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13. 연중 제5주간 금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9일째)

                                                                                                                         창세3,1-8 마르7,31-37


                                                                            사랑 예찬

                                                                -함께하는 사랑, 사랑의 기적-


늘 들어도 위로와 힘이 되는 바오로 사도의 사랑 예찬입니다.


"1.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2.사랑은 친절합니다.

 3.사랑은 시기하지 않습니다.

 4.사랑은 자랑하지 않습니다.

 5.사랑은 교만하지 않습니다.

 6.사랑은 무례하지 않습니다.

 7.사랑은 사욕을 품지 않습니다.

 8.사랑은 성을 내지 않습니다.

 9.사랑은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10.사랑은 불의를 보고 기뻐하지 아니하고, 진리를 보고 기뻐합니다.“(1코린13,4-6).


10개 항입니다. 어느 항이 취약합니까? 10점 만점으로 하면 몇점쯤 되겠습니까? 거창한 사랑이 아니라 평범한 사랑입니다. 영적성장은 결국 사랑의 성장을 뜻합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성장하는 사랑, 깊어가는 사랑인지요.


오늘 피정 마지막날 강론 묵상은 사랑 예찬입니다. 함께하는 사랑이요 함께할 때 사랑의 기적입니다. 아니 사랑한다는 자체가 이미 기적입니다. 이렇게 피정 중 식사 때마다 수녀님들과 함께 나누는 식사가, 함께 나누는 기도가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아무도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먹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평범하나 진정한 사랑입니다. 


새삼 수도원의 두 중심을 새로이 깨닫습니다. 함께 전례기도를 통해 하느님 사랑을 나누는 성전이, 함께 식사를 통해 형제적 사랑을 나누는 식당이 공동체의 두 중심입니다. 하여 성전전례 책임자는 하느님 사랑이 뛰어나야 하고, 주방책임자는 형제적 사랑이 뛰어나야 합니다. 피정 중, 매 끼니때 마다 식탁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양 크리스티나 주방책임 수녀의 각별한 배려 덕분입니다. 식탁 음식 색깔의 조화와 균형이 아름다워 아이처럼 카톡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수녀님, 미술을 전공하셨나요?“

미적 감각에 감동되어 묻기도 하였습니다.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고 아름다움은 감동을 주어 마음을 깨끗하게 합니다. 아름다움의 체험에 따른 '깨어있음', '깨끗함', '깨달음'의 귀한 영적 열매들입니다. 아름다움의 체험은 그대로 하느님 체험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을 하며는 예뻐져요“

라는 옛 대중가요 그대로입니다. 함께 하는 사랑이 우리를 예쁘게 합니다.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듭니다. 


저는 오늘 1독서에서 아담-하와 부부에서도 이런 함께하는 사랑을 발견합니다. 다음 대목이 주목됩니다.

-그래서 여자가 열매 하나를 따서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자, 그것을 먹었다.-

만약 여러분이 아담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참 갈등이겠습니다.


반응은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먹지 않음으로 독야청청 죄짓지 않고 혼자 사느냐, 혹은 오늘 말씀에서처럼 함께 먹고 둘이 한 몸이 되어 함께 사느냐 참 어렵습니다. 아담은 부부일치의, 공동운명체의 길을 택했습니다. 좀 과격한 말로 하느님이냐 아내냐 둘 중 아내인 하와를 택했습니다. 


혼자 에덴 천국에 살기보다는 세상에서 아내와 함께 사는 의리의 사랑을 택했습니다. 하느님도 이런 아담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저 역시 산티아고 순례중 이와 유사한 체험이 생각납니다. 도반이 길을 잃고 나만이 제길에 있었을 때, 아예 함께 길을 잃는 것이 마음 편했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던 기억입니다. 


사랑의 기적입니다. 예수님이 함께 할 때 사랑의 기적임을 오늘 복음이 분명히 보여 줍니다. 사랑의 기적의 현장 묘사가 감동적입니다. 예수님의 혼신의 힘을 다한 전인적 사랑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시차에도 불구하고 귀국 즉시 혼신의 사랑을 다해 피정지도에 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쉬신 다음, 그에게 "에피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말그대로 '연민의 마음', '사랑의 텃치', '능력의 말씀'이 삼박자 하나가 되어 병자는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대로 이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하여 우리는 마음의 귀가 열리고 마음의 혀가 풀려 제대로 듣고,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의 귀가 열려 있어야 분별력의 지혜로 오늘 창세기 1독서의 하와처럼 악마의 간교한, 감미로운 유혹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에파타!" 우리 마음의 눈과 마음의 귀를 열어주시어 눈의 유혹, 귀의 유혹에 떨어지지 않게 하십니다. 


"주님, 저희 마음을 열어 주시어, 당신 아드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사도16,14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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