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11.26.연중 제34주간 목요일                                                           다니6,12-18 루카21,20-28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평범한 일상에의 충실-


평범한 일상에 충실함이 제일이며 이 또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내색함이 없이 평범하게 일상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그날 이후’라는 신문 칼럼이 마음에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나와 친구들은 저녁마다 철문으로 창문을 가린 카페에 모였다. 파리 테러 사건 그날 이후 무섭고 긴장되지 않느냐는 나의 질문에 프랑스 친구들은 “이렇게 일상에 임하는 것이 우리가 지금 테러에 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어지럽고 혼란하더라도 늘 그대로의 평범한 일상에 충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어느 현자의 말도 바로 이런 자세입니다. 오늘 복음의 ‘징벌의 날’에 대한 종말 전조의 표징들이 심히 두렵고 불안한 느낌을 줍니다.


‘이 땅에 큰 재난이, 이 백성에게 진노가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칼날에 쓰러지고 포로가 되어 모든 민족들에게 끌려갈 것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물론 70년경 로마군에 의한 예루살렘의 멸망의 추억이 담긴 사후事後 예언이지만, 이런 종말 전조의 표징같은 사건은 어느 시대나 비일비재했습니다. 파리 테러 사건 역시 비슷한 맥락이고 앞으로는 획기적이고 종합적이며 장기적인 대책이 없이는 빈부의 양극화로 인한 끊임없는 폭력, 분쟁, 전쟁, 기후변화에 따른 크고 작은 사건들도 줄을 이을 것입니다.


‘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불길한 종말 표징을 상징합니다만, 이런 상황일수록 부화뇌동하지 말고 깨어 평범한 일상에 지극히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눈을 들어 오시는 주님을 향해 눈길을 두고 마음의 평정平靜을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불리하고 불편하고 불안한 온갖 주변 상황에 압도되지 말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 오시는 그분을 바라보며 마음을 추스르라는 것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평소 주님과는 물론 이웃과의 우정을 깊이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오늘 1독서의 다니엘이 위기를 타개해 가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악한 신하들의 다구침에 다리우스 임금은 어쩔수 없이 다니엘을 사자굴에 던집니다만 다니엘과의 대화 내용을 보면 둘 사이의 우정이 얼마나 각별한지 깨닫게 됩니다.


“네가 성실히 섬기는 너의 하느님께서 너를 구해 내시기를 빈다.”


오히려 다니엘을 위해 기도하는 다리우스 왕입니다. 궁궐로 들어가 단식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운 임금은 새벽에 날이 밝자마지 서둘러 사자굴로 가서 슬픈 목소리로 외칩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의 종 다니엘아, 네가 성실히 섬기는 너의 하느님께서 너를 사자들에게서 구해 내실수 있었느냐?”


다리우스 임금과 다니엘과의 깊은 우정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더불어 하느님과 다니엘의 깊은 우정 역시 마음 깊이 와 닿습니다. 아, 다니엘의 이런 수직적 차원의 하느님과의 우정과 수평적 차원의 다리우스 임금과의 우정이 사자 굴의 사지死地에서도 다니엘을 안전히 지켰음을 봅니다.


“임금님, 만수무강하기를 빕니다. 저의 하느님께서 천사를 보내시어 사자들의 입을 막으셨으므로, 사자들이 저를 해치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분 앞에서 무죄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금님, 저는 임금님께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정말 매력적이며 이상적인 인간상의 다니엘입니다. 평상심平常心이 도道입니다. 하느님과의 깊은 우정은 물론 다리우스 임금간의 우정의 힘이, 사자 굴의 곤경 속에서도 평상심을 지니게 했음을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앞에서나 인간 앞에서 무죄無罪한 텅 빈 무아無我의 다니엘을 구한 것입니다. 다니엘을 구하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격한 다리우스 임금의 신앙 고백이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그분은 살아 계신 하느님, 영원히 존재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의 나라는 불멸의 나라, 그분의 통치는 끝까지 이어진다. 그분은 구해 내시고 구원하시는 분, 하늘과 땅에서 표징과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 다니엘을 사자들의 입에서 구해 내셨다.”


그대로 우리의 신앙고백으로 삼고 싶은 내용입니다. ‘사자들의 입’이 상징하는 바, 주변 곳곳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위협하는 것들입니다. 다니엘을 사자들의 입에서 구해 내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사자들의 입 같은 위험에서 구해 내시고, 당신과의 우정을 깊게 하시며, 평범한 일상에 충실하게 해 주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73 참 좋은 배경의 성 요셉 -성가정 교회 공동체-2024.3.19.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4.03.19 155
3372 자비와 지혜의 주님 -“죄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2024.3.18.사순 제5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8 127
3371 “보라, 예수님을!” -새계약의 예수님, 순종과 섬김의 예수님,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님- “보고 배워 닮아갑시다!”2024.3.17.사순 제5주일 프란치스코 2024.03.17 114
3370 예수님은 누구인가? “예수님 만나기, 예수님 알기, 예수님 살기” -날마다 새롭게!-2024.3.16.사순 제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6 118
3369 참 자기 인식 -하느님 탐구, 참나의 탐구-2024.3.15.사순 제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5 128
3368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영적 승리의 삶- “모세처럼, 예수님처럼 사세요!”2024.3.14.사순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4 159
3367 “하닮의 여정” -하느님 중심의 아버지의 자녀다운 삶-2024.3.13.사순 제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3 130
3366 “생명수의 샘, 생명수의 강” 이 되어 삽시다!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예수님과 함께-2024.3.12.사순 제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2 145
3365 “새 하늘과 새 땅”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4.3.11.사순 제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1 92
3364 구원의 행복은 선택이자 은총이다 -회개하자, 감사하자, 믿자- “지상 천국의 삶”2024.3.10.사순 제4주일(Laetare 주일) 프란치스코 2024.03.11 153
3363 주님께서 원하시는 의롭고 겸손한 기도와 삶 -회개와 겸손, 진실과 사랑-2024.3.9.사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9 114
3362 회개의 여정 -회개와 사랑, 새로운 삶-2024.3.8.사순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8 155
3361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예수님 “늘 예수님편에 서자”2024.3.7.사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7 207
3360 사랑이 답이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 분별의 잣대-2024.3.6.사순 제3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6 137
3359 “너 자신을 알라”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이다-2024.3.5.사순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5 154
3358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의 무지가 문제다 -답은 살아 계신 주님과의 만남인 회개뿐이다-2024.3.4.사순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4 156
3357 “어떻게 참된 신자로 살 수 있을까요?” -성전사랑, 계명준수, 지혜추구-2024.3.3.사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24.03.03 146
3356 너무나 자비하신 아버지 하느님 -"나는 누구인가?"-2024.3.2.사순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2 153
3355 하느님의 ‘꿈쟁이’자 ‘꿈나무’인 우리들 -하느님 꿈의 실현-2024.3.1.사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1 171
3354 “삶도 행복도 선택이다!” -회개의 일상화-2024.2.29.사순 제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9 15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