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9.연중 제2주일                                                    이사49,3.5-6 1코린1,1-3 요한1,29-34

 

 

 

깨달음의 여정

-삶의 핵심은 주님과 우리의 관계이다-

 

 

 

죄가 많기에 병도 많습니다. 죄와 병은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앞으로 죄가 많아질수록 병도 또한 많아질 것입니다. 고백할 죄에 대한 앎의 결핍도 문제입니다. 죄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치유에 앞서 언제나 죄의 용서가 선행했음을 봅니다. 

 

죄인이자 병자는 우리의 동시적인 모습입니다. 죄의 용서와 더불어 병의 치유이니 용서는 참 좋은 죄의 병에 대한 약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용서 받을 때 영육의 치유입니다.

 

지난 금요일 교황님의 강론 주제가 마음 깊이 와 닿았습니다.  ‘삶의 핵심은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이다(Essence of life is our relationship with God)’, 그대로 오늘 강론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니 하느님과의 관계 없는 우리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완전 무지와 허무속에 방황할 수 뿐이 없습니다. 하느님과 무관한 삶, 참으로 위태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느님을 모르면 우리가 누구인지도 무엇이 죄인지도 모릅니다.

 

어려서부터 참 중요한 근본적인 교육이 하느님께 관한 교육이요 죄에 관한 교육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알아야 할 분이 하느님입니다. 죄의 회개와 깨달음은 함께 갑니다. 평생 끊임없는 회개를 통한 평생 끊임없는 깨달음의 여정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깨달음의 여정은 그대로 회개의 여정입니다. 이런 삶의 여정속에 점차 무지로 인한 죄에서 벗어나 영육은 치유되고 날로 자유로워지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례자 요한의 깨달음이 참 고맙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바로 하느님의 열쇠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을 알 수 있습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세상의 죄가 단수로 쓰이는데, 이는 세상의 모든 죄와 그것들이 야기하는 모든 것까지 포함합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말은 두 가지 전통적 표상을 혼합하여 예수님의 대속적인 죽음을 상기시킵니다. 첫째는, 자기 죄가 없으면서도 많은 사람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자신을 어린양처럼 희생하는 주님의 고통받는 종의 표상이고, 둘째는 이스라엘의 구원을 상징하는, 파스카 때에 잡는 어린양의 표상입니다. 

 

그러니 이런 의미의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이야말로 세상 모든 죄에 대한 근원적 처방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어린양이신 예수님과의 관계가 얼마나 우리 삶의 핵심적 문제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미사중 성체를 모시기에 앞서 사제와 주고 받는 다음 말마디는 얼마나 은혜로운지요.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그리스도의 몸은 저를 지키시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피는 저를 지키시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참으로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을 모심이 우리의 죄의 용서와 치유에 결정적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의 예수님께 대한 깨달음이 계속 깊어집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에서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으로 파악합니다. 이런 깨달음 역시 순전히 은총입니다. 요한의 깨달음은 마지막 감격적 말씀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이런 ‘봄(見)’의 깨달음 역시 은총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어린양이자 동시에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증언하는 요한입니다. 바로 이사야 예언자가 말하는 주님의 종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예수님뿐 아니라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역시 주님의 종입니다. 예수님과의 우정을 통해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 중 다음 주님의 종의 고백은 역시 예수님뿐 아니라 예수님과 하나된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됩니다.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민족들의 빛인, 세상의 빛인 하느님의 어린양,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님이십니다. 이런 예수님과의 일치가 깊어질수록 우리 또한 세상의 빛, 민족들의 빛이 될 수 있고,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영예로운 과제입니다. 새삼 ‘세상의 죄’에 대한 유일한 처방은 ‘세상의 빛’인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 빛의 자녀가 된 우리들입니다. 바오로의 말씀 그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하게 되어 어디에서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들과 함께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양이자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치유의 구원이요 무지로 벗어나 주님의 영광을 환히 드러내는 참 자유로운 참나의 실현임을 깨닫습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은총과 평화를 내려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1.19 07:52
    사랑하는 주님, 세례성사를 통해 주님의 자녀가 되어 주님을 알게 해주심에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주님 주신 구원의 끈을 단단히 잡고자 저희가 오늘도 주님 주신 이 하루를
    주님 말씀대로 살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25 하느님과 관상적 일치의 삶 -침묵, 들음, 순종-2020.7.27.연중 제17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7.27 158
1524 판단의 잣대는 ‘주님의 뜻’이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2020.1.20.연중 제2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20 158
1523 주님의 연인戀人이자 친구親舊인 우리들 -예닮의 여정-2020.1.2.목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29/30-389/9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02 158
1522 주님의 종, 마리아 성모님 -신자들의 모범-2019.12.20.대림 제3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2.20 158
1521 참 행복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2019.9.11.연중 제2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11 158
1520 누가 밀이고 누가 가라지인가? -지혜, 겸손, 자비, 인내-2019.7.27.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27 158
1519 언제 어디서나 일하시는 하느님 -하늘 나라의 실현-2019.7.10.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0 158
1518 평생과제 -둥근 사랑, 둥근 마음, 둥근 삶-2019.6.18.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18 158
1517 예수님 닮기 -사랑, 섬김, 환대, 행복-2019.5.16.부활 제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5.16 158
1516 자유의 여정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2019.4.10.사순 제5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10 158
1515 마음의 눈 -사랑, 봄, 앎-2018.4.30. 부활 제5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8.04.30 158
1514 지금이 바로 구원의 때입니다 -과거를 묻지 않는 하느님-2018.2.23. 사순 제1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2.23 158
1513 “어떻게 참으로 살 것인가?” -지키라!, 찾으라!, 나누라!-2018.7.1.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2 프란치스코 2018.07.01 158
1512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찬미와 감사의 삶-2016.11.19.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11.19 158
1511 종말론적 삶의 축복 -처음이자 마지막처럼-2016.9.7.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9.07 158
1510 영원한 두 도반道伴 -꼭 해야할 일 둘, 경천애인敬天愛人-2016.6.2. 연중 제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6.02 158
1509 사랑과 회개-2016.3.4. 사순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3.04 158
1508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영적 승리의 삶- “모세처럼, 예수님처럼 사세요!”2024.3.14.사순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4 157
1507 성화의 여정 -존엄한 품위의 삶- “감사하십시오, 겸손하십시오, 깨어 있으십시오”-2024.2.10.토요일 설 프란치스코 2024.02.10 157
1506 정주(定住)의 지혜 -지혜 예찬(禮讚), 지혜를 사랑합시다-2023.11.16.목요일 성녀 대(大) 젤투르다 동정(1256-130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16 157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