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31.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에페6,1-9 루카13,22-30

 

 

구원의 생명으로 이끄는 좁은 문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10월 묵주기도 성월 마지막 날이고 내일은 11월 위령성월 첫 날입니다. 오늘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적절한 구원의 복음 말씀을 주십니다. 예외 없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오늘 성경에서 복음의 소주제는 ‘구원과 멸망’으로 명명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구원을 바라지 멸망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결코 값싼 구원도, 값싼 은총도, 값싼 평화도 없습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삶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해 가면서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가, 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의 병행구절을 보완하면 뜻은 더 분명해 집니다.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렇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문은 구원의 생명으로 이끄는 좁은 문과 멸망으로 이끄는 넓은 문 둘 중 하나입니다.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는 글도 어디선가 본일이 있습니다. 참으로 살 줄 아는 이들은 생명으로 이끄는 좁은 문을 선택합니다. 예전 초등학교 교사시절 동료선배교사와 주고 받은 문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이 선생, 왜 그렇게 어렵게 살아. 쉽게 살아.”

 “저는 이렇게 사는 것이 쉽습니다. 이렇게 살아야 편합니다.”-

 

당시 나름대로 아이들 사랑하며 가르치는 일에 목숨을 걸고 투신하는 제가 꽤 측은히 보였음에 분명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런 소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잘 들여다 보면 누구나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각자 고유의 좁은 문들입니다. 구원의 좁은 문은 멀리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어찌보면 하루하루가 통과해 가야할 각자 고유의 좁은 문입니다. 바로 여기서 탄생된 제 자작 좌우명 애송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입니다. 비좁아 보이는 구원의 생명에 이르는 구원의 좁은 문도 하루하루 오늘 지금 여기에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통과해 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해 가면서 주님과 나에 대한 앎도 깊어져 간다는 것입니다.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해 가면서 점차 주님과 나를 깨달아 알아가면서 참으로 자유로워진다는 것입니다. 외관상 좁은 문이지만 내적으로는 넓은 문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정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문은 닫히고 주님께 다음과 같은 말을 듣는 다면 얼마나 절망스럽겠는지요. 복음의 집주인을 주님으로 바꾸면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계속 그들은 문을 두드리며 하소연합니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재차 반응도 요지부동입니다.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제 좋을 대로 내 뜻을 주님의 뜻으로 착각하며 넓은 문을 살아 온 이들임이 분명합니다. 정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구원의 문은 닫히고 주님께 “나는 모른다”라는 말을 듣는 다면 가슴도 철렁 내려 앉는 기분일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 뜻대로, 주님 말씀대로 살아갈 때 우리는 주님을 알고 주님도 우리를 압니다. 사랑할 때 압니다. 주님은 나를 사랑하고 나 또한 주님을 사랑해가면서 서로의 사랑과 앎이 깊어감에 따라 주님과의 우정도 깊어져가고 참으로 자유로운 삶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몰라 줘도 주님은 나를 알고 나는 주님을 알면 그이상 뭐를 바라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묘사하다 시피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한 궁극의 거기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모든 성인성녀들이 있는 궁극의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역시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 즉 세상 곳곳에서 주님과 우정을 깊이했던 이들이 참여하는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입니다. 

 

마치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해 하느님 나라 잔칫상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하루하루 구원의 좁은 문 통과에 매일미사은총의 힘이 얼마나 지대한지 깨닫습니다.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주님 말씀입니다.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꼴찌들에게는 격려가 되고 첫째들에게는 경종이 되는 말씀입니다. 결국 답은 하나입니다. 참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제 좌우명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라는 고백처럼 죽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겁니다. 하루하루 좁은 문을 통과해 가는 겁니다.

 

구원의 좁은 문은 가까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좁은 문은 관계의 문일 수 있습니다. 서로간 소통보다 힘든 것은 없습니다. ‘소통의 문’입니다. 어제 제1독서는 부부관계에 대해서였고, 오늘 제1독서는 당시 자녀와 부모의 관계, 종과 주인의 관계에 대한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관계의 중심에 주님이 계십니다. 주님을 중심에 두고 주님의 눈으로 보고 주님의 마음으로 분별할 때 관계의 좁은 문도 잘 통과할 수 있습니다.

 

“자녀 여러분, 주님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성나게 하지 말고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십시오.”

 

바로 이것이 자녀와 부모의 관계의 좁은 문 통과의 비결입니다. 주인과 종의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종들의 주님이시며 여러분의 주님이신 분께서 하늘에 계시고 또 그분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아 두십시오.”

 

주님을 알고 나를 알고 너를 알아갈수록 겸손과 지혜와 인내로 관계의 좁은 문도 잘 통과해 갈 수 있음을 봅니다. 베네딕도 성인도 하루하루 수행에 충실할 때 구원의 좁은 문은 감미로은 내적 넓은 문으로 변모됨을 보여줍니다.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말아라.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

 

구원의 생명으로 이끄는 좁은 문을 전혀 두려워할 것도, 불안해 할 것도, 겁먹을 것도 없습니다. 좁은 문을 통과해 가면서 주님을 만남으로 내적으로 넓어지는 감미로운 문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냥 하루하루 살면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구원의 좁은 문을 잘 통과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8.10.31 07:54
    주님, 주님께서 주시는 한없는 사랑을 항상
    깨달아 참으로 자유로운 삶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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