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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16.연중 제5주간 토요일                                                                          창세3,9-24 마르8,1-10

 

 

 

“너 어디 있느냐?”

-오늘 지금 여기가 에덴 동산이다-

 

 

 

어제에 이어지는 오늘 창세기 장면도 장관입니다. 참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선악과 나무 열매를 먹은 후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마침 소제목을 보니 “인간의 죄와 벌”이었습니다. 즉시 연상되는 것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와 쌍벽을 이루는 도스토옙스키의 명작 “죄와 벌”이란 소설책이었습니다. 

 

렘브란트의 그림처럼 참으로 복음의 진리를 가득 담고 있는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입니다. 언젠가 왜관에서 연피정때는 도스토옙스키의 명작 “카라마조프의 형제”를 감명깊게 읽고 후에 강론에도 자주 인용했던 적이 생각납니다. 오늘 창세기를 읽으며 우선 와닿는 다음 말마디입니다.

 

“너 어디 있느냐?”

 

그대로 오늘 강론 주제로 삼았습니다. 죄를 지은 아담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입니다. 바로 제자리에 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서품식중 호명했을 때 “예, 여기 있습니다.” 대답하고 제대앞에 섰던 일이 생각납니다. 

 

과연 주님께서 언제 어느 때던 “너 어디 있느냐?” 물으면 “예, 여기 있습니다.” 대답할 수 있겠는지요. 언제 어디서나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제몫을 다하며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줍니다.

 

하느님께서 죄를 추궁하실 때의 아담과 하와의 반응이 비겁해 보입니다만 이 또한 우리 인간의 부정적 면모입니다. 책임을 지지 않고 타인에 전가합니다. 아담은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라며 책임을 하느님과 여자에게 돌립니다. 내탓이 아닌 하느님 탓, 여자 탓이라는 것입니다.

 

하여 아담은 죄에 대한 회개의 기회를 잃었습니다. 책임을 하느님과 여자에게 전가함으로 이들과의 관계도 파괴되었습니다. 이처럼 죄의 결과는 관계의 파괴로 드러납니다. 여자의 변명 역시 대동소이합니다. ‘뱀이 저를 꾀어서’, 내탓이 아닌 뱀탓으로 돌립니다. 

 

저는 이에 앞서 엉뚱한 묵상도 한적이 있습니다. 과연 사람이 여자가 주는 선악과를 먹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끝까지 여자가 주는 선악과를 거부하고 혼자 에덴동산에 남고 여자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보다는 선악과를 먹음으로 하와와 고통을 함께 하는 것이 사람다운 삶이라 생각되기도 합니다. 사실 에덴동산에 혼자 있는 것보다는 하와와 사바세상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쪽이 하느님 보시기에도 좋고 마음도 편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실제 사람은 냉엄한 현실을 받아 들이고 자기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하며 살아갈 각오를 단단히 하는 모습입니다.

 

이어지는 하느님의 아담과 하와, 뱀에 대한 선고가 준엄합니다. 인간의 모든 불편과 불행이 죄로 기인한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자비하신 하느님은 이들에게 가죽 옷을 만들어 입혀 주신 다음 에덴동산에서 추방하셨고, 에덴동산의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봉쇄해 버립니다. 

 

문득 얼마전 인사이동으로 방문했더 수녀님의 말이 생각납니다. “절망은 없습니다. 한쪽 문이 닫히니 한쪽 문이 열려있음을 깨닫습니다. 절망의 닫힌 문 옆에 활짝 열린 희망의 문입니다.” 바로 저는 오늘 말씀에서 이런 진리를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바로 창세기의 사람으로 인해 닫힌 문이 복음의 예수님으로 인해 활짝 열린 희망의 문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신의 한 수, 당신의 비장의 무기와도 같은 예수님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의 문, 구원의 문, 하늘의 문을  활짝 열어 주셨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오늘 복음 장면이 세상 광야 속의 에덴동산 파다다이스이며 예수님이 생명나무입니다. 생명나무 예수님을 모심으로 복원된, 실현된 낙원의 꿈입니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 구원활동을 계속하십니다. 

 

진인사대천명,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느님께 맡기는 예수님의 삶의 자세입니다.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나눠 주라 하신 후, 물고기 몇 마리도 축복하신 다음 나누어 주라 이르십니다. 이어 사천명이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만 일곱 바구니 였다니, 예수님은 그대로 하느님의 생명나무이심을 입증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성체성사의 풍요함을 보여줍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실현되는 에덴동산의 꿈입니다. 행복기도문 그대로입니다.

 

“주님/눈이 열리니/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천국이옵니다.”

 

영원한 생명나무이신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신 곳, 바로 지금 여기가 에덴동산 천국입니다. 여전히 선악과 나무도 있고 유혹자 뱀이 있는 에덴동산 천국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모시는 생명나무의 열매인 당신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이자 정주처인 당신 안에서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희 안식처가 되셨나이다.”(시편90,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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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2.16 12:42
    절망은 희망을 낳습니다
    고통은 기쁨을 낳습니다
    불행은 행복을 낳습니다
    이 모든것에는 주님이 함께
    해야 이루어 집니다
    주님없이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길을 잃고 주저앉을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언제 어디서나 "삶의 중심"이 "주님 중심"으로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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