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9. 연중 제2주간 월요일(뉴튼수도원 70일째)                                             히브5,1-10 마르2,18-22


                                                                            깨달음의 기적들

                                                                -호수위를 걸은 프란치스코 신부-


무수한 분들이 제 기적(?)의 증인들이 되었습니다. 어제 난생 처음으로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호수 위에서 기적!'이란 제 사진을 카톡으로 전송하고 오후 내내 행복한 흥분속에 지냈습니다. 뉴튼수도원의 호수가 저로 인해 구원받았고 유명해졌습니다. 호수 주위를 거닐 때마다 '언제 나도 예수님처럼 호수위를 걸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마침내 소원이 성취되었습니다. 카톡으로 주고 받은 문답도 흥미진진합니다.


-와! 호수가 완전히 얼었네요. 물속이 투명하게 보여요. 너무 아름답죠? 신부님 오늘은 호수위를 걸으셨네요. 호수 위 산책!-

"예, 말그대로 기적입니다.“


물이나 얼음이나 다 H2O 물인데 결국은 물위를 걸은 기적인 겁니다. 아, 물을 얼려서 물위를 걷게 하신 것도 주님의 기적입니다.


-와 물위에 서 계시네요. 갈릴리호수 기적의 재현이네요!-


-호수 위에서 기적! ㅎㅎ 호수가 얼었나요?-

"그건 비밀입니다.“


-아, 신부님! 기적이시네요-

-호수위를 걸으시는 신부님, 오늘도 기적의 하루를 사시겠네요.-

-물위를 걸으시는거죠? 기적! 의심하지 않으셨나 봐요,-

-예수님 말씀 꼭 따라 하시니 물위를 걸으실 수 있는 초능력을 주셨군요!-

-호수 위에서 기적! 예수님이시네요.-

-기적을 체험하고 계시는 신부님의 행복한 모습에 덩달아 웃음이, 행복이 전해집니다.-


-물위를 걸으시는 프란치스코 신부님, 예수님의 기적에 동참하신 사랑스런 신부님, 얼음위를 걸으실 생각을 어찌 하셨나이까? 역시 성령으로 가득 찬 존경하올 분이십니다. 

"정말, 이런 생각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비치는 물색깔이 파란 하늘색과 맞닿는 느낌이예요. 하늘과 땅이 지평선을 만드네요. 어쩜 파란색이 그토록 아름다울까요! ㅎㅎ천국 같아요.-

"미적, 영적감각이 참 탁월하십니다."-


여기 몇몇 수도형제와도 기적(?)의 기쁨을 나눴습니다.

"수사님, 나 오늘 호수 위를 걸었습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의 사진을 보여줬더니 수도형제도 만면에 환한 미소로 응답했습니다. 문득 베드로가 주님을 바라보며 물위를 걷다가 한 눈 파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물속에 빠져드는 장면도 떠올랐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위태한 삶은 세상 호수위를 걷는 것과도 흡사합니다. 하여 성무일도 도입 부분이 늘 절실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O God, come to my assistance(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O Lord, make haste to help me(주님, 어서 오사 저를 도우소서)-


성 카시아노가 추천한 이 짧은 기도는 동방에서의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처럼, 서방에서 오랜 동안 사용했던 기도문입니다. 영어로 해도 전달되는 느낌은 그대로입니다. 바로 호수 물속에 빠져들던 베드로의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마태14,30ㄴ) 라는 부르짖음에서 유래된 기도입니다.


믿음의 눈만 열리면 매일이 기적이요 새 하늘 새 땅입니다. 

깨달음의 기적들의 연속입니다. 비상한 기적을 바라는 마음은 저절로 없어집니다. 새삼 깨닫는 진리는 넓이와 깊이는 함께 간다는 것입니다. 깨달음의 기적들을 통해 영적 이해 지평이 끝없이 넓어지면서 영적 깊이도 더해 간다는 것이지요. 외적 좁은 공간에서도 내적 공간의 넓이와 깊이의 내적자유를 살 수 있는 길은 깨달음의 기적들뿐입니다. 어제 저녁기도전 수도형제와의 짧은 대화입니다.


-언제 귀국하십니까?-

"2월4일입니다.“

-얼마 안 남았네요.-

"예, 그래서 하루하루 아껴서 삽니다.-


아, 죽음의 날짜도 이렇게 정해져 있다면 하루하루 절실하게 매일 기적을 체험하며 살 것입니다. 아니 매일매일이 기적일 것입니다. 죽음 앞에 삶이 얼마나 고마운 선물인가 절감하며 말입니다. 

얼마전 가난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식사하는 형제들을 보는 순간 가난이 훤히 보이는 것이 었습니다. 한계와 부족함을 지닌 형제들의 '있는 그대로'의 가난입니다. 사막 같은 수도원에서는 일체의 가식이나 위장이 무용(無用)합니다. 

형제들은 물론 자신을 통해 훤히 드러나는 가난 체험에서 마음의 겸손과 순수요, 샘솟는 무한한 연민의 사랑임을 절절히 깨닫습니다. 이 또한 사막 같은 수도원이 주는 참 귀한 깨달음의 기적입니다. 


제가 볼 때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나 히브리서 저자는 말그대로 신비가입니다. 매일 하느님의 기적을 살았던 분입니다. 복음의 시비조로 묻는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사셨던 신비가 예수님이십니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야 없지 않느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삶의 축제를 맘껏 고맙게 누려할 텐데 뜬금없이 무슨 단식이냐는 것입니다. 본질적인 것은 축제의 삶에 찬미와 감사로 응답하는 것이지 우울한 단식으로 삶의 축제에 재를 뿌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식 자체가 목적인양 본말전도의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식은 언제나 때가 되면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새포도주는 새부대에 담아야 된다.“

우리 모두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매일 새부대의 순수한 마음을 지니면 이 새부대, 새날 안에 가득 담기는 새포도주의 깨달음의 기적들입니다. '깨달음의 기적!' 바로 여기에 참 행복의 비결이 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의 깨달음도 놀랍습니다. 분명 깊은 렉시오디비나의 결과 성령의 선물임이 분명합니다. 복음의 이런 예수님 모습에서 대사제의 깊이 까지 묵상 통찰했기 때문입니다. 대사제 예수님의 인간적인 면모가 우리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목자이자 사제이신 예수님은 모든 사제들은 물론 믿는 모든 이들의 귀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예수님의 전생애를 깊이 렉시오디비나한 결과 성령에 의한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새삼 삶은 순종임을, 우리의 삶은 고난을 통해 '순종을 배워가는 학교'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대사제이신 예수님은 당신께 순종하는 우리 모두의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우리의 영원한 대사제이신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오늘도 깨달음의 기적들로 가득한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루를  살게 하십니다.


-주님께서 내 주께 이르셨나이다. "멜키체덱과 같이 너는 영원한 사제로다"(시편110,4ㄴㄷ).-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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