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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9.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로마4,20-25 루카12,13-21


                                                                        탐욕貪慾에 대한 처방은 믿음뿐이다.


위선뿐 아니라 탐욕에 대한 처방은 믿음뿐입니다. 탐욕의 어리석음입니다. 탐욕이 마음의 눈을 가려 보지 못하게 합니다. 하여 무욕無慾의 지혜라 합니다. 욕심이 없을 때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너희는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라는 말씀에 이어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가’ 나옵니다. 탐욕과 어리석음이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봅니다. 탐욕이 사람을 어리석게 만듭니다. 


욕심이 문제가 아니라 지나친 욕심, 탐욕貪慾이 문제입니다. 식욕이 문제가 아니라 지나친 식욕, 탐식貪食이 문제입니다. 사랑이 문제가 아니라 지나친 사랑, 탐애貪愛가 문제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나침은 못미침과 같다는 중용을 일컫는 말로 절제의 중용이 지혜임을 뜻하는 말입니다. 


불가에서는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을 말합니다. 탐(貪;집착), 진(瞋;성냄), 치(癡;어리석음)입니다. 마음의 고질병과도 같은 탐진치 삼독입니다. 셋으로 구별되지만 한 실재의 세 측면임을 깨닫습니다. 셋이 하나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탐욕은 물론 성냄과 어리석음을 일거에 치유하는 치유약은 믿음뿐입니다.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의 탐욕에 대한 답이 로마서의 아브라함의 믿음입니다. 어리석은 부자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영어 주석이 명쾌하여 핵심적 부분을 인용합니다.


‘탐욕은 두려움을 표현한다. 많은 소유로 생명을 확보하려는 집단적 불안의 표현이 탐욕이다. 이런 두려움을 쫓아내는 유일한 길은 생명이 살아계신 하느님의 선물임을 인정하는 것뿐이다. 물질적 소유로 결코 얻거나 확보할 수 없는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인 것이다. 비유에 나오는 사람은 참으로 어리석었으니 자기의 많은 소유로 생명을 확보하려 했기 때문이다.’


복음의 어리석은 사람을 탓할바 못됩니다. 바로 우리 인간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근원적 탐욕의 사람이요 탐욕에 기인한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끝없는 탐욕입니다. 아무리 부유하다 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하느님께 달려있는 사람의 생명입니다.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는 이것을 몰랐습니다. 


“자, 네가 여러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기자.”


완전히 탐욕의 감옥에 갇힌 수인囚人의 모습입니다. 하느님도 이웃도 없습니다. 오직 고립된 혼자입니다. 방어의 탐욕에 의한 두려움과 불안만 있을뿐 자유와 기쁨이 없는 바로 이곳이 지옥입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입니다. 자족하여 독백하는 어리석은 부자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너무 실감나는 예화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예화입니다. 아마 이것이 꿈이 었다면 이런 끔찍한 꿈에서 깨어난 어리석은 부자는 회개했을 것입니다. 아, 어리석어 한 번 제대로 살아 보지 못하고 탐욕의 환상 속에서 꿈처럼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완전히 재물 중심의, 소유 중심의, 돈 중심의 어리석은 부자입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입니다. 아, 오늘날도 이런 졸부들은, 인색한 어리석은 부자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외적으로 부유하다 하나 실상 내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도대체 하늘에 쌓아놓은 보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새삼 참 부자는 하늘에 보물을 쌓아둔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하늘에 보물을 쌓는 시간입니다.


어리석은 부자가 세상 소유 중심의 사람이었다면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은 하느님 중심의 사람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삶이 바로 무욕의 삶, 지혜의 삶입니다. 탐욕이 사라지면 두려움도 불안도 저절로 사라집니다. 믿음의 빛입니다. 믿음의 빛 앞에 저절로 사라지는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참 부자는 바로 오늘 로마서에서 바오로가 인용한 아브라함임을 깨닫습니다. 바오로의 아브라함에 대한 찬사가 참 통쾌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았을뿐 아니라, 오히려 믿음으로 더욱 굳세어져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것을 능히 이루실 수 있다고 확신하였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한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입니다. 우리 역시 우리 주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을 믿을 때 우리도 아브라함처럼 그렇게 믿음을 인정받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부활시키신 하느님을 믿는,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삶이 탐진치 삼독에 대한 유일한 해결 방안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의 병을 치유해 주시고 참 좋은 생명과 믿음을 선물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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