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2.22. 월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1베드5,1-4 마태16,13-19


                                                                            대기만성大器晩成

                                                                           -목자牧者의 영성-


오늘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입니다. 오늘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 사도를 선택하시어 당신의 지상 대리자로 삼으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베드로를 생각하면 참 파란만장한 삶을 산, 대기만성의 사도란 생각도 듭니다. 하여 강론제목도 대기만성이라 정했습니다. 참으로 부족한 것이 많았으나 전혀 뒤끝이 없는 진실하고 솔직하며 충성스럽고 적극적이며 다소 경박하다는 느낌도 드는 베드로입니다. 그러나 부족한 것 많은 우리에겐 베드로의 이런 삶 자체가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어제 복음의 변모체험에서도 초막 셋을 짓겠다는 베드로의 제의도 유별나 보였습니다만 오늘 고백도 참 각별한 느낌입니다. 살다 보면 자기 신원을 다시 확인해야 할 상황도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기가 누구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그대로 복음의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신앙고백적 물음입니다. 시몬 베드로가 옳게 고백했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베드로의 고백을 통해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신 주님은 감격하여 베드로에게 행복을 선언하심과 더불어 전권을 약속하십니다. 베드로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없인 불가능합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너는 베드로이다.’ 시몬 바르요나에게 반석이란 뜻의 이름을 주신 예수님이십니다. 이런 신망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반석같던 베드로가 다음 번에는 졸지에 걸림돌이 됩니다. 이 복음에 곧 이어 예수님이 처음으로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셨을 때, 극구 만류하던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질책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베드로뿐 아니라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이런 혹독한 수련과정을 통해 베드로는 주님과 우정의 사랑도 깊어져 대기만성의 수제자가 되었음을 봅니다. 세 번 주님을 배신했던 베드로에게 나타나 세 번 사랑의 고백을 받아냈던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요한21,15-19)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사랑의 고백을 받아낸 다음에는 어김없이 주님은 대답하셨습니다.


“내 양들을 돌 보아라.”


이 주님의 당부 말씀에 따라 목자로서 최선을 다한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온갖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한 후 마침내 대기만성의 사도가 된 베드로입니다. 사도의 눈부신 활약상은 사도행전이 증거합니다. 


오늘 1독서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원숙한 목자 영성의 절정을 봅니다. 오늘날 교회의 일선에서 일하는 목자들에게 그대로 해당되는 금과옥조의 사목지침이자 목자영성의 정수精髓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양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1.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며, 2.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며, 3.지배하려 하지 말고, 양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목자뿐 아니라 주님을 믿는 이들의 삶의 지침도 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주님의 일을 하고,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일하지 않고 하느님 사랑의 순수한 열정으로 일하며, 주님의 모범을 따라 지배가 아닌 섬김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 때 으뜸 목자 주님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는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보고 배웁니다. 이런 주님을 닮은 모범적 삶보다 더 좋은 강론도 없습니다. 착한 목자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믿음과 사랑을 고백하는 우리 모두에게 당신을 닮아 섬김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18 천사적 삶 -찬미讚美와 선행善行의 삶-2016.9.29.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6.09.29 105146
3417 사랑의 공동체-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뉴튼수도원 5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8 2960
3416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섬김의 왕, 진리의 왕, 평화의 왕-2015.11.22.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5.11.22 2633
3415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라, 찬미하라, 기뻐하라-2016.4.10.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4.10 2495
3414 주님과 일치의 여정중인 우리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2022.9.5.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2.09.05 2114
3413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부활의 기쁨-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3.27 2010
3412 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2.15 1393
3411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31 1238
3410 환대(歡待)의 성모 마리아-환대 예찬-2015.2.7. 토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 3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7 886
3409 새 예루살렘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0.11.28.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0.11.28 864
3408 천국에서 천국으로 -한결같은 삶-2015.2.6. 금요일(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원 피정 2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6 864
3407 내 삶의 여정旅程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2016.1.3.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1.03 844
3406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2023.7.30.연중 제17주일 프란치스코 2023.07.30 794
3405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환대와 섬김의 사랑-2023.7.29.토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29 785
3404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4
3403 아나빔(anawim)의 영성-성서의 가난한 사람들-2015.12.15.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12.15 754
3402 떠남의 여정- 2015.2.5. 목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3 프란치스코 2015.02.04 748
3401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9
3400 예수님의 공동체-오래된 미래-2015.1.22.연중 제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7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2 705
3399 착한 목자 -예수닮기, 예수살기-2015.4.26.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이민의 날) -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6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6 6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