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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20. 부활 제3주간 금요일                                                                             사도9,1-20 요한6,52-59



회개의 삶

-깨어나라, 봄이다!-



피정에 다녀온 기분입니다. 마음이 정화된 느낌입니다. 위로받고 치유받고 평화로워진 느낌입니다. 일종의 회개의 은총같습니다. 이렇게 '인사동 통인화랑' 전시회(2018.4.18-4.31)에 오래 머문적이 없습니다. 보면 볼수록 마음이 끌리는 도자기 작품들이었습니다. 


모든 작품이 일년중 반은 겨울인 핀란드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흰 올빼미였습니다. 우리 수도원 성전 뒷면의 ‘깨어있는 수도승’을 상징하는 올빼미 사진이 연상되어 더 마음이 갔었는지도 모릅니다. 참 담백하고 단순하고 순수한 작품들이었습니다.


“기다림없이는 만들어 질 수 없습니다. 많은 외로움도 있습니다. 흙으로 빚어진 작품은 850c에서 10시간 굽고, 10시간 정도 식힌뒤 유약을 바르며 손질하고, 다시 1250c에서 10시간 정도 굽고, 10시간 정도 식히고, 다시 750c에서 다시 10시간 굽고 하여 완성됩니다. 작품이 일단 제 손에서 떠나면 더 이상 생각하지 않습니다. 집착하지 않습니다. ‘깨어나라, 봄이다!’ 바로 제 자신의 표현입니다. 기다림, 외로움, 그리움의 열정으로 탄생된 제 분신과 같은 작품입니다.”


듣고보니 도저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작가의 전존재가 표현된 작품이었습니다. 핀란드 시골에서 6년동안 도자기 작품을 만들어 자급자족하며 마치 광야에서 은수자같이 살아가는 제 조카딸(김민경 아가다)의 설명이었습니다. ‘아, 흙으로 빚어진 도자기가 불가마속에서 단련되어 작품이 되듯이, 흙으로 빚어진 사람도 평생 고통과 시련중에 단련되어 하느님의 걸작품이 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다림을 말했지만 조카딸은 ‘기다림의 기쁨’을 몰랐습니다. 하여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쁨에 대해 설명해 줬고, 기다림-외로움-그리움의 궁극적 해결은 하느님뿐임도 말해 줬습니다. 


하얀 색깔의 몸에 한결같이 순수로 빛나는 눈동자들을 지닌 깨어 기다리는 올빼미 작품들이 흡사 하느님을 찾는 순수한 수도자들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저에겐 분명 마음이 정화되는 회개의 체험이었습니다.


“깨어나라, 봄이다wake up, It’s spring!”


‘회개하라, 부활의 주님이시다!’로 바꿔도 무방하겠습니다. 하여 강론 제목도 ‘회개의 삶-깨어나라, 봄이다!’로 정했습니다. 부활의 봄은 회개의 계절입니다. 회개해야 삽니다. 살기위해 끊임없는 회개는 필수입니다. 회개해야 순수와 겸손이요 아름다운 영혼에 경이로운 세상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삶도 부패해지기 마련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회심체험은 언제 읽어도 새롭고 충격적이고 감동적입니다. 특히 다음 주님과 주고 받은 대화의 대목은 새삼스런 감동입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이런 주님과의 만남에 충격받지 않을 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얼마나 당신 제자들을, 당신 몸인 교회의 형제들을 사랑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완전히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주님의 고백입니다. 그러니 믿는 형제들에 대한 우리의 처신은 그대로 파스카의 예수님께 대한 처신이 됩니다. 이보다 깊고 건강한 신비주의도 없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생각은 다음 복음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25,40).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마태10,40).


주님과 충격적 만남으로 그의 생애에 결정적 전환점이 마련된 바오로입니다. ‘그는 일어나 세례를 받은 다음,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렸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회개함으로 새롭게 부활의 삶을 살게 된 바오로입니다. 바오로는 누구보다 오늘 다음 복음 구절을 깊이 이해했을 것입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바로 우리가 매일 참여하는 성체성사의 은총이 이러합니다. 이런 성체성사의 은총이 우리를 끊임없는 회개로 이끕니다. 미사가 시작되면서 참회의 기도가 있고 이어 주님의 말씀과 성체성혈을 모심으로 오늘 복음 말씀도 그대로 실현됩니다. 


물론 복음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미사중 예수님의 살을 먹고 예수님의 피를 마시는 상징적 행위는 온전히, 전적으로 예수님의 사고와 행위, 즉 예수님의 전존재와 일치를 뜻합니다. 여기서 바오로의 고백은 우리의 고백이 됩니다.


“이제 나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는 것입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아마 바오로 사도 보다 성체성사의 진수를 깊이 체험해 깨달은 이도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이 우리 모두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주님과의 일치를 날로 깊이 해 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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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4.20 07:30
    주님 저희가 일생동안 받는 고통과 시련에 반복 속에서도 주님께 향한 항구한 믿음을 통하여
    주님의 도구로 쓰여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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