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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16.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열왕기상19,19-21 마태5,33-37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

-관계의 깊이-



하늘아래 새 것은 없습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반복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찾는 자에겐 늘 새로운 반복입니다. 결코 똑같은 반복은 없습니다. 그 반복안에 행복이 숨어 있습니다. 제 강론을 봐도 그렇습니다. 결국은 언젠가 했던 강론이지만 할 때 마다 새롭게 느껴집니다.


“아, 여기 수도원이 천국입니다.”

“아닙니다. 환경이 좋아서 천국이 아니라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그 어디든 하느님과의 관계, 형제들과의 관계가 좋으면 바로 거기가 천국입니다. 그러니 바로 지금 여기서 천국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무엇보다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주님과의 관계가 답입니다. 바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같은 곳에 살아도 사람마다 주님과 관계의 깊이는 다 다를 것입니다. 


저는 이런 주님을 일컬어 우리 삶의 여정에 영원한 도반道伴, 영원한 길벗이라 칭하곤 합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우리의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의 관계는 날로 깊어지는 지요. 하여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입니다. 참 행복도 참 기쁨도 주님과 관계의 깊이에 달렸습니다.


저는 오늘 강론의 실마리를 어제 저녁 식사 중 여기 무아의 집 태령산 배경의 하늘을 보며 발견했습니다. 문득 은총의 선물처럼 와닿은 깨달음이었습니다. 여기서 식사때 마다 바라보는 하늘과 축령산입니다. 제 요셉수도원에서 30년 동안 정주定住하면서 가장 많이 바라본 것 역시 하늘과 불암산입니다. 


원망이나 절망한 적은 없어도 답답하거나 막막할 때는 꽤 있었고 그때마다 하늘과 불암산을 바라봤습니다. 아마 죽는날까지 그럴 것입니다. 여기서 떠오른 ‘하늘과 산’이라는 1997년, 21년전 써놓은 자작 애송시였고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라는 강론 제목입니다.


-하늘 있어/산이 좋고/산 있어/하늘이 좋다

 하늘은/산에 신비를 더하고/산은/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되고 싶다/이런 사랑을/하고 싶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인용했는지 모릅니다. 하여 제 호도 자칭 ‘천산天山’입니다. 하늘이 우리의 영원한 배경이자 도반이신 주님을 상징한다면 산은 주님을 영원한 도반이자 배경으로 둔 우리 믿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하늘 없는 산, 산 없는 하늘 생각할 수 없듯이 주님 없는 우리, 우리 없는 주님 역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주님과 우리는 영원히 둘이자 하나임을 깨닫습니다.


주님과의 관계가 답입니다. 엘리야를 보십시오. 얼마나 주님과 깊은 관계에 있는지 주님의 친구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어제 호렙산에서 주님으로부터 후계자 엘리사까지 점지받았고 마침내 산에서 내려오자 마자 엘리사를 만났고 후계자로 삼습니다. 떠날 때를 알아 미리 준비하는 엘리야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최선을 다해 자기 사명을 마친 후 잘 떠나는 ‘뒷모습’은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정말 주님은 당신께 충성을 다한 당신의 사람, 엘리야에게 참 좋은 후계자 엘리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이런 면에서 저 역시 늘 감사합니다. 오랜 동안 원장 책임후 하느님은 ‘신神의 한 수手’와도 같은 참 좋은 후배를 원장으로 택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엘리사에 대한 묘사에서 그의 우직하면서도 올곧은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엘리사는 엘리야를 떠나 돌아가서 겨릿소를 잡아 제물로 바치고 쟁기를 부수어 그것으로 고기를 구운 다음 사람들에게 주어서 먹게 하였다. 그런 다음 일어나 엘리야를 따라나서서 그의 시중을 들었다.’


완전히 과거와의 결별이요 새로운 출발입니다. 버림과 떠남과 따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우리 역시 날마다 버리고 떠나 주님을 따릅니다. 더불어 주님과 날로 깊어지는 관계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계속되는 대당명제를 통해 예수님이 얼마나 하느님과 깊은 관계에 있는지 다음 대목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하고 옛 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요즘 복음에서 계속되는 주목할 말마디는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얼마나 깊은 일치의 관계에 있는 예수님이신지 깨닫게 됩니다. 누구보다 아버지의 마음에 정통했기에 이렇게 확신에 넘쳐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이요, 아버지의 뜻은 그대로 예수님의 뜻임을 깨닫게 됩니다.


정말 우리가 주님과 깊은 관계에 있다면 절대로 맹세할수도 없고 맹세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단순하고 진실한 삶, 지혜롭고 겸손한 삶이 뒤따르기에 제 분수를 넘는 맹세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나를 모르는 무지의 교만에서 맹세하지 결코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지혜롭고 겸손한 자들이라면 절대 맹세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이 겸손과 지혜의 결정체같습니다.


“너희는 말 할 때에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무지해서 구구한 변명과 핑계지 단순하고 진실한 이들은 ‘있는 그대로’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할 것입니다. 이런 솔직하고 용기있는 언행은 바로 주님과의 깊은 관계를 반영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의 관계를 날로 깊게 해 주시며 당신을 닮아 온유하고 겸손한 삶, 진실하고 단순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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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6.16 11:13
    주님 저희가 날마다 버리고 떠나 주님을 따름으로써 주님과 날로 깊어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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