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0.2.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즈카8,1-8 루카9,46-50



공동체의 일치

-작아지기 경쟁의 공동체-



저는 얼마전 공동체 롯데 월드 소풍때, 참 특이하고도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말그대로 공동체의 선물입니다. 수도형제들의 사랑의 강권으로 롯데 시네마의 화가에게 제 캐리캐추어를 그려 받았습니다. 참 재미있고 맘에 들어 많은 이들과 카톡 전송으로 나눴고 한 형제가 퀏팅해주어 벽에 걸어놓고 자주 건강한 ‘카타르시스(마음의 정화)’와 ‘나르시스(자기도취)' 체험을 하곤 합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습니다. 고립단절의 혼자가 지옥입니다. 이어져 연결되면 살고 끊어져 단절되면 죽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나름대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수도원을 방문하여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감탄하면서 여기가 천국이라고 합니다. 그때 마다 저는 부연 설명을 합니다.


“환경이 좋아서 천국이 아니라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천국과 지옥은 장소 개념이 아니라 관계개념입니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형제들의 관계단절로 희망과 기쁨, 평화가 없다면 천국이라 할 수 없습니다.”


분열되기는 쉬워도 일치하기는 어려운게 공동생활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이상적 유토피아 공동체는 없습니다. 나름대로 문제를 안고 있는 공동체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예수님을 스승으로 모신 제자공동체 역시 문제를 안고 있음을 봅니다.


‘사람들 가운데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그들 사이에 논쟁이 일어났다.’(루카9,46).


라는 복음 서두 대목에서 착안한 강론 제목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논쟁은 일치보다는 분열로 이어지기가 쉽습니다. 예수님의 기민한 대처로 다시 일치를 회복하는 제자들의 공동체입니다. 저는 공동체의 일치를 위한 세가지 조건을 찾아냈습니다.


첫째, 공동체 형제들 하나하나가 하느님께 파견받았다는 신원의식입니다.

특히 믿는 이들의 공동체의 특징입니다. 하나하나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하느님의 선물’인 형제들입니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논쟁이 야기되자 즉시 주님은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곁에 세우신 다음 공동체 일치를 위한 교육을 시작하십니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린이로 비유되는 공동체의 형제들입니다. 여기서 어린이가 상징하는 것은 겸손한 존재가 아니라 파견받은 이의 신원입니다. 어린이와 같은 작은 이 하나하나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이고 하나하나에 대한 환대가 바로 예수님의 환대와 아버지의 환대로 직결된다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의 궁극의 마지막 배경은 하느님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자각과 확신에서 저절로 형제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사랑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가장 큰 사람에 대한 논쟁에서 주님의 화두와 같은 답변입니다. 참으로 주님으로부터 파견받았다는 자각에서 감사와 겸손이요 이런 깨달음이 깊어질 때 비로소 가장 작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참으로 공동체가 커지기 경쟁이 아닌 가장 작아지기 경쟁에 돌입한다면 저절로 넓어지는 내적공간에 공동체의 평화와 일치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사실 큰 나무들 밑에서 작은 초목草木들이 자라기 힘들 듯, 큰 사람들 많으면 작은 사람들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작으나 실제 영적으로 가장 큰 이들 밑에서야 작은 이들도 제 본연의 모습으로 활짝 피어날 수 있습니다.


정말 영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궁극의 목적도 가장 작은 사람이 되는 데 있음을 봅니다. 끊임없이 비우고 낮추어 가장 작은 사람이 되는 것이 역설적으로 가장 큰 사람이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참행복은 커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작아지는데 있음을 봅니다. 가장 작아져 무無가 될 때 주님과 온전한 일치의 참행복입니다.


둘째, 형제들에 대한 관대한 마음입니다.

공동체의 궁극의 울타리는 하느님이시며 궁극의 길은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 아닌 그 누구도 울타리가 될 수 없고, 예수님 아닌 그 누구도 길이 될 수 없습니다. 이래야 모두가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그러니 매사 하느님의 시야, 예수님의 시야로 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둘째 단락에서 예수님은 당신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이가 당신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못하게 막아보려 하였다는 제자들의 편협한 마음을 즉시 교정하십니다.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아,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비록 예수님을 따르지 않더라도 하느님의 본질적인 선善을 추구하는 한 최대한 관용하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다양성의 일치입니다. 다 똑같이 하느님을 추구해도 사람마다 그 방식은 다 다를 수 있으니 최대한 관대하라는 것입니다. 본 궤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웬만하면 건드리지 말고 그냥 놔두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다양성의 일치요 공동체의 평화입니다. 바로 이것은 종교간의 대화에 필수적 마음 가짐이기도 합니다. 


셋째, 하느님 중심에 대한 자각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공동체입니다. 다 달라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중심을 향하기에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바로 하느님 중심의 공동체 일치를 부단히 확인하고 강화하는 평생 공동 수행이 우리가 늘 바치는 미사와 시편 공동전례기도입니다. 


공동체의 가시적 중심인 주님의 성전에서 바치는 공동전례기도 수행 은총이 공동체의 일치를 굳건히 해 줍니다. 바로 제1독서 즈카르야 예언자의 메시아 시대의 행복이 그대로 실현되는 교회공동체의 미사전례입니다.


이제 내가 내 백성을 해뜨는 땅과 해지는 땅에서 구해 내리라. 나는 그들을 데리고 와서 예루살렘 한가운데에 살게 하리라. 그러면 진실과 정의 안에서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리라.”(즈카8,7-8)


바로 이것이 우리 믿는 이들의 공동체입니다. 영적 예루살렘인 교회공동체에 몸담고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진실과 정의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백성이 되고 주님은 우리 모두의 하느님이 됨으로 영적으로 온전한 하느님과 일치의 공동체가 됩니다. 


바로 이런 공동체의 영적일치를 위해 미사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당신의 작은 자들임을 깨닫게 하시고 당신 중심의 일치의 공동체를 선사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23 영원한 생명의 구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2020.10.5.연중 제27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0.05 135
1722 영원한 생명의 구원 -끊임없는 회개-2019.8.19.연중 제20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8.19 131
1721 영원한 생명은 발견이자 선택 -주님, 지혜, 말씀-2021.10.10.연중 제28주일 1 프란치스코 2021.10.10 162
1720 영원한 생명-경천애인敬天愛人의 삶-2019.10.7.월요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0.07 220
1719 영원한 생명-2016.4.7. 목요일 성 요한 밥티스타 드 라 살 사제(1651-1719)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4.07 191
1718 영원한 생명(2015.4.16. 부활 제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04.16 225
1717 영원한 생명 체험-2015.4.20. 부활 제3주간 월요일(장애인의 날) 프란치스코 2015.04.20 262
1716 영원한 생명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2017.5.1. 부활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05.01 95
1715 영원한 생명 -포기, 희사, 추종-2018.8.20. 월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1090-115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8.20 123
1714 영원한 생명 -주님과 일치의 치유와 구원-2021.1.8.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1.08 129
1713 영원한 생명 -주님과 일치의 여정-2022.5.10.부활 제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05.10 163
1712 영원한 생명 -주님과 만남과 따름의 여정-2023.8.21.월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1835-191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21 240
1711 영원한 생명 -주님 추종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2021.8.16.연중 제20주간 1 프란치스코 2021.08.16 128
1710 영원한 생명 -자기인식의 지혜와 겸손-2021.1.9.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1.09 143
1709 영원한 생명 -예수님이 답이다-2019.5.2.목요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295-37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5.02 118
1708 영원한 생명 -예수님과 하나된 삶-2021.4.27.부활 제4주간 화요일 ​​​​​​​ 1 프란치스코 2021.04.27 106
1707 영원한 생명 -영적 어린이가 됩시다-2020.5.5.부활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5.05 105
1706 영원한 생명 -삶은 선물膳物이자 과제課題이다-2022.5.5.부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5.05 182
1705 영원한 생명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2018.10.8.연중 제27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08 163
1704 영원한 삶의 이정표 -버리고 주님을 따르기-201528.8.7.연중 제18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08.07 304
Board Pagination Prev 1 ...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