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1독서: 아가 3,1-4ㄴ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았네.>
복음: 요한 20,1-2.11-18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제목: 어둠 속에서 주님을 찾는 이들에게
1. 밤을 뚫고 신랑을 찾는 신부의 마음
구약성경에 나오는 ‘아가서’는 참 흥미로운 책입니다. 겉으로 보면 한 남녀의 뜨거운 사랑 노래 같지만, 유다인들은 이 책을 단순한 연애 시로 읽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 노래를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에 맺어진 깊은 사랑의 이야기로 알아들었습니다.
아가서를 보면 신부가 밤새도록 눈물 흘리며 사라진 신랑을 찾아 헤매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은 사실 죄를 짓고 하느님을 떠나, 바빌론 유배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입니다. 모든 것을 잃고 캄캄한 어둠 속에 갇힌 백성들이, 다시 한번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며 “주님, 제발 저희를 살려주십시오” 하고 눈물로 회개하는 간절한 기도가 바로 이 아가서에 담겨 있습니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절에 그들은 고백했습니다. “나는 잠자리에서 밤새도록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아다녔네.”(아가 3,1) 우리도 살면서 감당하기 힘든 밤을 만날 때, 이들처럼 주님의 자비를 애타게 찾게 됩니다.
2. 새벽 무덤가에서 만난 진짜 사랑
이 구약 백성들의 간절한 기다림은, 신약성경에 와서 예수님의 부활로 마침내 활짝 피어납니다.
아가서의 신부는 밤중에 일어나 동네를 돌며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겠다”고 헤매다가, 마침내 신랑을 만나 붙잡고 절대 놓지 않습니다. 이 극적인 모습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뒤 부활하신 아침에 무덤가에서 눈물 흘리며 스승을 찾던 마리아 막달레나의 모습과 똑 닮아 있습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마리아 막달레나는 슬픔에 잠겨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처음에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고도 그분이 정원지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요한 20,15) 하고 물으셨을 때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예수님께서 “마리아야!”(요한 20,15) 하고 다정하게 그의 이름을 불러주시는 순간, 마리아는 마침내 눈이 열려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구약의 백성들이 그토록 오랜 세월 찾아 헤맨 사랑의 실체가, 바로 이렇게 우리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였던 것입니다.
3. 오늘, 우리 미사 속에서 살아나는 은총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먼 옛날 성경 속 전설이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가 매일 바치는 미사와 성사 안에서 그대로 되풀이되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지치고 외로울 때, 삶의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주님께서는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슬그머니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하셨듯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며 변치 않는 자비와 위로를 건네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뒤 가장 먼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당신의 부활을 알리는 귀한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오늘 미사를 봉헌하며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에게 함께 기도합시다. 우리도 성녀처럼 살아 계신 예수님을 세상에 당당하게 전하고, 마침내 주님의 영광스러운 얼굴을 마주 뵈옵게 되기를 간절히 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