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2.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2열왕4,8-11.14-16ㄴ 로마6,3-4.8-11  마태10,37-42



누가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인가?

-찬미, 사랑, 십자가, 환대-



오늘은 연중 제13주일이자 교황주일입니다. 오늘 복음 묵상 중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라는 두 말마디를 보는 순간, 강론 제목이 정해 졌습니다. “누가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인가?” 바로 오늘의 강론 제목입니다. 믿는 이라면 누구나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고 싶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 하리라.”


방금 부른 화답송 내용과 멜로디는 얼마나 흥겨웠는지요!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는 이들이 두말할 것 없이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다 보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기 때문입니다. 진정 주님의 마음에 들었던 성인들은 모두가 찬미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수도자들 또한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찬미의 사람들입니다. 도대체 하느님 찬미의 기쁨이 아니라면 이 사막같은 세상 무슨 기쁨, 무슨 맛. 무슨 재미로 살아갈 수 있을런지요.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느님 찬미는 기본입니다. 


주님 사랑의 표현이 바로 찬미입니다. 사랑은 본능적으로 표현을 찾습니다. 사실 우리의 모든 수행들은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끊임없이 샘솟는 하느님 찬미입니다. 하느님 찬미가 답입니다. 찬미의 사랑, 찬미의 기쁨, 찬미의 행복 등 끝이 없습니다. 하느님 찬미가 우리의 운명을 바꿉니다. 


하느님을 찬미하기 위해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입니다. 찬미의 미사전례를 통해 주님을 만나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를 선물 받는 우리들입니다. 절망을 희망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찬미의 은총을 헤아리면 끝이 없습니다. 주님 파스카의 신비를 체험케 하는 찬미의 은총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찬미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 할수록 찬미의 삶도 더욱 깊어집니다. 하느님 찬미의 삶이야 말로 믿는 이들에게는 본질적 삶입니다. 예수님 또한 에둘러 당신만을 사랑할 것을 강력히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사랑만이 살 길입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마태10,37).


가족 사랑과 예수님 사랑 중 양자택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우선순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예수성심의 사랑으로, 하느님의 드넓은 시야로 있는 그대로의 형제자매들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무사한 사랑, 깨끗한 사랑, 눈밝은 사랑, 집착이 없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 바로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 하지만 맹목적 이기적 눈먼 사랑은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의 이런 불순한 사랑을 정화하는 주님 사랑입니다. 


바로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가 이런 사랑의 샘입니다. 하여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 역시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마라.’ 말씀 하셨으며, ‘그 무엇도 하느님의 일보다 앞세우지 말라.’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일은 바로 우리가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입니다.


누가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입니까? 바로 근래의 교황님들이야말로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들임을 발견했습니다. 오늘 교황주일이라 더욱 잘 됐습니다. 이 교황님들이야 말로 성인들이십니다. 우리 가톨릭의 자랑이자 복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은 베네딕도 16세 전임 교황님, 현재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입니다. 어제 ‘베네딕도 16세 교황의 마지막 이야기’ 책을 읽으며 참 위대한 성인 교황님들을 만났습니다. 


이 세 교황님들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입니다. 교황님은 ‘맑게 깨어있는, 분석적인 동시에 강력한 종합력을 겸비한 지성으로 고전적인 광채가 넘친다.’는 평을 받으신 분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재임시 25년간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역임하시다가 78세의 고령에 교황직에 오르신 분이고 가톨릭 교회 역사상 최초로 주님의 뜻에 따라 86세에 스스로 사임하신 분이고 뒤를 이은 프란치스코 교황이십니다. 세분 교황님의 예수님 사랑은 추종을 불허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교황님의 감동적인 증언입니다.


“저는 그분이 엄청난 스케줄에 따라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쉬지 않고 열중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속으로 ‘저렇게 일하시면 안되는데, 약간은 휴식을 취하셔야 하는데---.’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낮에 휴식을 취하시도록 일정을 조절했습니다. 뮌헨 주교관에는 휴식을 취하기에 편한 방이 있었습니다. 교황님은 아주 짧은 시간동안 위층에 계시다가 빨리 위로 올라오라고 저를 부르셨습니다. 제가 올라가자, 그분은 시간전례를 바쳤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황님, 이제 조금 쉬셔야 합니다!’ 하고 말했으나, 교황님은 ‘나는 영원한 나라에서만 푹 쉴 수 있습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그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영원한 나라에서만 푹 쉴 수 있습니다.’ 이제 그분은 평안하실 것입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아십니까? 평생 휴식이 없었다는 것과 십자가의 고통이 늘 따랐다는 것입니다. 이토록 예수님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들은 늘 기뻐했고 감사했고 기도했고 행복했다는 것입니다. 베네딕도 16세의 왼쪽 눈은 과로로 인해 완전 실명됐다 합니다. 그대로 살아있는 순교자 교황님이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전임 교황님에 대한 찬사입니다.


“그분은 자신 지성의 능력과 통찰력 때문에 위대했고, 신학에 대한 지대한 공헌 때문에 위대했으며, 교회와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위대했으며, 자신의 성덕과 신앙심 때문에 위대했습니다. 그분의 정신은 세세대대로 항상 더 위대하고 더 강력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활동상에 만족하느냐는 물음에 전임교황님의 답변도 신선했습니다.


“네, 만족합니다. 교회안에서 신선함, 기쁨,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카리스마 등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위 세분 교황님을 자랑하기로 하면 끝이 없어 여기서 줄입니다. 좌우간 예수님만을 사랑함으로 도달한 하느님의 드넓은 시야의 사랑으로 가톨릭 교회는 물론 온 인류를 품에 안은 세 성인 교황님들입니다. 하느님 찬미와 예수님 사랑에 이어 십자가입니다.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마태10,38).


값싼 사랑은 없습니다. 십자가의 희생없는 사랑은 환상입니다. 공허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필히 따르는 십자가의 짐이자 선물입니다. 제 목숨을 얻으려고 십자가를 지지 않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주님 사랑 때문에 십자가를 끝까지 짐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입니다. 


십자가야말로 사랑의 순종을 상징합니다. 주님 사랑의 증표요 훈장같은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대리자의 본질적인 자리는 십자가다. 교황의 수위권에는 순교자적 의미가 있다.’는 전임 교황님의 언급입니다. 교황직에서 떠나실 때 교황님은 ‘저는 십자가를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 사랑의 표현이 역시 십자가입니다. 누구의 십자가도 아닌 제 고유의 책임의 십자가, 운명의 십자가입니다. 누구에게 양도할 수도 없고 내려놓을 수도 없는 제 십자가입니다. 이 제 십자가를 뜨겁게 사랑하며 이 십자가를 지고 죽을 때가지 평생 날마다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죽고 부활하신 주님의 파스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바로 세례의 파스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삶이지만 이미 부활의 삶을 사는 우리들입니다. 죽음은 더 이상 주님의 파스카의 삶을 사는 우리 위에 군림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 자신도 죄에서는 죽었지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부활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열심히 주님을 사랑하여 따르다보면 예상치 못한 병고의 십자가도 있기 마련입니다. 말 그대로 사랑의 십자가요 은총의 십자가입니다. 앞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파스카의 주님께서 도와 주십니다. 


환대의 삶이 바로 예수님께 합당한 삶입니다. 믿는 이들뿐 아니라 온 이웃에 열려 있는 환대입니다. 환대의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환대의 사람들입니다. 열왕기 하권의 수넴 여인은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를 환대한 결과 득남할 것이라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특히 믿는 이들의 환대는 그리스도의 환대와 하느님의 환대와 직결됩니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10,40).


환대가 답입니다. 환대 자체가 기쁨이고 축복이요 위로이고 치유입니다. 환대를 통해 궁극에는 축복의 샘인 주님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별없이 우리를 환대하시는 주님이요 이런 주님의 환대에 대한 응답이 환대입니다. 믿는 이들의 영적 본능과 같은 환대입니다. 문대통령의 미국 방문시 공동언론 발표문 앞부분도 환대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습니다.


“우선 백악관으로 초청해 주시고 따뜻하게 맞이해 주신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트럼프 대통령께서는 제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외국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축하의 인사를 전해 주었습니다. 이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 승리를 달성한 우리 국민에게 전하는 미국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시련과 역경을 딛고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 함께 걸어온 위대한 동맹에 대한 위로와 격려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구구절절 감동의 인사말이었습니다. 말한마디 천량 빚을 갚는다 했습니다. 회담결과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에 주도권을 잡게 된 한국이요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의 공격을 걱정안해도 될 것입니다. 우리가 북핵과 남북대화의 운전석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미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 남북과의 관계에 있어 당국자들의 진정성 넘치는 자세와 인내, 지혜, 정밀한 계획과 실천이, 또 국민의 전폭적 지지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우리 삶의 목표는 예수님께 합당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비로소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주님 환대의 절정이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를 환대해 주시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은총을 풍성히 내려 주십니다. 우리 또한 사랑의 환대로 주님을 마음 깊이 맞아들이는 복된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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