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8.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에제37,21ㄴ-28 요한11,45-56



남북평화통일

-화해와 일치의 중심이신 파스카의 예수님-



분열의 사람들이라면 일치의 하느님입니다. 분열의 죄가 참 큽니다. 진정 하느님의 사람들은 주님과 함께 일치를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은총으로 당신을 중심으로 우리의 일치를 굳건히 해 주십니다. 화해와 일치의 중심에는 늘 파스카의 주님이 현존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서의 소주제 ‘남북왕국의 통일’이란 말마디를 보는 순간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의 현실이 생각났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남북통일에 대한 예언처럼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도 많이 불려졌는데 요즘은 거의 잊혀져 가는 느낌입니다. 


식자들은 한결같이 남북통일만이 분단된 두 나라가 사는 유일한 활로임을 주장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남북통일의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분명 이스라엘 남북왕국을 통일시켜 주셨던 주님은 우리나라의 남북통일의 꿈도 실현시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화해와 일치의 중심이신 파스카의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오늘 주님은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유다의 남북으로 분단된 두 왕국이 하나로 통일된 날이 올 것을 예언하십니다.


“나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리니 그것이 그들과 맺는 영원한 계약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복을 내리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며, 나의 성전을 영원히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 그렇게 나의 거처가 그들 사이에 있으면서,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에제37,26-27).


얼마나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예언인지요. 아전인수가 아니라 꼭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를 두고 하시는 예언같습니다. 여기 ‘평화의 계약’이란 말마디는 무려 구약에 16회나 나옵니다. 그들의 평화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깨닫게 합니다. 


이런 에제키엘의 예언은 마침내 십자가와 부활의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실현됨을 봅니다. 오늘 복음의 카야파 대사제의 예언을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이 말은 카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한 셈이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날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계획하였다.’(요한11,51-53).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원대한 통일의 꿈을 실현시키시는 하느님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014년 8월 한국을 방문하셔서 한반도의 한복판인 한국의 수도 광화문에서 수많은 신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치러진 성대한 시성식 미사 장면을 감동스럽게 참관하면서 한반도 통일의 꿈이 시작되었음을 감지했습니다. 


마침 13년전 2004년 4월 8일 로마에서 있었던 수도자 양성자들 모임때 발표한 ‘한국의 십자가(the Korean Cross)’ 라는 짧은 글 전문을 나누고 싶습니다. 13년후 똑같은 오늘(2017.4.8.)에 글을 인용하게 되었으니 참 신기합니다. 갈라진 한반도 지도에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담긴 지도를 갖고 발표했습니다. 원래는 영어입니다만 우리말로 옮깁니다.


-“친애하는 수도자 여러분, 오늘 저는 한국의 십자가와 상황을 소개하고 또 여러분의 기도를 청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여러분은 한국에 대해 무엇을 알고 계십니까? 


여기 보시는 예수님은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한반도가 비록 지금은 둘로 분단되어 있지만 원래는 하나입니다. 역동적인 발전과정중에 있는 한국은 작으나 독특하고 아름다운 종교문화전통을 지닌 나라입니다. 


한반도는 수천년 동안 강대국들의 숱한 침략 중에도 살아남은 경이로운 나라입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의 4대 강국에 에워싸여 있는 현재의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매우 복잡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이 끊임없는 시련중에도 수천년동안 한민족, 한땅, 한국민, 한문화, 한언어를 유지해왔다는 것은 놀라운 기적입니다. 이런 사실을 통해 대부분 한국 신자들은 한국의 시련의 역사가 하느님의 섭리안에 있고 예수님은 오랫동안 한국이란 그분의 십자가를 지고 가심을 깨닫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동아시아의 선교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세계 여러나라에 많은 선교사들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하여 예수님이 지고 가시는 한국의 십자가도 점점 가벼워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세계에서 분단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언젠가 분단된 한국이 한 나라로 통일될 때까지 한국의 십자가를 계속 지고 가시게 될 것입니다. 주님! 50년 이상 두 나라로 분단된 한국이 평화롭게 통일되도록 도와 주소서.”-


발표후 여러 수도형제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았던 추억이 지금도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북의 상황은 참으로 위태해 보입니다. 그러나 에제키엘의 예언은 파스카의 주님을 통해 한반도에서 남북평화통일의 위업으로 성취되리라 믿습니다. 화해와 일치의 중심이신 파스카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평화의 일치를 선물하십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이 강론 주제에도 잘 어울립니다.


“목자가 양떼를 돌보듯 주님은 우리(한반도)를 지켜 주시리라.”(예레31,10ㄹ).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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