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

1. 수도승의 삶

베네딕도회 수도승의 생활 형태는 가톨릭 교회의 전통 안에서 1,500년 동안 면면히 전해 내려오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간단히 묘사하기가 어렵지만 그 삶의 모습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베네딕도 수도회 수도승의 일과(日課)는 전통적으로 공동으로 바치는 성무일도(聖務日禱, Opus Dei, 하느님의 일), 개인기도와 그 심화를 위한 공부로서 렉씨오 디비나(聖讀, Lectio Divina), 그리고 정신적 또는 육체적 노동(勞動, Labor)의 균형있는 생활로 이어집니다.



1.1. 기도생활

일정한 시간에 공동체 모두가 성당의 가대(歌臺, Chorus)에 모여 온 교회와 함께 시편을 노래하는 시간경(성무일도)을 바치며, 미사가 하루 생활의 중심을 이룹니다. 공동기도가 우주적이며 교회적 의미를 지닌다면 개인기도는 역시 교회적이며 성령의 인도하심에 자신을 내어 맡기는 인간의 최고의 행위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말씀(구체적으로 성경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베네딕도 수도회에서는 침묵과 고독을 소중히 실천해 오고 있으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영혼의 고요와 평정을 통해서 청정한 민감성을 지니려고 노력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이웃을 바로 보고 사랑하며, 모든 사람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맞아들이기 위해서 이 침묵 고독은 귀하고 복된 것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또한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자신의 본모습을 깨달아 자기 허물을 고치게 되는 겸손한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1.2. 일하는 생활

노동의 의무는 자연법칙에서 비롯하고 하느님의 뜻에 상응하는 것(2데살 3,6-12)으로서 베네딕도회 수도자는 누구나 노동을 해야 합니다. 수도승 스스로의 노력으로 공동체를 건설하고 생계를 유지하며, 또 교회가 요구하는 사도직도 수행하는 것입니다. 성 베네딕도는 자기 수도자들에게 특수한 일만을 하도록 규정하여 놓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베네딕도 회원들은 수도승으로 생활하면서 그 시대의 교회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하여 왔습니다. 베네딕도 수도회의 생활에서는 전통적으로 중용과 평화(Pax benedictina)의 분위기 안에서 언제나 "기도하고 일하라"고 하는 표어를 내걸고 생활의 절제와 절도있는 조화를 소중히 여깁니다. 성 베네딕도의 통찰력에서 나온 이러한 조화는 인간의 온갖 불안정, 무질서, 뿌리없는 행동 과다, 세분화로 인해 기형화되어 가는 현대인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입니다.



1.3. 공동생활

베네딕도회 수도승 생활의 이상은 초대교회 공동체입니다. "믿는 사람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집집마다 돌아가며 빵을 떼고 신명나는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들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사도 2,44-47)는 생활방식에 따라 수도승들은 일생 동안 한 수도원에 적을 두고 함께 살아갑니다. 함께 기도하고 일하는 가운데 형제들에게서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서로 돕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가운데 끝없이 자신을 형제들에게 내어 줌으로써 하느님의 사람이 되려는 것입니다.


"얼마나 좋고도 즐거운지, 형제들 오손도손 함께 모여 사는 일"(시편 132). 베네딕도회 수도자는 일생 동안 한 수도원에서 "정주(定住, Stabilitas)"할 것과 "수도승다운 생활(Conversatio Morum)"을 할 것과 "순명(Obedientia)"할 것을 하느님과 모든 성인들 앞에서 서원하고 교회를 위해 일생을 봉헌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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