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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0. 대림 제4주일                                                                  미카5,1-4ㄱ 히브10,5-10 루카1,39-45


                                                          어떻게 주님을 맞이할 것인가?

                                                             -누가 아름다운 사람인가?-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시기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4개의 영롱한 대림초가 우리 마음을 기쁨으로 환히 밝힙니다. 우리는 주님을 기다리고 주님은 우리를 향해 오십니다. 우리를 찾아 오시는 겸손한 사랑의 주님이십니다. 


사순시기가 산문散文같다면 대림시기는 시같은 분위기입니다. 동심童心이 꿈처럼 피어나는 기쁨의 대림시기입니다. 잃었던 ‘오래된 미래’를 회복하는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오늘 대림4주 아침 성무일도 후렴을 봐도 온통 주님의 ‘오심’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1.보라, 지고하신 임금님이 튼 권능을 떨치며 오시어. 모든 백성을 구원하시리라. 알렐루야.

2.예루살렘의 딸들아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너의 임금이 오시리니, 시온아, 두려워 마라. 너의 구원이 임박하였도다. 알렐루야.

3.능하신 하느님께서 지체치 않고 오시리라. 그분이 오실 때 우리 마음은 깨끗하여져 그분을 합당하게 맞아들이리라. 알렐루야.


독서의 기도 세 후렴에 이어, 아침기도 세 후렴 역시 온통 주님의 오심에 초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주님의 날이 가까웠으니 시온 산에서 나팔을 불라. 보라, 주께서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시리라. 알렐루야.

2.주께서 오시나니, 마중 나가 노래하라. 알렐루야.

3.천주여, 당신의 전능하신 말씀은 당신의 어좌로부터 오시겠나이다. 알렐루야.


주님은 오시고 우리는 마중나갑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흥겨운 내용들인지요. 그대로 시요 기도요 노래입니다. 후렴마다 알렐루야, 주님 찬미가 뒤따릅니다. 수도자들은 물론 믿는 이들 모두가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세상에 하느님 찬미의 기쁨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찬미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찬미가 운명을 바꿉니다. 산문같은 단조로운 삶을 시같이 기쁨 넘치는 삶으로 만듭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 성무일도가 시같은 인생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주님을 맞이해야 합니까?’ ‘누가 아름다운 사람입니까?’ 오늘 말씀을 중심으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작은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꿈꾸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작은 사람은 꿈꾸는 사람입니다. 꿈꾸는 작은 사람이 되어 주님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 꿈, 하늘 꿈입니다. 작은 사람이 상징하는바 참으로 깊습니다. 외관상 작은 사람이 아니라 내적으로 작은 사람이 역설적으로 큰 사람입니다. 바로 가난하고 겸손하여 온유한 사람이 바로 작은 사람이자 동시에 큰 사람입니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큰 바다가 된 사람입니다.


바로 오늘 1독서의 미카 예언자가 꿈꾸는 작은 사람입니다. 미카뿐 아니라 2독서 그리스도가, 복음의 마리아와 엘리사벳 역시 작은 사람입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전형적 하느님의 가난한 사람인 아나빔입니다.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에서 보잘 것 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


완전히 우리의 상상을 넘어섭니다. 화려하고 웅대한, 크고 큰 도시 예루살렘이 아닌 보잘 것 없는 작고 작은 시골 마을 베들레헴에서 하느님은 위대한 일을 시작하십니다. 오늘 복음도 똑같습니다. 유다 산악 지방의 무명의 작은 고을에서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위대한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딱 들어맞는 구절이 즈카르야서 4장 10절입니다. 


“누가 감히 미약하게 시작한 날을 비웃느냐?”


미약하게 시작한 날의 직역은 ‘작은, 보잘 것 없는 것들의 날’입니다. 선택된 백성인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이 날에. 예언자는 하느님 홀로 온 땅을 다스리시고 세상의 역사를 이끌어 가신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이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곳에서, 겸손한 작은 사람들을 통해 일하십니다. 이런 하느님이 계시기에 절망은 없습니다.


이어지는 미카 예언자의 말씀이 또 대림4주일을 맞이하는 작은 우리들을 한껏 고무합니다.


“그는 주님의 능력에 힘입어, 주 그의 하느님 이름의 위엄에 힘입어 목자로 나서리라. 그러면 그들은 안전하게 살리니, 이제 그가 땅끝까지 위대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신이 평화가 되리라.”


바로 우리가 미사중에, 또 성탄에 기다리는 주님은 이런 분이십니다. 우리의 목자로, 평화로 오시는 주님께서 우리를 당신 평화로 가득 채워 주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둘째, 주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이요 순종의 사람입니다. 자기 뜻대로 사는 큰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작은 사람입니다. 기도할 때 이런 순종의 사람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 순종하는 마음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오늘 2독서의 히브리서의 그리스도가 그 모범입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바로 히브리서 저자는 시편40,7-9절을 렉시오 디비나 하여 그리스도의 입에 담아 고백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들어오시는 첫순간부터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의 뜻을 행함으로써 참다운 제사를 바치신 완전한 대사제이셨습니다. 히브리서 마지막 구절도 은혜롭습니다.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는 단 한 번 자신을 희생 제물로 하는 제사를 바치시어 우리 모두를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를 거룩하게 하여 주님의 뜻을 잘 실행하게 합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아, 이 말씀이 우리 삶의 의미입니다. 그리스도뿐 아니라 우리가 세상에 온 존재이유입니다. 평생화두로 고백해야 할 말씀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사는 순종의 삶보다 주님 맞이에 좋은 준비도 없습니다.


셋째, 기쁨의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꽃같은 기쁨의 얼굴과 마음으로 주님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강론 서두에서 강조한 기쁨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결정적 특징이 기쁨입니다. 겸손의 작은 자 되어 살 때, 주님의 뜻대로 살 때 저절로 샘솟는 기쁨입니다. 역시 '그래서' 기쁨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기쁨입니다. 이런 기쁨도 순전히 주님의 선물입니다. 이런 기쁨이 우울의 어둠을 한 방에 날려 보냅니다.


대림의 기쁨은 기다림의 기쁨입니다. 막연한 기쁨이 아니라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 맞이하는 기쁨, 만남의 기쁨, 찬미의 기쁨입니다. 이런 맑고 향기로운 기쁨을 맛보지 못해 세상의 육적 쾌락을 찾습니다. 하여 피폐해지는 마음입니다. 기쁨과 쾌락은 질적으로 다릅니다. 기쁨은 영육을 건강하게 하지만 쾌락은 중독으로 이끌고 마침내 사람을 망가뜨려 폐인으로 만듭니다. 그러니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쁨보다 더 좋은 영적 예방제도 해독제도 없습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기쁨 가득한 영적 도반道伴들의 만남입니다. 마리아를 통해 주님을 만난 엘리사벳의 성령 가득한 기쁨에 넘친 고백입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이 말씀에 근거하여 오늘 아침성무일도 때 우리는 즈카르카 후렴을 엘리사벳과 함께 신나게 노래했습니다. 


“문안의 말씀이 내 귀에 들려왔을 때 내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며 뛰놀았도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을 모실 때 기뻐하며 뛰노는 우리 마음을 상징합니다. 엘리사벳의 다음 말씀에 마리아의 온갖 근심 걱정, 스트레스도 눈 녹듯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엘리사벳을 통해 주님을 만나 위로 받고 완전 치유된 마리아입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마리아처럼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는 ‘믿음의 사람들’이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어지는 복음이 마리아부터 터져 나오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가입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겨울나무를 생각했습니다. 예전 어느 수녀님이 나이 50을 넘어서니 겨울산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말도 생각이 났습니다. 겨울나무가 흡사 '하느님의 작은 자'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1.부활의 ‘봄꿈을 꾸는’ 겨울나무입니다.

2.침묵중에 주님의 뜻대로 살기위해 ‘기도하는’ 겨울나무입니다.

3.부활의 봄을 ‘기다리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겨울나무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가난한 겨울나무가 되어 오시는 주님을 기쁨으로 맞이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시편80,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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