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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16.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이사55,10-11 마태6,7-15


                                                                      '주님의 기도’ 예찬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참 좋은 기도의 선물이 주님의 기도입니다. 기도중의 기도요 말씀중의 말씀이 주님의 기도입니다.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마라’는 분도 성인의 권고입니다. 진정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이는 주님의 기도 역시 사랑합니다.


예수님 삶의 요약이자 전 성서를 압축 요약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새로 출간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의 주석성경 안에서도 가장 방대한 양의 주석이 따르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아마 주님의 기도에 관한 책이나 주석을 합친다면 한없이 많은 양일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에 관한 주석이나 책을 쓴 분들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기도하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기도합니다. 사람이 기도하고 기도가 삶의 꼴을 형성합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아니 기도와 삶은 하나입니다. 기도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기도가 없는 삶은 공허空虛하고,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盲目입니다. 


특히 주님의 기도가 그러합니다. 진정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우리 역시 주님을 닮아 갑니다. 삶은 더욱 단순해지고 진실해 지고 아름다워집니다. 아마 하루 중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가 주님의 기도일 것입니다.


봄비 같은 말씀의 기도요, 햇볕 같은 말씀의 기도입니다. 메마른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주는 단비 같은 말씀입니다. 주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도 헛되지 않고 반드시 뜻하는 바를 이루며 주님의 사명을 완수하고야 맙니다. 제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시인詩人’이자 신비가神祕家인 예언자 이사야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얼마전 봄비가 내렸다 좋아했는데 곧이어 시샘 추위입니다. 어제는 갑자기 강추위가 온 듯 봄비에 부드러웠든 땅이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오후엔 햇볕이 좀 따뜻해지자 조금씩 녹는 듯 했습니다. 새삼 만고불변의 사랑의 정책, 햇볕정책임을 깨닫습니다. 햇볕정책은 사랑의 승리, 하느님의 승리, 말씀의 승리를 뜻합니다. 


시간이 가더라도 꽁꽁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는데는 따뜻한 햇볕의 사랑뿐이듯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 부드럽고 따뜻하게 녹이는 것도 하느님 사랑의 현존인 말씀이 제일입니다. 요즘 일출日出 장면이 참 장관이라 가장 많이 바라보는 해뜨는 모습입니다. 어제 써놓고 나눈 ‘임의 얼굴’이란 시입니다.


매일의 선물/일출日出

영혼의 태양太陽/임의 얼굴

오/아름다워라

어둠을 밝히고/추위를 녹이는

임의 사랑/임의 얼굴


온누리를 환히 밝히며 떠오르는 해가 마치 하느님의 얼굴을 보는 듯 합니다. 태양같은 주님이요 햇볕같은 주님의 말씀이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입니다. 기도는 군더더기가 없이 짧고 단순해야 합니다. 단순할 때 깊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주님의 기도보다 단순하고 깊고 아름다운 기도도 없습니다.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은 기도라기 보다는 시끄러운 소리처럼 들립니다.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 아버지께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아시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전범典範이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요 이 기도 안에 우리 삶의 모두가 다 들어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제자들의 공동체에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입니다. 제자들은 물론 교회공동체가 함께 바쳐야 하는 공동기도로 우리는 공적전례인 아침, 저녁 성무일도때와 매일 미사때 마다 함께 바칩니다. 모두가 한 아버지를 모신 아버지의 자녀들이요 서로는 아버지의 집에서 형제들임을 깨닫게 하는 기도입니다.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을 만들어 주는 기도입니다. 하여 때로 혈연의 집안에서의 가족이나 형제보다 더 가까이 느껴지게 하는 주님의 집인 교회공동체 안에서의 가족이요 형제들입니다.


하여 주님의 기도를 통해 공동체는 물론 각 개인의 내외적內外的 일치도 이루어집니다. 함께 우선 하늘을 향해 아버지께 세가지 청원을 바침으로 아버지 중심의 삶과 공동체가 이루어집니다. 하느님 아버지 중심의 삶을 확고히 해주는 겸손한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이어 네가지 땅에서 우리 삶에 필수적인 것들을 청원합니다. 1.하루중 필요로 하는 모두를 상징하는 일용할 양식이요, 2.서로간 용서하였듯이 하느님의 용서를 청원합니다. 용서해야 살고, 살기위해 용서해야 합니다. 


주님의 기도후에 용서에 대한 부연 설명이 뒤따릅니다. 다른 사람들을 용서할 때 주님은 우리를 용서하시고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도 우리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용서의 청원에 앞서 이웃에 대한 용서가 우선입니다. 용서가 당장 되지 않아도 우선 용서의 지향을 던져 놓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아버지도 용서의 때가 될 때까지 묵인하시며 기다리실 것이고 때가 되면 용서의 은총을 주십니다.


이어 3.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는 청원입니다. 섰다하면 넘어지듯 교만할 때 유혹에 빠집니다. 유혹이 없는 삶은 없습니다. 유혹이 없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니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겸손할 때 하느님의 은총으로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세상에 무수히 널려있는 악마의 유혹들입니다.


4.악에서 구해 달라는 청원입니다. 내 머리가 좋아서 악에서의 구원이 아닙니다.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도처에 널린 끝없는 악의 심연, 악의 세력들입니다. 악의 신비라 하지 않습니까? 하느님 은총의 빛만이 우리를 악의 어둠으로부터 해방하여 빛속에 살게합니다. 똑같은 세상에 살면서도 하느님 선善의 빛속에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세상 악惡의 어둠 속에 사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느님은 자동응답기가 아니듯, 주님의 기도 역시 저절로 이루어지는 자동응답기같은 일방적 기도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우리의 노력이 당연히 뒤따라야 합니다. 7가지 청원은 동시에 우리의 최선을 다한 응답의 노력을, 즉 아버지께 협력을 필요로 합니다.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뜻, 아버지의 나라를 위한 우리 자신의 노력이요, 일용할 양식을 얻기위한 노력, 용서를 위한 노력, 유혹과 악에 빠지지 않기 위한 노력입니다. 


미사 중의 주님의 기도의 위치는 얼마나 절묘한지요. 주님의 가정 안에서 주님의 자녀로 한 형제들이 되어 주님의 기도를 온 힘을 다해 노래 기도로 바친 후 주님의 평화를 나눈 후 일용할 양식을 모십니다. 하루 중 필요한 모든 사랑, 믿음, 희망을 함축한 일용할 양식의 주님의 성체입니다. 


항구하고 충실한 열정의 노력 또한 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이런 지칠줄 모르는 열정의 노력 은총을 선물하시어 오늘 하루도 주님의 기도를 충실히 실천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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