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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4. 수요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이사49,1-6 사도13,22-26 루카1,57-66.80


                                                                                                내 삶의 존재 의미


성 요한 세례자의 삶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 비춰주는 거울같습니다. 어제 써놓고 묵상한 자작시, '자유인'이 그대로 성 요한의 삶을 표현합니다.


-옷을/허영의 옷을/벗어 버렸다

 가면을/위선의 가면을/벗어 버렸다


 놀이를/세상 장난감 놀이를/치워 버렸다

 하느님/안에서/찾아낸 답이다-


순수한 사람, 하느님의 예언자, 대자유인 성 요한의 삶을 요약합니다. 오늘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을 통해 '내 삶의 존재 의미'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성 요한 세례자는 하느님이 파견한 자입니다.

오늘 말씀 곳곳에서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세례자 요한에 대한 묘사를 발견합니다. '하느님이 보내 주신 사람이 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요한의 이름 뜻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이름 뜻대로 하느님의 선물, 하느님의 은총인 요한입니다. '하느님이 복된 세례자 요한을 보내시어, 하느님 백성이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맞이하도록 준비하게 하셨으니' 본기도의 서두 말씀 역시 하느님께 파견 받은 세례자 요한의 신원을 분명히 합니다. 오늘의 이사야서 주님의 종의 첫째 노래가 그대로 세례자 요한의 고백 같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모태에서부터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지어 주셨다. 그분께서 내입을 날카로운 칼처럼 만드시고, 당신의 손 그늘에 나를 숨겨 두셨다.“


세례자 요한을 통해 우리 신원의 뿌리를 묻게 됩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께 파견된 존귀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우연히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뜻이 있어 세상에 파견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물론 함께 사는 모든 형제들이 하느님이 보내신,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임을 깨닫는 일이 우선입니다.


둘째, 성 요한 세례자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겸손은 모든 덕의 어머니입니다. 겸손하여 비로소 사람입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겸손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종이, 주님의 사람이 실로 겸손한 사람입니다. 주님께 가까이 갈수록 자기를 아는 겸손과 지혜입니다. 주님의 거울에 나를 비춰봐야 내가 누구인지 알아 겸손입니다. 그리스도는 바로 세례자 요한뿐 아니라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존재이유입니다. 요한은 사명을 다 마칠 무렵 이렇게 고백합니다.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과연 세례자 요한은 겸손의 모범입니다. 그리스도 없는 세례자 요한 상상할 수 없듯이 그리스도 없는 우리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 겸손만이 주님의 사람으로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덕임을 깨닫습니다. 저절로 나는 과연 '겸손한 사람인가?' 자문하게 됩니다. 바로 바오로의 말씀대로 세례자 요한이 증언한 구원자, 구원의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오십니다. 바로 그리스도의 은총이 우리를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합니다.


셋째, 성 요한은 광야의 사람입니다.

광야의 고독과 침묵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영혼은 더욱 순수해지고 깊어집니다. 광야의 고독과 함께가는 연대連帶입니다. 결코 세상과 단절고립된 고독이 아닙니다. 고독의 깊이에서 하느님과 더불어 세상과 하나로 연대되어 있는 요한 세례자 요한의 삶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탄생한 요한 세례자는 얼마나 많은 이들과 연결되어 있습니까? 모두의 기쁨과 희망이 된 세례자 요한입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 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광야의 축복입니다. 인생광야입니다. 저에게는 강론을 쓰는 매일 새벽이 광야의 시간입니다. 도시의 광야입니다. 인생의 본질이 쓸쓸하고 외롭고 어두운 광야입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광야입니다. 이런 광야에서 희망과 기쁨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만나면 성인이지만 만나지 못하면 폐인입니다. 그러니 광야를, 광야의 하느님을 열렬히 사랑하십시오. 하느님은 물론 형제들과의 연대를 깊이해야 할 고독의 광야는 그대로 기도의 장소임을 깨닫습니다. 


넷째, 성 요한은 진리를 증언함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 사람입니다.

바로 이것이 요한 세례자의 사명이었습니다. 예수님 역시 진리를 증언하기 위해 세상에 오셨다고 했습니다. 우리 또한 예외일리 없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 세례자 요한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이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얼마나 원대한 하느님의 꿈이요 비전인지요. 요한 세례자는 환하게 타오르는 하느님 진리의 등불, 구원의 등불이었습니다. 분도회의 모토도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우리 믿는 이들의 유일한 목표입니다. 하느님 진리의 빛, 구원의 빛을 반사함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우리의 삶입니다.


요한 세례자를 기념하기 위해서가 아닌 닮으라 있는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입니다. 우리가 아침 성무일도때마다 즈카르야와 함께 부르는 요한 세례자의 탄생을 기리는 찬미가의 은총이 요한 세례자를 닮게 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요한 세례자 처럼 겸손한 사람이 되어 주님의 영광을 잘 드러내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오묘하게 지어 주신 이 몸, 당신을 찬송하나이다."(시편139,14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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