은 그대로 너그럽고 자비하신 하느님 마음을 닮았습니다. 말씀의 힘이 끊임없이 우리를 회개에로 이끌어 편협한 마음에서 주님을 닮은 관대한 마음으로 이끌어 줍니다.

 

둘째, 무욕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발적 가난을, 청빈한 삶을 택하라는 말씀입니다. 말씀의 힘이 탐욕에서 무욕의 청빈한 삶에로의 회개로 이끌어 줍니다. 최소한도의 소유로 만족하는 무욕의 지혜입니다. 무지의 병에서 파생되는 탐욕입니다. 탐욕에 눈멀면 제대로 분별을 못합니다. 바로 오늘 야고보서의 부자들에 대한 경고는 그대로 회개의 촉구입니다. 새삼 우리의 탐욕을 점검하게 됩니다.

 

“자 이제, 부자들이여! 그대들에게 닥쳐오는 재난을 생각하며 소리 높여 우십시오. 그대들의 재물은 썩었고, 그대들의 옷은 좀 먹었습니다.---그대들은 이 마지막 때에도 재물을 쌓기만 하였습니다. 보십시오. 그대들의 밭에서 곡식을 밴 일꾼들에게 주지 않고 가로챈 품삯이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곡식을 거두어들이 일꾼들의 아우성이 만군의 주님 귀에 들어갔습니다.”

 

그대로 사치와 쾌락을 누리며 마음을 기름지게 한 불의한 부자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예언자의 말씀입니다. 모으고 쌓는 탐욕의 삶이 아니라, 나누고 비우는 무욕의 삶으로의 회개를 촉구하는 야고보입니다. 얼마전 읽은 조선시대 이황과 쌍벽을 이뤘던 선비, 청빈의 삶의 전형이었던 이이 율곡에 대한 일화가 생각납니다.

 

‘그는 하루에 한 끼만 먹었으며 평생 검소한 생활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는 “소가 지어준 곡식을 먹고, 또 소의 고기까지 먹는 것은 옳지 않다”며 평생 쇠고기를 먹지 않았다. 또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를 치를 비용이 없어 친구들이 돈을 갹출하여 장례를 치렀다. 이이는 4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다양한 분야에 방대한 저서를 남겼다.’

참으로 자발적 청빈의 삶이, 근면 검소한 삶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말씀의 힘이 끊임없는 회개로 이끌어 탐욕의 삶에서 무욕의 삶으로 전환시켜 줍니다. 끊임없이 나누고 비우는 삶을 통해 소유가 아닌 존재의 기쁨을 선택한 지혜로운 무욕의 사람들입니다.

 

셋째, 죄의 유혹을 단호히 끊어 버리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말씀의 힘이 우리를 죄에 대해 민감히 깨어있게 합니다. 작은 죄 큰 죄가 따로 없습니다. 지체하지 않고 죄의 유혹을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영적 힘을 약화시키는 죄의 힘입니다. 예수님의 죄의 유혹에 대한 경고는 단호하기가 추상같습니다.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문자 그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모두 죄의 유혹을 단호히 끊어버리라는 회개를 촉구하는 충격 요법의 표현입니다. 죄의 결과와 후유증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엄중함을 통절히 깨달으라는 말씀입니다. 하여 끊임없는 회개를, 고백성사에 충실할 것을 권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짓는 죄에 끊임없는 ‘회개의 일상화’가 참으로 적절한 처방입니다. 

 

주님은 연중 제16주일 회개의 구체적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1.편협한 사람에서 관대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2.탐욕의 사람에서 무욕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3.죄의 유혹을 단호히 끊어 버리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말씀의 힘이 이런 끊임없는 회개에로 이끌어 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를 ‘관대한 사랑과 무욕의 지혜’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9.30 10:17
    주님 말씀의 힘이 우리를 회개에로 이끌어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끊임없는 주님과 더불어 참나의 발견입니다. 아멘ㆍ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73 영원한 반려자伴侶者 주님과의 행복한 삶 -깨어있음, 회개, 따름-2018.1.21. 연중 제3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1.21 161
1572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를 따라라-2017.6.2. 부활 제7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6.02 161
1571 복음 선포의 사명-세상의 중심, 세상의 빛-2016.12.3. 토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1506-1552) 축일 프란치스코 2016.12.03 161
1570 기도의 힘-2016.10.28. 금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16.10.28 161
1569 하느님 중심의 삶`-2016.6.8.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6.08 161
1568 “행복하여라, 수평선水平線의 바다가 된 사람들!” 프란치스코 2016.05.04 161
1567 “내 말을 들어라(Listen to my voice)” -예수님파냐 사탄파냐?-2016.3.3. 사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3.03 161
1566 떠남의 여정-2016.2.4. 연중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2.04 161
1565 하느님 믿음-2015.10.29.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10.29 161
1564 주님의 기도 -간절懇切하고 항구恒久히 바쳐야 할 기도-2022.6.16.연중 제1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6.16 160
1563 영원한 참 고향집 -주님의 집-2022.2.7.연중 제5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2.02.07 160
1562 하느님 빛 속에서의 삶 -절망은 없다-2021.12.28.화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12.28 160
1561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구원의 길-2020.8.7.연중 제18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8.07 160
1560 배움의 여정 -침묵沈默, 경청敬聽, 주시注視, 겸손謙遜-2020.5.7.부활 제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5.07 160
1559 모든 사람을 공경恭敬하라 -주님의 종- 2020.4.6.성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0.04.06 160
1558 우리의 평생 과제이자 목표 -하느님을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2020.2.23. 연중 제7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2.23 160
1557 주님의 전사戰士 -믿음과 사랑의 무장武裝-2020.1.22.연중 제2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22 160
1556 하느님 -자연과 인간의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答-2019.10.15.화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515-158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0.15 160
1555 사랑은 분별의 잣대 -영적靈的일수록 현실적現實的이다-2019.9.7.연중 제2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7 160
1554 어린이 같은 사람이 됩시다 -경외fear와 섬김serve- 여호24,14-29 마태19,13-15 1 프란치스코 2019.08.17 160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69 Next
/ 169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