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6. 월요일(뉴튼수도원 77일째)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티모1,1-8 루카10,1-9


                                                                        나눔의 기쁨


강론을 정정하는 지금 미국시간은 1.25일 주일 오전11:45분, 성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지낸 직후입니다. 주님은 졸지도 잠들지도 않으십니다. 한국은 한참 잠잘 시간이지만 주님은 깨어 미국에서 축일 미사를 집전하십니다. 이 또한 저에겐 신비체험입니다. 주일이지만 바오로 사도는 여기 뉴튼수도원의 주보성인이기에 축일 미사로 봉헌했습니다.


-다마스쿠스 성문 앞 영광스러운 정복을 노래하자.

 교회의 박해자, 사울이 왔을 때 

 위협과 해악은 꿈틀거렸고, 그는 먹이를 찾는 굶주린 늑대와 같았다.

 그러나 보라! 목자는 그를 만났고, 그를 신속히 묶어버렸다. 오늘!-


입당송 영어 성가도 힘차고 은혜로웠습니다. 주님의 최고의 기쁨은 미사를 통해 당신 자신을 나누는 기쁨입니다. 

어제 주님은 흰눈을 가득 내려 주셔서 수도원을 찾은 아이들과 저에게 눈덮인 들판에서 나눔의 기쁨을 선사하셨습니다. 나눔의 주님이십니다. 나눔의 기쁨을 빼면 주님의 기쁨은 없습니다.


사람은 섬이 아닙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사람도 될 수 없습니다. 이미 사람 '인(人)'자 안에서 최소한 둘의 공동체적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은수처와 같은 여기 뉴튼수도원 외딴 곳에 살고 있는 부부만 봐도 사람 '인(人)'자 공동체를 실감합니다. 부부 아닌 혼자라면 도저히 살 수 없을 것입니다. 둘이 함께 하기에 그 고독한 환경 속에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수사와 수녀가 살고 있다고 그렇게 말합니다.“

"아, 형제님은 수도원 원장이고 자매님은 부원장이라고 그러세요.“


형제와 크게 웃으며 나눈 덕담입니다. 하나와 둘의 공동체 간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새삼 사람은 관계를 떠나 살 수 없는 관계의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참 나의 발견, 참 나의 실현도 관계의 깊이와 함께 갑니다. 


관계의 기쁨, 나눔의 기쁨입니다. 슬픔은 나누면 나눌수록 줄어들고 기쁨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집니다. 지니는 기쁨보다 나누는 기쁨이 더 큽니다. 나눌 때 진정 내 것이 됩니다. 그러니 나누는 자가 진정 부자입니다. 관계 중의 관계가 주님과의 관계요 나눔중의 나눔이 주님을 나눔입니다. 제 강론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주님과의 관계를 표현하는 강론이요 주님을 나누는 강론입니다. 관계의 욕구, 나눔의 욕구는 얼마나 근본적인지요!


이런 욕구의 표현이자 매개체가 인터넷이요 핸드폰입니다. 인터넷의 강론을 통해, 핸드폰의 카톡을 통해 주님을 나눌 때의 순수한 기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제도 뉴튼수도원에 온 이후 가장 많은 카톡을 보냈습니다. 어제의 화창했던 봄 풍경 같은 분위기와 오늘의 설경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역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합니다. 이런 아름다움의 간접적 체험도 우리 마음을 감동시켜 순수하게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처럼 아름다움으로 표현됩니다. 방금 새벽에 강론을 쓰는 중에도 그 멀리 한국에서 카톡메시지가 2개 도착했습니다.


-"어서 오시어 처방전 주세요. 지쳐가요.“-

-"신부님 안녕하세요. 비안네가 휴가 마치고 어제 복귀했어요."-

"비안네 건강하고 휴가 잘 있다 갔나요? 아, 방금 사진이 도착했네요! 참 좋습니다.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인터넷과 핸드폰의 카톡 역시 하느님 주신 참 좋은 현대판 기적입니다. 이역만리 미국 궁벽진 사막 같은 수도원에서도 한국의 친지들과 실시간 소식을 나누다니요!  오늘 복음의 제자들 무욕의, 무소유의 사람들이지만 누구보다도 부자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주님과의 깊은 관계로 주님을 소유했기 때문입니다. 혼자의 파견이 아니라 주님의 능력을 지니고 주님과 함께의 파견입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 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라.“


계속 이어지는 주님의 간곡한 당부입니다. 내 마음대로 파견이 아닌 주님으로부터의 파견입니다. 텅 빈 가난이 주님으로 가득차니 텅 빈 충만의 부자가 되어 파견되는 제자들입니다. 


관계중의 관계가 주님과의 관계요, 선물중의 선물이 주님의 선물입니다. 주님을 선물할 때 평화요 치유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누구나 지닐 수 있는 주님이요 누구나 나눌 수 있는 주님입니다. 새삼 주님과 깊은 사랑과 믿음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사랑하는 테모테오에게 하신 말씀은 그대로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주님은 매일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이런 은총을 주시어 당신을 나누는 복음적 삶에 항구하게 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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