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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28. 금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기념일

                                                                                                                                      1테살4,1-8 마태25,1-13


                                                                                                거룩한 삶


오늘 성무일도의 즈가리야의 노래 후렴과 성모의 노래 후렴이 아름다워 나눕니다. 모두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고백록'에서 인용된 후렴입니다.


"주여, 당신을 위해 우리를 내시었기에, 우리가 당신을 찬양하는 일에 기쁨을 느끼게 하시나이다. 당신 안에 쉬게 될 때까지는 우리 마음이 평온치 못하리이다."

"옛 것이나 항상 새로운 주님의 아름다움이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주님은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내 귀를 트이게 하셨나이다."


주님의 모상으로 지음 받았기에 주님 안에 깨어 머물 때 비로소 영혼의 평화요 안정입니다. 주님 안에 깨어 머물 때 늘 새로운 주님의 아름다움의 체험이요 거룩한 삶입니다. 어제는 성녀 모니카의 축일이었고 오늘은 그분의 아드님인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의 축일입니다. 성녀 모니카 없는 성 아우구스티노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386년 밀라노의 주교였던 성 암브로시오를 만남으로 인한 그의 회심이 극적입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어린이 목소리를 듣습니다.


“Tolle, lege”

라틴어로 ‘집어 읽어라(take and read)’라는 소리를 들은 즉시 되는 대로 펴든 바오로 사도의 로마서 서간입니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그리고 욕망을 채우려고 육신의 일을 돌보는 일을 하지 마십시오.”(로마13,13-14)


바오로 사도를 통한 주님과의 만남이 참 운명적입니다. 바오로 사도 이후 가장 영향력있는 학자가 바로 아우구스티노 성인입니다.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가 놀랍습니다. 아우구스티노가 그의 아들과 387년 부활성야미사때 밀라노의 주교 성 암브로시오에게 세례를 받은 후 그해에 성녀 모니카는 선종했습니다. 참고로 서방 4대교부가 바로 성 암브로시오, 성 아우구스티노, 성 예로니모, 대 교황 성 그레고리오입니다. 정말 아우구스티노가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입니다. 성 암브로시오는 주교가 된 후 세례받은 분으로 참 특별한 성소임을 깨닫게 됩니다.


성인들은 모두 같은 성씨입니다. 바로 거룩할 ‘성(聖)’자 ‘성’씨입니다. 세례 받음으로 로마서 말씀대로 주님 안에서 거룩한 삶의 여정이 시작된 아우구스티노처럼 우리 역시 똑같은 ‘성(聖)’씨를 부여 받았습니다. 신약성서중 가장 최초로 쓰여진 테살로니카 1서의 오늘 독서에서 주님은 바오로 사도를 통해 특히 거룩한 사람이 될 것을 강조하십니다.


“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곧 여러분이 불륜을 멀리하고, 저마다 자기 아내를 거룩하게 또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할 줄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이교인들처럼 색욕으로 아내를 대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더러움 속에 살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거룩하게 살라고 부르셨습니다.”


2000년전 말씀이 오늘의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되니 놀랍습니다.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은 우리의 보편적 성소임을 깨닫습니다. 거룩함은 무슨 뜻일까요? 세상적 삶과 ‘분리(set apart)’를 뜻합니다. 세상에 살되 세상 기준이 아닌 성서의 주님 기준대로 사는 것입니다. 영어로 하면, 발음상으로는 구분이 힘든 ‘거룩함(holiness)’은 ‘온전함(wholeness)’입니다. 하느님과는 물론 이웃과 자연, 자신과 통합(integrity)과 조화(harmony)를 이룬 온전한 삶이 바로 거룩한 삶이라는 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이런 거룩하고 온전한 성인의 삶을 살 수 있겠는 지요. 바로 오늘 복음이 명쾌한 답을 줍니다. 복음의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으로 늘 준비하며 오늘 지금 여기를 깨어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주님이 오실 날과 시간을 알았다면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도 기름을 넉넉히 마련했을 것입니다. 아, 매일 매순간 점검해야 할 영혼 등잔의 기름입니다. 믿음의 기름, 희망의 기름, 사랑의 기름입니다. 세상 모든 시험 날자가 예고되어 준비가 용이한데 도대체 주님이 오실 날자와 죽음의 날자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넉넉한 영혼 등잔의 기름 마련으로 늘 시험 준비를 해놓고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자.”

한 밤중 외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등에 기름이 떨어진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은 얼마나 난감하고 당황스러웠겠는지요. 바로 이 말씀을 외치며 임종했다는, 서울 분도 수녀원의 주보 성녀인 중세의 독일 분도회의 신비가 대 젤투르다가 생각납니다. 어제 기념했던 성녀 모니카가 얼마나 슬기로운 여인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 역시 회심하여 세례 받아 신자가 된 이후로는 늘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늘 깨어 삶의 자리에 참으로 충실하였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업적은 오늘날 누가 봐도 불가사의의 기적입니다. 


오늘 지금 여러분의 영혼 등잔에 기름은 채워져 있습니까? 새삼 평생, 죽을 때까지 매일, 규칙적으로 깨어 바치는 공동성무일도와 이 거룩한 공동미사전레가 얼마나 고마운지 깨닫습니다. 바로 영혼 등잔에 기름을 주입하는 시간이자 오시는 신랑인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우리는 ‘영혼의 주유소’인 이 거룩한 성전에서 공동전례 기도시간마다 영혼의 등잔에 기름을 가득 넣음으로, 언제 어디서나 늘 등불을 켜들고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상한 거룩함이 아니라 일상의 평범한 거룩함입니다. 세상 안에 살되, ‘오늘 지금 여기서’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깨어, 주님을 기다리며 맡은바 일에 충실하는 것, 바로 이게 일상의 평범한 거룩한 삶이자 온전한 삶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오늘도 아침 일찍 깨어 기다리다 주님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영혼 등잔에 당신의 신망애信望愛 기름을 가득채워 주십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21,36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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