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7. 월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110) 기념일

                                                                                                                            에페2,1-10 루카12,13-21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은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사람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그대로 통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가난한 사람은 땅에 보물을 쌓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가 바로 그러합니다. 어리석은 부자는 인간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바로 인간의 탐욕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구조가 의미심장합니다. 탐욕을 조심하라는 단락에 이어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가 뒤를 잇습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예수님의 명언입니다.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생명은 살 수 없습니다. 기쁨도 평화도 희망도 건강도 살 수 없습니다. 마지막 죽을 때도 가지고 갈 수 없고 그대로 놔두고 갈 수 뿐이 없는 재산입니다. 그러니 탐욕을 경계해야 합니다. 땅에 재물을 쌓는 일에도 정말 분별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선적으로 고려할 바 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입니다.


탐욕은 어디에 근거합니까?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뭔가 두렵고 불안하기에 안정을 확보하려는 본능적 욕구가 탐욕입니다. 뭔가 있어야 든든하고 편안하기에 끊임없이 땅에 보물을 쌓으려는 탐욕입니다. 그러니 두렵고 불안할수록 탐욕은 커질 수뿐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 역시 탐욕의 근저에는 이런 깊은 두려움이 깔려 있습니다. 하느님 믿음은 없고 믿을 것은 지상의 재물뿐이니 땅에 보물을 쌓을 수 뿐이 없습니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누구나의 자연스런 경향이 안정을 확보하려는 이런 탐욕입니다. 어리석은 부자를 탓할 바 아닙니다. 그러나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사람입니다.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결과는 하느님께 달려 있습니다. 곧 이어지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우리 어리석은 중생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유입니다. 우리를 눈 멀게 하는 탐욕입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들이 태반인 세상입니다. 탐욕의 근원인 두려움과 불안이 문제입니다. 바로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가 믿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의 문제에 대한 답을 줍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가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유일한 처방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고 그 안에서 살아갈 때 저절로 사라지는 두려움과 불안이요 탐욕으로부터 해방입니다. 세상 풍조에 따라 육의 욕망에 이끌려 살면서 육과 감각이 원하는 것을 따라 사는 죽음의 길에서 비로소 생명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자비가 풍성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그분과 함께 일으키시고 그분과 함께 하늘에 앉히셨습니다.”


바로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은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런 구원이야말로 말그대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믿음만이 두려움과 불안, 탐욕에 대한 유일한 처방입니다. 이런 믿음을 통한 구원체험이 우리를 탐욕으로부터 해방하여 두려움과 불안없이 하늘에 보물을 쌓으며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하여 우리 모두 부단히 하늘에 보물을 쌓는 선행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삶의 모범이 바로 오늘 기념하는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순교자입니다. 성인께서 로마로 압송될 때 전 교회에 보낸 편지 중 감동적인 대목을 나눔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나는 온 교회에 이 편지를 쓰면서 모두에게 당부합니다. 나는 여러분이 방해만 하지 않으면 하느님을 위해 기꺼히 죽고 싶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청합니다. 미숙한 친절을 나에게 베풀지 마시고 내가 맹수에게 먹히는 것을 허락하십시오. 그것은 내가 하느님께 이르는 길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입니다. 나는 맹수의 이빨에 의해 갈려져 그리스도의 순수한 빵이 될 것입니다.”


그대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평생 하늘에 보물을 쌓아 온 이냐시오 성인이셨기에 두려움 없이, 평생 믿고 사랑해온 그리스도를 위해 거룩한 순교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음을 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의 믿음을 굳세게 하시고 하늘에 보물을 쌓는 선행의 삶에 항구할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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