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11.17. 화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마카베오상6,18-31 루카19,1-10


                                                                          열정과 환대


어제 복음에 이어 오늘 복음도 참 아름답고 복음적입니다. 어제 눈먼 걸인과 주님의 만남처럼 오늘 자캐오와 주님의 만남도 감동적입니다. 세관장이며 부자였고 키가 작은 자캐오 역시 어제의 눈먼 걸인처럼 소외된 삶을 살았음이 분명합니다. 재산은 많았지만 세관장의 신분상 동포들로부터 제대로 사람 대접 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제의 눈먼 걸인처럼 주님을 만나고자 하는 열정은 놀랍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키가 작아 군중에 가려 볼 수 없자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나무에 오릅니다. 얼마나 간절한 열망인지요. 자캐오를 발견한 주님의 초대입니다. 자캐오를 환대하는 주님이십니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오늘 복음 역시 미사장면 같고, 우리는 자캐오 같습니다. 주님을 만나고 싶은 열정에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환대하시며 우리 안에 머물겠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자캐오의 기쁨은 얼마나 컸겠는지요! 그대로 환대의 기쁨입니다. 환대의 기쁨도 잊지 못하지만 냉대의 아픔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재차 여기 인보성체수도원 피정지도를 왔을 때 수녀님들의 따뜻한 환대도 잊지 못합니다. 전통적으로 수도원의 주요 영성 중 하나가 환대의 영성입니다. 환대의 집인 수도원이요 환대의 사람인 수도자라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환대에 감격한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환대합니다. 환대의 예수님, 환대의 자캐오입니다. 마치 이 거룩한 미사중 ‘우리를 환대하는 예수님’과 ‘예수님을 환대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환대의 사람이 진정 주님을 닮은 복음적인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이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다고 투덜거렸지만 예수님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자캐오의 집에 머뭅니다. 


하여 자캐오는 예수님과 완전히 사랑의 일치를 이룹니다. 환대의 사랑, 구원의 기쁨에 감격한 자캐오의 회개의 고백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만날 때 자연발생적 회개가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만날 때 이처럼 놀라운 회개의 내적변화입니다. 참 아름답고 순수한 자캐오의 영혼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의 지체없는 구원선언은 자캐오는 물론 이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대상으로 합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우리 또한 믿음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을 환대하는 우리 모두에게 구원의 기쁨을 선사하십니다. 오늘 1독서 마카베오 하권의 주인공인 엘아자르의 순교가 감동적입니다. 


노인은 많은 데 어른은 없다는 오늘의 시대에 참 어른의 모델을 보여주는 엘아자르입니다. 마지막 순교를 앞둔 아흔 살 고령의 엘아자르의 고백은 얼마나 거룩하고 아름다운지요.


“그러므로 이제 나는 이 삶을 하직하여 늙은 나이에 맞갖은 내 자신을 보여 주려고 합니다. 또 나는 숭고하고 거룩한 법을 위하여 어떻게 기꺼이 그리고 고결하게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는지 그 모범을 젊은이들에게 남기려고 합니다.”


죽음은 삶의 요약입니다. 죽음을 통해 그의 삶이 환히 드러납니다. 언젠가 갑자기 거룩하고 아름다운 죽음은 없습니다. 엘아자르의 평생 거룩하고 아름다운 삶이 죽음의 열매로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제가 볼 때 이 또한 환대의 열매입니다. 평생 주님의 사랑의 환대를 받았고, 또 평생 주님을 사랑으로 환대한 엘아자르임이 분명합니다. 주님의 환대를 받고 주님을 환대할 때의 이 환대의 기쁨을, 환대의 행복을, 환대의 구원을, 환대의 사랑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환대해 주시고 당신을 환대하는 우리 모두에게 한량 없는 축복을 내려 주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18 희망이 최고의 명약이다 -우연은 없다-2019.1.17.목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1.17 142
3417 희망이 최고의 명약名藥이다 -희망과 구원의 하느님-2018.12.5.대림 제1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05 144
3416 희망이 답이다 -우리의 희망이자 기쁨인 그리스도-2017.9.13. 수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344/49-407)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7.09.13 173
3415 희망이 답이다 -끝까지 잡아야 할 희망의 끈, 하느님-2017.10.31.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7.10.31 120
3414 희망의 여정 -희망의 표징, 회개의 표징-2023.9.30.토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7-42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30 226
3413 희망의 여정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2023.11.25.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5 145
3412 희망의 여정 -우리는 모두 희망의 순례자입니다-2021.12.1.대림 제1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2.01 161
3411 희망의 여정 -영원한 희망의 도반道伴이신 주 예수님-2022.7.16.연중 제15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07.16 181
3410 희망의 선물-하느님의 나라-2015.11.27.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11.27 358
3409 희망의 사람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2015.10.27.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10.27 239
3408 희망의 빛, 부활의 희망, 희망의 천국 -“죽음은 새 새명의 시작입니다”-2021.11.20.연중 제3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1.20 169
3407 희망성월-우리는 모두 성인들입니다-2016.11.1. 화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11.01 240
3406 희망과 기쁨의 표지-성모 마리아-2015.8.15. 토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5.08.15 454
3405 희망과 기쁨-2016.5.23. 연중 제8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5.23 221
3404 희망과 기쁨, 위로와 치유, 구원의 복음 -대림시기 주님의 명령-2019.12.10.대림 제2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2.10 222
3403 희망과 기쁨 -늘 새로운 시작-2021.12.17.금요일 12월17일 1 프란치스코 2021.12.17 156
3402 희년禧年의 영성 -하느님이 답이다. 다시 하느님께 희망을-2015.8.1. 토요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1696-178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8.01 363
3401 희년禧年의 비전과 영성의 실현 -하늘 나라-2017.8.5.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8.05 124
3400 희년(禧年)의 영성 -인간의 해방, 경제적 해방, 생태적 해방-2023.8.5.연중 제1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5 327
3399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 -하느님의 소망所望이자 우리 삶의 궁극 목표目標-2021.6.15.연중 제1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6.15 11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