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8주간 수요일
1독서: 예레 31,1-7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복음: 마태 15,21-28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제목: 부스러기 은총에 담긴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
1. 절망의 순간에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느님
살다 보면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이 많습니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 때문에 일이 꼬이기도 하고,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세상의 풍파에 밀려 바닥까지 떨어지기도 합니다. 괴로운 밤이 길어지면 마음이 단단하게 굳어지고, 하느님마저 나를 버리신 게 아닌가 하는 절망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의 부족함이나 한계보다 훨씬 더 큽니다. 아무리 깊은 절망 속에 머물러 있어도 하느님께서는 절대로 당신 백성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이 죄를 짓고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도, 하느님께서는 먼저 다가오셔서 변함없는 사랑을 고백해주셨습니다.
2. 영원한 사랑으로 다시 일어서게 하시는 은총
하느님께서는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해 당신 백성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너에게 한결같이 자애를 베풀었다.”(예레 31,3)
이것이 바로 우리가 믿는 하느님의 진실입니다. 지금 겪는 시련과 고통은 결코 하느님이 내리시는 삶의 마지막 단죄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무너진 절망 속에서도 하느님께서는 고통의 끝을 알리시며 다시 일어설 희망을 선포하십니다. 인간의 허물로 깨어진 삶일지라도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이 닿으면 반드시 다시 일어서게 됩니다.
3. 세상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구원의 문
이 영원한 사랑은 특정 사람들만 누리는 전유물이 아닙니다. 사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마태 15,24) 라고 말씀하시긴 하셨습니다. 비록 지상에서의 예수님 행보는 유다인이라는 울타리 안에 국한된 것처럼 보여지긴 했지만, 주님의 시선은 이미 온 세상을 향해 계셨습니다.
그 사실을 보여주는 이가 바로 오늘 복음의 어떤 가나안 부인입니다. 마귀 들린 딸을 둔 가나안 부인은 이방인이라는 차별과 무시 앞에서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라도 좋으니 은혜를 베풀어 달라는 그 간절한 믿음 앞에 주님의 자비가 온전히 드러났습니다. 주님께서는 혈통과 자격을 따지는 인간의 경계를 허무시고, 간절히 믿는 모든 이에게 구원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4. 빵 부스러기 같은 은총으로 얻는 참된 희망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여전히 차갑고 만만치 않습니다. 남들에게는 덤덤해 보여도 속으로는 저마다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을 신뢰하는 이에게 절망은 결코 인생의 마지막 결론이 될 수 없습니다.
상에서 떨어지는 아주 작은 빵 부스러기 같은 은총이라도, 그 안에는 우리 삶을 온전히 회복시키고도 남는 하느님의 전능한 자비가 담겨 있습니다. 어떤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마침내 우리를 구원하시고 다시 기쁨의 춤을 추게 해주실 하느님의 자비를 찬양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믿으며 매 순간 희망의 길로 담대하게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