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1. 목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65) 기념일 

사도22,30;23.6-11 요한17,20-26


사랑의 일치 교회 공동체

-삶은 허무가 아니라 사랑이다-


오늘은 6월 예수성심성월 첫날입니다. 예수성심의 사랑은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서 환히 빛나는 예수성심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시기전 긴 고별담화(요한13-16장)에 이어 오늘은 고별기도(요한17장)중 마지막 부분입니다. 예수님은 먼저 ‘자신을 위해’(요한17,1-5) 기도하시고, 이어 ‘제자들을 위해’(요한17,6-19) 기도하신후, 마지막으로 ‘믿는 이들을 위해’(요한17,20-26) 기도하십니다.


예수님의 기도자세는 바로 옛 이스라엘 사람들이나 초대교회 신자들의 공통적 기도의 자세였고 그리스도교 전례에서도 자주 대하곤 합니다. 우선 1.서서 2.양손을 뻗쳐들고 3.하늘을 향해 눈을 들고 기도합니다. 특히 하늘을 향해 눈을 드는 자세는 사람의 전 존재가 하늘에 계신 분만을 향하여 움직인다는 것을 표현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온마음과 온힘을 다해 하느님을 대면하듯 하늘을 보며 하느님께 기도하셨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당신 자신과 제자들에 이어 장차 모든 시대와 모든 장소에서 믿는 모든 이들의 공동체 곧 교회를 이룰 사람들까지 기억하시며 기도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함축적으로 드러나는 복음서 전체의 관점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진정성 넘치는 감동적인 기도입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17,21-22).


예수님의 간절한 소망은 오직 아버지와 당신 안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는 사랑의 일치 하나뿐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사랑을 절절히 깨달아 알았듯이 믿는 이들 모두도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바라며 간절히 기도하는 예수님입니다.


사랑의 일치입니다. 사랑으로 하나된 사랑의 공동체를 통해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사랑의 일치를 통한 하느님의 영광은 우리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요한복음 17장 24절의 영어 직역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말 번역에서는 전혀 알아 챌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 그들은 저에게 주신 당신의 선물입니다(Father, they are your gift to me)”(요한17,24ㄱ).


하여 믿는 이들 모두가 당신과 함께 세상 창조 이전부터 아버지께서 당신을 사랑하시어 당신에게 주신 영광을 이들도 모두 보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는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의 위 말씀(요한17,24ㄱ)은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그대로 우리의 고백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나와 함께 하는 믿는 이들 모두가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아버지의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 하나하나가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하느님 사랑의 선물인데 추호도 소홀히 대할 수 없습니다. 정말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한다면 하느님의 선물인 이웃 하나하나를 하느님을 사랑하듯이 사랑할 것입니다. 


이런 아버지의 사랑에 정통할 때 샘솟는 선교열정입니다. 바로 사도행전의 바오로가 이의 모범입니다. 어제 산책중 담장가 무수히 피어난 장미꽃들이 참 신선했습니다. 저절로 새어나온 탄성입니다. 


-“작열하는 햇볕! 열정으로 빨갛게 타오르는 장미꽃송이들!”-


아마 바오로의 선교열정도 이러했을 것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최고 의회에서 바오로의 지혜가 빛을 발합니다. 사두가이들은 부활을 믿지 않는 자들이고 바리사이들은 부활을 믿는 자들입니다. 이들을 논쟁으로 이끌면서 위기를 벗어난 바오로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바리사이이며 바리사이의 아들입니다. 나는 죽은 이들이 부활하리라는 희망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사도23,6ㄴ).


사두가이와 바리사이 두 진영의 논쟁이 격렬해지면서 위기에서 벗어난 바오로입니다. 바오로의 자세에 전혀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에 대한 희망 역시 주님과 사랑의 일치를 사는 바오로 사도에겐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었을 것입니다. 사랑이 우리를 담대하게, 지혜롭게 처신하게 합니다. 사랑이 지혜입니다. 참된 지혜는 하느님 사랑에서 샘솟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사도23,11ㄴ).


주님께서 바오로 사도에게 하신 말씀을 통해 주님과 사도 바오로의 사랑의 일치가 얼마나 깊은지 깨닫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삶의 본질은 허무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무엇보다 형제들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선물들입니다. 그러니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아 우리 모두 사랑이 되어 갈 때 비로소 담대한 용기에 지혜로운 처신, 그리고 사랑으로 하나된 공동체입니다. 그리고 오늘 기념하는 순교자 유스티노처럼 사랑의 순교입니다. 순교야 말로 주님 사랑의 절정의 표현입니다. 하여 옛 순교자들은 사랑의 순교를 갈망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사랑안에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그대로 실현됩니다. 예수님은 떠나셨지만 참 좋은 선물인 미사를 남겨 주셨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은 성령을 통해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 되셨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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